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훈 적은 이혜훈? 뜯어보면 이재명 대통령과 '뜻밖의 싱크'

신은별 2026. 1. 6. 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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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기류는 '뜨뜻미지근'이다.

특히 보수 정당 3선 의원 출신인 이 후보자가 민주당과 '다른 색깔'을 보인 점을 민주당은 우려한다.

특히 '보수 경제통'으로서 이 후보자는 민주당 경제 정책 및 철학 전반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청산을 외쳐온 이재명 정부에 이 후보자의 입각 자체가 짐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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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여년 정치적 정책적 행보 살펴보니
분배·부동산 '긍정 고리'... 협치 제스처도
악화 여론·민주당 의심 넘을지가 관건
왼쪽 사진은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청와대 집무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선물한 백악관 황금 열쇠를 들고 있는 모습. 오른쪽 사진은 같은 날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서울 중구 예금보험공사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는 모습. 이재명 대통령 사회관계망서비스(SNS)·뉴스1

"아직 제대로 검증된 인물이 아니니, 검증해야 할 부분은 해야 하지 않겠나. 도덕성도 그렇지만, 우리 당과 맞지 않는 부분을 유심히 살펴볼 예정이다."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에 대한 민주당의 기류는 '뜨뜻미지근'이다. 여당 의원들이 대통령 인사권에 거세게 반기를 들 수는 없겠지만, 그렇다고 야당의 공세를 적극 방어하거나 드러난 의혹을 감싸주지는 않겠다는 취지다. 특히 보수 정당 3선 의원 출신인 이 후보자가 민주당과 '다른 색깔'을 보인 점을 민주당은 우려한다. 한국일보는 과거 언론 보도를 토대로 2004년 17대 국회부터 시작한 이 후보자의 정치적 정책적 입장을 살펴봤다. 이재명 정부와 대체로 결이 달랐지만 비슷한 부분도 의외로 많았다.


경제민주화, 이혜훈의 '믿을 구석'

이 후보자가 견지해온 '경제민주화'는 '공정 성장론'을 펴온 이재명 정부와 가장 강력한 접점이다. 대표적 친박(친박근혜) 인사였던 이 후보자는 분배 및 공정성 강화에 관심을 뒀다. 최저임금을 지불하지 않는 업주를 처벌하는 '최저임금법 개정안'(2006년) 등을 발의한 게 대표적이다. "재벌의 부당 및 내부 거래에 대한 처벌 강화"(2012년) 등 재벌 개혁을 경제민주화를 위한 주요 과제로 꼽기도 했다.

부동산 정책에서도 공통점이 있다. 이 후보자는 '종합부동산세 부과 대상에서 1가구 1주택 소유자 제외' 등 종부세 완화를 주장하며, 10만 명 서명 운동(2006년)에 앞장섰고 1호 법안도 제출(2008년)했다. 이 대통령도 "민주당이 종부세에 갇혀서는 안 된다"(2024년)는 인식이 있다. 분양가 상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데서도 두 사람 생각은 비슷하다. 이 후보자의 부동산 철학이 민주당과 다르더라도, 정부 여당이 부동산 정책을 펼 공간을 넓혀준다는 점에서 긍정적이지 않겠느냐는 얘기가 나오는 이유다.

2017년 7월 당시 이혜훈 바른정당 대표가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고 노무현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하고 방명록에 쓴 글. 연합뉴스

'민주당과 협치' 메시지도 내놔

민주당에 대한 협치 제스처도 적지 않았다. 2017년 7월 바른정당 대표로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한 게 대표적이다. 이 후보자는 당시 "특권과 반칙, 횡포 없는 공정한 시장경제를 만들겠다. 공정한 시장경제는 노 전 대통령이 이야기한 특권 없는 세상, 반칙 없는 세상과도 맞닿아 있다"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과 다른 보수'라는 점을 설명하려는 차원이었다고 해도 이례적 행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에도 이 후보자의 입각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후보자는 개헌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지난해 3월 국회의장 직속인 '국민 미래 개헌 자문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 위촉된 뒤 "우리 사회가 동의할 수 있는 합의점을 찾는 부분에 우선순위를 두고 국민들이 수용할 수 있는 개헌안이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대통령 4년 연임제 등을 골자로 한 개헌은 이재명 정부의 1호 국정과제다.

2024년 3월 국민의힘 서울 중구성동을 후보로 출마한 이혜훈(가운데)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가 한동훈(이 후보자 왼쪽)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인요한 국민의미래 선거대책위원장과 함께 서울 중구 퇴계로 신당동 떡볶이타운을 걷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20여 년 다른 길, 벽 넘을 수 있을까

하지만 같거나 비슷한 점을 앞세워 이재명 정부에 녹아들기엔 다른 점이 너무 많다. 특히 '보수 경제통'으로서 이 후보자는 민주당 경제 정책 및 철학 전반을 신랄하게 비판해왔다. "운동권들은 경제에 무지하다, 경제를 이념으로 접근한다"(2024년)와 같은 발언이 대표적이다. 이재명 정부가 힘을 싣는 행정통합 및 공공기관의 지방 이전 과정에서도 불협화음 소지가 크다. 이 후보자는 '세종시 행정수도화' 관련 법안을 줄곧 반대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청산을 외쳐온 이재명 정부에 이 후보자의 입각 자체가 짐이 될 수 있다. 기독교 교리에 기반한 동성애 반대, 이슬람교 폄하 발언, 의원 시절 보좌진에 대한 갑질 및 부동산 투기 등 각종 의혹이 계속 터지는 것도 문제다.

신은별 기자 ebshi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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