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바 사려고 한 달 기다려”...‘금보다 은’ 종로 귀금속 거리 가보니

“한 달 전 주문한 실버바를 이제서야 받네요.”
새해 첫날이었던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 귀금속거리에서 만난 이모(55)씨가 실버바 5개를 가방에 챙기며 말했다. 이씨는 “원래 금을 사고 싶었는데, 골드바 1kg에 2억원이 넘어 엄두가 나질 않아 금 대신 은을 사기로 결심했다”며 “거래소마다 은이 다 떨어져 주문을 넣고 기다리다 오늘 물량이 들어왔다고 해 이곳을 찾았다”고 했다. 홍모(53)씨도 “금은방 몇 곳에 전화를 했더니 물량이 부족해 오늘 예약해도 언제 받을 수 있을지 확답을 못준다고 하더라”며 “마음 먹은 김에 웨이팅 2~3곳은 걸고 갈 생각”이라고 했다.
은 시세가 연일 최고치 기록하며 종로 귀금속 거리 대세도 ‘금보다 은’으로 자리잡고 있다. 금보다는 저렴해 상대적으로 부담없이 구매할 수 있을 뿐 아니라 가격 상승세도 가팔라 은에 투자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하나은행을 제외한 4대 은행의 실버바 판매액은 306억8000만원으로, 2024년(7억9900만원)에 비해 38배 증가했다. 실버바 1kg 가격(구매가 기준)은 작년 1월 2일 약 180만원에서 12월 31일 440만원으로 2.4배 상승했다.

실제로 이날 본지가 찾은 종로5가 금은방 매대 곳곳엔 골드바 대신 실버바가 놓였고, 유리문 앞엔 “실버바 대량 구매 가능합니다”라고 적힌 홍보종이가 나붙었다. 종로5가에서 금은방을 운영하는 금모(46)씨는 “하루에도 실버바 문의만 20통 가까이 받은 날도 있다”며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는 지경”이라고 했다.
실버바 품귀 현상에 금은방들은 “물 들어올 때 노 저어야 한다”며 은 물량을 확보하기 위해 중고거래 플랫폼에까지 “집에 있는 은을 우리 가게에 팔아달라”며 홍보에 나섰다. 서울의 한 금은방은 지난달 28일 중고거래 플랫폼에 “실버바 1kg 정리할 거면 수량 눈치 보지 말고, 오늘 좋은 가격 일 때 정리하라”며 “불필요한 말 없이 정품·중량 확인하고 빠른 정산으로 깔끔하게 처리해 드린다”는 글을 올렸다.
자산 관리 전문가들은 “은은 산업 수요에 민감해 급락의 위험이 있는 만큼,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신중하게 구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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