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자 한 봉지 결제 깜빡해 '절도' 기소유예... 헌재 "중대한 수사미진"

장수현 2026. 1. 5.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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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인 점포에서 1,500원짜리 과자 한 봉지를 결제하지 않아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김씨는 휴대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아이스크림 4개와 과자 한 봉지를 골라 무인 계산대로 갔다.

가게 주인은 김씨가 과자를 결제하지 않았고 아이스크림 한 개가 녹아 손해를 봤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가 구매한 상품을 담을 비닐봉지 값 50원을 별도 결제하면서 과자만 따로 절취하고자 했을 이유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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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자 한 봉지 제외하고 나머지는 결제
검찰 "절취 고의 인정된다"며 기소유예
헌재 "과자만 절취할 이유·정황 없어"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심판 선고기일을 하루 앞둔 지난해 4월 3일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내부에 있는 헌재 깃발이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최주연 기자

무인 점포에서 1,500원짜리 과자 한 봉지를 결제하지 않아 절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사건에 대해 헌법재판소가 처분 취소를 결정했다.

5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는 수원지검 안산지청이 김모씨에게 내린 기소유예 처분에 불복해 제기된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지난달 18일 전원일치로 인용했다. 헌재는 해당 처분으로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판단했다.

사건은 2024년 7월 24일 밤 경기도의 한 무인 아이스크림 가게에서 발생했다. 김씨는 휴대폰으로 노래를 들으며 아이스크림 4개와 과자 한 봉지를 골라 무인 계산대로 갔다. 계산 과정에서 아이스크림 4개와 비닐봉지 값 등 총 3,050원을 결제했다. 냉동고 위에 꺼내둔 800원짜리 아이스크림 한 개는 다시 넣지 않았다.

가게 주인은 김씨가 과자를 결제하지 않았고 아이스크림 한 개가 녹아 손해를 봤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김씨는 합의금 명목으로 10만 원을 지급했고, 주인은 "정식으로 사과를 받았다"며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합의서를 제출했다. 재수생인 김씨는 경찰 조사에서 "이어폰을 꽂고 노래를 듣느라 과자를 잊고 결제하지 못했다"는 취지로 진술했다. 절도 전과나 형사처벌 전력은 없었다.

하지만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다. 기소유예는 혐의는 인정되지만 경위 등을 고려해 재판에 넘기지 않는 처분이다. 검찰은 김씨가 휴대폰을 수시로 꺼내보면서 결제 내역 문자 메시지를 확인할 수 있었음에도 과자를 결제하지 않아 절취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반면 헌재는 "김씨가 과자만 계산하지 않고 따로 절취하고자 했을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해당 가게는 폐쇄회로(CC)TV가 녹화 중인 장소인데다, 가게 주인과 김씨의 어머니가 친구였기 때문이다.

김씨가 구매한 상품을 담을 비닐봉지 값 50원을 별도 결제하면서 과자만 따로 절취하고자 했을 이유나 정황이 발견되지 않는다고도 했다. 휴대폰은 재생 중인 음악을 바꾸는 등의 목적으로 봤을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짚었다. 김씨가 경찰 조사에서 "공부에 방해가 돼 평소 문자는 잘 확인하지 않는다"고 진술한 점도 고려됐다.

헌재는 "중대한 수사미진 또는 증거판단의 잘못이 있고, 그로 말미암아 김씨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이 침해됐다"고 판시했다.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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