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통령 “천만금보다 귀한 이웃, ‘벽란도 정신’ 잇자”···한·중 비즈니스 포럼 연설

정환보 기자 2026. 1. 5. 16: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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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만에 열려···기업인 향해 “서로 사귀어 달라”
허리펑 중 경제담당 부총리 “다자협력 강화해야”
이재명 대통령이 5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포럼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중국을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5일 한·중 비즈니스 포럼 기조연설을 통해 “고려시대 국제무역항인 벽란도는 단순히 물건을 사고파는 공간을 넘어 사람과 기술, 사상과 문화 교류의 장이었다”면서 “더 주목할 점은 외교적 긴장과 갈등이 있었던 시기에도 벽란도를 통한 교역은 중단되지 않았다는 사실”이라고 말했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는 한국 경제사절단 400여명과 중국 기업인 200여명 등 총 600여명의 양국 경제계 인사들이 모였다.

이 대통령은 방중 2일차인 이날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동아시아의 안정과 번영, 평화와 질서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벽란도 정신을 주목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한·중 비즈니스 포럼은 2017년 12월 이후 8년 1개월 만에 열렸다. 포럼은 대한상공회의소와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가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 대통령은 한·중 기업인들을 향해 “좋은 이웃은 천만금을 주고도 얻을 수 없을 만큼 귀하다”면서 “여러분이 바로 그 천만금보다 귀한 서로의 이웃”이라고 했다. 그는 “멀리서 친구를 찾지 말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말씀대로 이사 갈 수 없는 이웃이자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한국과 중국이 서로 사귀어 달라”고 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등이 5일 중국 베이징 댜오위타이에서 열린 한·중 비즈니스 포럼에서 기념사진 촬영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이 대통령은 고려지(고려의 종이)가 전략 교역 품목이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제조업이라는 고려지 위에 서비스와 콘텐츠라는 색채와 서사를 담아 새로운 가치를 함께 써 내려가야 한다”며 제조업과 서비스·콘텐츠 산업을 양국 경제협력의 양대 축으로 제시했다. 특히 콘텐츠 산업과 관련한 이 대통령의 언급은 중국의 한한령(한류 제한령) 등으로 10년가량 경색돼 있었던 한·중 문화 교류의 숨통을 틔울 때가 됐다는 메시지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은 포럼에 앞서 열린 사전간담회에서도 “한국과 중국은 같은 바다에서 같은 방향을 향해 함께 항해하는 배의 입장”이라며 “이제 새로운 항로를 향해 가야 한다”고 말했다.

포럼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4대 그룹 회장이 총출동했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 등 엔터·게임업계 최고경영자(CEO)도 참석했다. 중국에서는 허리펑 부총리와 런홍빈 중국 무역촉진위원회 위원장, 랴오린 공상은행 회장을 포함해, 리둥성 TLC과기그룹 회장, 정위췬 CATL 회장, 류융 텐센트 부회장 등도 찾았다.

허리펑 경제담당 부총리는 축사에서 “중국과 한국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이웃”이라며 “상호 이해를 증진하고 우호의 얘기가 무성하게 자라나도록 해야 하며 다자협력의 협조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태원 회장은 개회사에서 “흔히 한·중 관계의 방향을 논할 때 사용되는 구동존이(같은 것을 추구하고 다른 것은 남겨둔다는 뜻)처럼 두 나라 대표 경제인들이 서로의 차이를 넘어 성장의 실마리를 함께 찾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베이징 | 정환보 기자 botox@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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