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이코노미스트] K조선 '변화의 파도' 넘어서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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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조선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험한 물길을 건너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세계 교역의 장기적 증가 전망, 노후 선대의 대체 수요, 그리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상업선 시장의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2~3% 성장이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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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가절감이 최우선 과제
설계·생산에 AI 접목하고
공급망 예측 가능성 높여야

글로벌 조선 시장은 코로나 팬데믹과 높은 인플레이션의 험한 물길을 건너 점차 안정을 되찾고 있다. 세계 교역의 장기적 증가 전망, 노후 선대의 대체 수요, 그리고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로 인해 상업선 시장의 경우 2030년까지 연평균 2~3% 성장이 예상된다. 이에 더해 지정학적 리스크로 방산 수요도 확대되고 있다. 미국 해군만 해도 이미 350척의 유인선 및 150척의 무인선 건조를 천명했고 독일, 노르웨이, 캐나다, 호주 등도 해군력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미국의 경우 조선산업의 재건을 위한 특별법을 제정하고 우리의 HD현대중공업, 한화오션 등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자국의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5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집행하고 있다. 롤랜드버거는 향후 2035년까지 총 2000기가톤에 달하는 약 2만척의 새로운 배들이 건조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중동 최대의 IMI 조선소가 생산능력의 확대를 서두르고 있고, 포화된 유럽의 조선 능력을 대체하려는 모로코가 아프리카 최대 규모의 조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성장의 기회를 포착한 조선사들 입장에서는 흥분되는 일이지만, 기회의 실현에는 반드시 엄한 도전이 수반된다. 특히 상업 및 방산 조선을 함께 추구해온 한국의 조선사들은 기술, 품질 측면에서 압도적 강점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들 강점의 경쟁 우위와 가격 프리미엄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원가, 인력, 글로벌 공급망 재편, 납기 압력 및 방산 병목 등의 도전을 반드시 극복해야 한다.
매출의 70%가량을 차지하는 원재료비 절감은 복합적이고 난도 높은 최우선 과제다. 우선 운영 전략을 물량 확보에서 원가 중심으로 전환하고, 물류·관세·원자재 변동을 반영한 카테고리 전략을 정교화해야 한다. 프로젝트 비용의 80~90%가 초기 설계에서 결정되는 만큼 원가지향 설계를 고도화할 필요도 있다.
특히 배의 건조와 유지 관리에 더 많은 비용이 소요되는 방산 제품은 원가지향 설계가 절대적이다. 이러한 전사적 체질 변화와 함께, 비용가치분석, 응당발생원가(Should-cost)분석, 협업비용분석 등 단기적 원가절감에 도움이 되는 방법론을 적극 채용하고, AI 솔루션이 전사적 체질 변화의 조장자(enabler)가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AI솔루션은 이미 선택 사항이 아닌 경쟁력의 근간이 되고 있다. 조달 업무 시간을 70~80% 절감하며, 설계, 조달, 생산을 빈틈없이 연계해 오류·재작업을 줄이고 납기 신뢰도를 높인다. 선박 생애주기에 따른 고객의 니즈·선호·비용 구조를 파악해 특히 함대 단위 계약에서의 서비스 비용을 최적화하고, 성능보증과 총소유비용(TCO)을 투명하게 제시해 프리미엄을 정당화할 수 있는 고객 전략도 제대로 실행해야 한다.
인력관리는 자동화 및 AI의 노동 영향까지 반영해 필요 역량 및 수요를 예측하고, 채용, 훈련, 표준화된 온보딩 전략을 실행함으로써 생산성 편차를 최소화하고, 궁극적으로 '일하고 싶은 조선소' 브랜드를 구축해 핵심 인력의 유출을 방지할 수 있어야 한다. 공급망은 지정학적 갈등으로 지역·로컬 중심으로 재편됨에 따라 변화의 취약 고리를 식별해 정비하는 것이 시급하다. 이를 통해 공급망의 예측 정확도를 높이고, 수주 및 운영 계획 연동성, 협력사 공조를 강화함으로써 다중 소싱과 장기 계약 등의 전략적 유연성을 확보하는 것은 방산 수요로 인한 병목을 해소하기 위한 필수 요건이다.
경쟁력의 핵심은 회복탄력성이다. 우리의 조선 산업이 원가, 설계, 고객, AI, 인력, 그리고 견고한 공급망을 회복탄력성의 축으로 삼고 모두가 선망하는 새로운 세계 항로를 개척할 수 있기를 응원한다.
[이수성 롤랜드버거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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