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경대] 붉은 말 소고(小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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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발 뉴스에는 백마가 종종 등장한다.
그런데 역사는 천하의 명마를 말할 때 붉은 말에 더 후한 점수를 준다.
2000년 전, 중원 제국의 기초를 다진 한무제(漢武帝)가 가장 탐냈던 말도 한혈마(汗血馬), 즉 붉은 핏빛 땀을 흘리는 중앙아시아 원산의 명마였다.
일설에는 고구려 유민 출신의 당나라 장군으로, 파미르고원을 넘어 서역을 정벌하고 실크로드를 확장한 인물로 유명한 고선지(高仙芝) 장군이 탄 말도 한혈마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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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발 뉴스에는 백마가 종종 등장한다. 세습 3대의 최고 권력자들은 물론이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딸 김주애까지 백마를 즐겨 탄다. 백마를 통해 이른바 최고 존엄인 ‘백두혈통’의 상징성을 더욱 공고히 하려는 연출로 풀이된다.
그런데 역사는 천하의 명마를 말할 때 붉은 말에 더 후한 점수를 준다. 2000년 전, 중원 제국의 기초를 다진 한무제(漢武帝)가 가장 탐냈던 말도 한혈마(汗血馬), 즉 붉은 핏빛 땀을 흘리는 중앙아시아 원산의 명마였다. 그는 장군 이광리가 대원국(大宛國·현재의 우즈베키스탄 지역)을 공략해 악전고투 끝에 한혈마 3000필을 가져오자 ‘만리 서쪽 끝에서 천마가 중원으로 왔다’며 서극천마가(西極天馬歌)를 지어 칭송했다. 일설에는 고구려 유민 출신의 당나라 장군으로, 파미르고원을 넘어 서역을 정벌하고 실크로드를 확장한 인물로 유명한 고선지(高仙芝) 장군이 탄 말도 한혈마였던 것으로 전해진다. 시성(詩聖) 두보(杜甫)가 고선지 장군과 말의 공적을 기리는 찬시(讚詩)를 바쳤다.
붉은 말로 말하자면 적토마를 또한 빼놓을 수 없다. 800근 짐을 지고 하루에 천리를 주파한다는 이 말은 정사 삼국지에 ‘능히 성의 해자를 뛰어넘을 수 있다’고 기술돼 있다. 원래 여포의 말이었다가 저 유명한 관우에게로 넘어갔으나, 관우가 죽자 먹이를 거부하고 따라 죽었다는 충절로도 유명하다. 충마(忠馬)로는 광해군 때 명나라를 도와 후금 정벌에 나섰다가 전사한 강원도 철원 출신 김응하(金應河) 장군의 말도 돋보인다. 장군은 전사 직전에 옷에 유서를 써서 애마로 하여금 고향집에 전하도록 했는데, 임무를 완수한 뒤 장군을 그리워하며 굶어 죽었다는 얘기가 전한다.
말(馬)은 역동과 확장의 이미지가 남다른 동물이다. 평시에도, 전장에서도 늘 인간과 함께했다. 춘추오패(春秋五覇)의 한사람인 제(齊)나라 환공(桓公)이 전장에서 길을 잃고 헤매다가 늙은 말을 앞세워 길을 찾은 노마지지(老馬之智)의 고사도 인간과 동고동락한 말의 경험과 지혜를 높이 산 데서 나온 것이다. ‘붉은 말’의 해인 병오년 새해 아침에 말 얘기를 꺼낸 것은 오늘 우리에게 활력과 도약, 지혜가 그만큼 더 간절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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