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 위한 배려’ 동두천소방서 여성전용휴게실
공용서 분리… “이용 훨씬 편해”
개별 공간서 매주 심리상담도
전공노 경기지부 ‘감사패’ 수여

5일 오전 11시께 찾은 동두천시 지행동 동두천소방서 3층 여직원 휴게실. ‘오아시스’라는 이름이 붙은 이 공간에는 담소를 나눌 수 있는 테이블과 안마의자가 나란히 놓여 있었다. 내부에 설치된 문을 한 번 더 열고 들어가자 러닝머신과 자전거 등 간단한 운동기구도 마련돼 있었다.
휴게실에서 나오던 홍수진 소방위는 “이곳에서 휴식을 취하며 다과를 먹거나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눈다”며 “남녀 공용 체력단련실이 있긴 하지만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불편할 때가 많았다. 여성들만 사용하는 공간이라 훨씬 편하게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경기도 소방공무원 10명 중 4명이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2025년 9월15일자 7면 보도) 도내 최초로 동두천소방서가 직원 휴게공간을 개선해 눈길을 끌고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 경기소방지부는 동두천소방서를 2025년 최우수기관으로 선정하고 감사패를 수여했다고 5일 밝혔다. 박진규 지부장은 “조직 내 소수인 여성 공무원을 세심하게 배려한 점이 특히 돋보였다”며 “직원들을 대표해 노조 차원에서 공로를 인정해 42개 기관 가운데 선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해당 여직원 휴게실은 원래 남녀 직원이 함께 사용하던 ‘심신안정실’이었다. 소방서는 지난해 4월부터 기존 휴게실을 지하 1층 식당 공간으로 확장 이전하고, 기존 공간을 두 곳으로 나눠 여직원 전용 휴게실과 개별 상담실을 새로 마련했다. 상담실에서는 경기도소방심리지원단 소속 상담심리사가 매주 한 차례 방문해 직원들과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휴게 공간이 지하로 옮겨지면서 출동 직원들의 접근성도 한층 개선됐다.

경기도의회 의뢰로 도내 소방공무원 6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경험한 소방관 비율은 약 40%에 달했다. 세부 항목별로는 ‘사건에 대한 반복적인 기억’이 39.7%로 가장 높았고, ‘수면장애’(38.9%), ‘불쾌한 감정’(35.3%) 등이 뒤를 이었다.
서봉관 팀장은 “30여 년 근무하면서 주마등처럼 떠오르는 기억이 많지만, 당시에는 견디고 이겨내야 한다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며 “직원들이 휴게시간에 편안히 쉬고 상담도 받으면서 트라우마를 잘 관리해 나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목은수 기자 wood@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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