[CES 2026]현대차그룹, 2028년 아틀라스 3만대 양산

현대자동차그룹이 이동 수단을 넘어 인간의 노동과 일상을 혁신하는 '피지컬 AI' 시대를 공식 선언하고 나섰다. 단순한 로봇 개발을 넘어 하드웨어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실제 자동차 생산 현장에 투입하고 연간 3만대 양산 체제를 구축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5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컨벤션 센터에서 'CES 2026' 미디어 데이를 열고 'AI 로보틱스, 실험실을 넘어 삶으로'를 주제로 미래 전략을 발표했다. 이날 현대차그룹은 로보틱스와 스마트 팩토리, 자율주행 기술을 융합해 실제 환경에서 데이터를 수집하고 자율적으로 의사결정을 내리는 피지컬 AI 비전을 공개하며 글로벌 미디어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현대차그룹이 정의한 피지컬 AI는 실험실의 연구 성과를 넘어 실제 삶과 산업 현장에서 인간을 돕는 기술의 실체를 의미한다. 이는 지난 CES 2022에서 제시했던 '이동 경험의 영역 확장'에서 한 단계 나아가 인간의 삶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인류를 지원하고 협업하겠다는 진일보한 목표다. 현대차그룹은 제조, 물류, 판매 등 전 밸류체인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디지털화해 AI를 학습시키고 이를 다시 로봇 제품에 적용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이날 무대의 핵심은 세계 최초로 공개된 보스턴다이나믹스의 '차세대 전동식 아틀라스'였다. 아틀라스는 미래 기능 테스트를 위한 '연구형 모델'과 실제 현장 투입을 목적으로 설계된 '개발형 모델'로 나뉘어 공개됐다. 특히 상용화를 목표로 한 개발형 모델은 56개의 관절 자유도(DoF)를 갖춰 유연한 동작이 가능하며 사람과 유사한 손에 촉각 센서를 탑재해 정밀 작업이 가능하다.
아틀라스는 산업 현장 최적화를 위해 내구성과 효율성을 극대화했다. 최대 50kg 무게를 들어 올릴 수 있으며 영하 20도에서 영상 40도의 극한 환경에서도 완전한 성능을 발휘한다. 방수 기능을 갖춰 세척이 가능하며 배터리가 부족하면 스스로 충전소로 이동해 교체하고 작업을 재개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현대차그룹은 아틀라스를 대량 생산해 산업 현장에 대규모로 투입, 가장 큰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아틀라스의 구체적인 현장 투입 로드맵도 확정됐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조지아주의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 부품 분류 공정에 시범적으로 아틀라스를 투입하고, 2028년부터 안전성, 효율성을 적극 검증한다. 이후 2030년부터는 부품 조립까지 작업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2028년까지 연간 3만대의 로봇을 생산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본격적인 로봇 양산 시대를 연다.
로봇의 지능을 고도화하기 위한 독자적인 학습 생태계도 구축한다. 로봇은 HMGMA 투입 전 '로봇 메타플랜트 응용 센터(RMAC)'에서 매핑 기반의 선행 훈련을 거친다. 이후 '소프트웨어 정의 공장(SDF)'인 HMGMA에서 실전 데이터를 습득하고, 이 데이터가 다시 로봇 훈련에 활용되는 '순환적 시너지 구조'가 핵심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미국 내에 RMAC를 개소해 데이터 기반의 로봇 역량 고도화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사 간 역량 결집과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를 통해 밸류체인 완성도 꾀한다. 현대모비스는 보스턴다이나믹스와 협력해 로봇의 관절 역할을 하는 핵심 부품인 액추에이터를 공급하며 부품 표준화를 주도한다. 현대글로비스는 물류 및 공급망 최적화를 담당한다. 또 엔비디아(NVIDIA)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통해 첨단 AI 인프라와 플랫폼을 활용, 피지컬 AI 구현 속도를 높일 방침이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과감한 투자 계획도 발표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국내 로보틱스 및 AI 분야 등에 사상 최대 규모인 125조2000억원을 투자하고, 미국에는 2025년부터 4년간 260억달러를 투입한다. 특히 미국 내 신설될 3만대 규모의 로봇 공장은 향후 글로벌 로봇 생태계의 허브 역할을 할 전망이다. 이러한 투자는 국내 로보틱스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글로벌 모빌리티 혁신 허브로서 위상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고객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도입한다. 로봇을 직접 구매하지 않고 구독료나 사용료를 내고 이용하는 '서비스로서의로봇(RaaS·Robots-as-a-Service)' 서비스를 선보여 초기 비용 부담을 낮출 계획이다. 현대차그룹은 자동차 제조 분야에서 쌓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향후 물류, 건설, 에너지 등 타 산업으로 영역을 확장하고 중장기적으로는 B2C 범용 휴머노이드 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이미 스팟과 스트레치는 인텔, 미쉐린 등 글로벌 기업에서 활용되며 그 가능성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기술 자체가 아닌 기술을 통해 인류가 무엇을 이룰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며 "인류 발전을 위해 인간과 로봇이 진정한 협력을 이루는 모습을 보여드리면서 '인류를 위한 진보'라는 기업 가치를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 전시관에 AI 로보틱스 기술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도심 속 물류 운송을 지원하는 '모베드', 산업용 착용로봇 '엑스블 숄더' 등을 전시해 기술이 일상과 근무 환경을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시연한다. 이는 로봇이 인간의 안전을 강화하고 더 윤택한 환경에서 고부가가치의 일을 수행하게 돕는다는 그룹의 철학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