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식 짜게 먹고 "물 마시면 돼"…건강 망가지는 지름길이죠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 2026. 1. 5.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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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나트륨 다이어트 꿀팁
짜게 먹는 게 왜 안 좋아요?
뇌졸중·위암 등 만병의 근원
한국인 평균 30~40% 더 먹어
어떻게 싱겁게 먹으면 돼요?
비빔밥엔 고추장 절반만 넣고
조미료 '뿌먹'보단 '찍먹'하길
저염식 이것만은 주의하세요
물 마셔도 나트륨 희석은 안돼
단짠 음식도 가급적 주의해야

새해를 맞이해 다짐하는 '건강 각오'는 운동, 체중 감량, 절주 및 금연과 함께 올바른 식·생활습관을 꼽는다.

대표적인 올바른 식습관 중 하나는 '저당·저염 식단'이다. 짜게 먹는 식습관은 고혈압, 뇌졸중, 심근경색, 위암, 위궤양, 만성신부전, 골다공증, 요로결석, 비만, 기관지 천식 등 온몸에 걸쳐 다양한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이 때문에 짜게 먹는 것을 '만병의 근원'이라고도 한다.

염분이 많은 식사를 한 다음 날, 다리나 얼굴이 잘 붓는다. 우리 몸은 나트륨 농도를 항상 일정하게 유지하려고 한다. 염분 과다 섭취로 혈중 나트륨 농도가 높아지면 수분을 몸에 축적해 나트륨 농도를 낮추려고 하기 때문에 순환 혈류량이 늘어나 혈관 내 압력이 높아진다. 그러면 혈관 내 수분이 밖으로 밀려나기 쉬워져 세포와 세포 틈새(간질·間質)에 여분의 수분이 쌓여 부종(Edema)이 된다.

염분 과잉 섭취의 위해성은 부종에 그치지 않는다. 염분을 과다 섭취하면 혈관 수축도 일어날 수 있다. 가늘어진 혈관에 혈류량 증가가 맞물리면 혈압이 올라간다. 혈압이 높은 상태가 지속되면 심장에 부담이 가중되고 심부전의 원인이 된다. 신장 혈액을 여과하는 조직(사구체)이 파괴돼 신장의 여과 기능이 떨어져 염분 배출이 정체되고, 혈류량이 증가해 한층 더 혈압이 올라가는 악순환이 발생한다. 혈관에 강한 압력이 계속 가해지면 혈관벽이 두껍고 딱딱해지는 '동맥경화'가 일어나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등 위험한 질환으로도 이어진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염분이 많은 식사가 일상화되면 뇌·심혈관질환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며 "저염 식단은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렇다면 염분 섭취량은 어느 정도로 줄여야 할까. 보건복지부가 권고한 '2025 한국인 영양소 섭취기준'에 따르면 15세 이상 청소년과 성인의 하루 나트륨 및 식염(소금) '충분 섭취량'은 나트륨이 1500㎎, 식염으로 환산하면 약 3.8g이다. 만성질환 위험 감소 섭취량(CDRR·질병 예방 섭취 권고량)은 나트륨 2300㎎, 식염 약 5.8g이다. 식염 5.8g은 티스푼으로 1개 분량이다. 나트륨의 식염 환산은 소금 1g(1000㎎)에는 나트륨이 약 400㎎ 들어 있어 '나트륨 양(㎎)×2.5÷1000'을 하면 소금의 양(g)이 된다.

세계보건기구(WHO) 가이드라인은 식염 5g(나트륨 2000㎎) 미만으로 섭취하라고 권장한다. 한국인 성인의 평균 식염 섭취량은 7.5~8g(나트륨 약 3000~3200㎎)으로, 대부분이 질병예방 섭취 권장량(2300㎎)을 여전히 크게 웃돌고 있어 평균적으로 30~40%를 더 줄일 필요가 있다.

저염의 첫걸음은 올바른 조리법 선택과 조미료 사용이다.

염분이 특히 많은 가공식품은 외부 상표나 포장지에 염분량이 기재돼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먹을 때마다 확인하는 습관이 중요하다. 우리나라 못지않게 짜게 먹는 일본의 나가사와 마사시 도호쿠대병원 신장·고혈압 내과 박사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맛이 전체에 스며 있는 식사는 염분이 많다고 생각해야 한다"며 "일반적으로 생선구이보다 생선조림, 샤부샤부보다 간장이나 된장, 설탕, 미림을 섞은 진한 양념 요리가 염분 섭취량을 늘리기 쉽다. 또한 볶음밥이나 볶음면, 카레라이스 등과 같은 '한 접시 메뉴'는 염분 섭취량이 많아지기 쉽다"고 강조했다. 우리가 즐겨먹는 라면 1봉지, 김치찌개 1인분에도 염분이 각각 4~5g(나트륨 1700~1900㎎), 약 5g(1900~2000㎎) 함유돼 있다. 이들 요리 한 끼만으로도 하루 권장량의 대부분을 채우게 된다. 따라서 외식할 때 주문 시 "싱겁게 해주세요" 또는 "소스를 따로 주세요"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 비빔밥을 먹을 때는 고추장을 다 넣지 말고 절반만 넣어 비비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미료는 '뿌려 먹기'보다 '찍어 먹기'를 실천한다. 간을 하기 전에 반드시 한입 먹어보고 조미료를 추가하거나 조미료를 숟가락 또는 손등에 덜어서 양을 확인한 뒤 음식에 넣는 것이 좋다. 많은 사람이 간을 볼 때 맛을 보지도 않고 습관적으로 소금이나 후추, 소스를 전체적으로 뿌리곤 한다. 음식이 나오자마자 전체적으로 소스를 뿌려버리면 내가 얼마만큼의 염분을 먹는지 통제할 수 없게 된다. 음식 전체에 간이 배게 하면 혀가 짠맛에 금방 둔감해져서 더 많은 양을 뿌리게 된다. 먹기 직전 혀에 닿는 음식 표면에만 조미료를 살짝 뿌리면 적은 양으로도 충분한 짠맛을 느낄 수 있다. 이는 '뿌리지 말고 찍어 먹으라'는 조언과도 일맥상통한다. 돈가스나 튀김 위에 소스를 뿌리면 튀김옷 전체가 소스를 흡수해 엄청난 염분을 먹게 되지만, 소스를 따로 두고 살짝 찍어 먹으면 훨씬 적은 양의 소스로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이미 섭취한 염분(나트륨)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것도 중요하다. 칼륨이 풍부한 채소류(시금치·부추·토마토·브로콜리)나 과일류(바나나·참외·수박), 고구마, 감자, 검은콩 등을 함께 먹으면 과다 섭취한 염분을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 하나 주의할 것은 달고 짠 '단짠 음식'이다. 강한 짠맛을 단맛과 조합하면 저감하는 것으로 각종 미각 연구에서 밝혀졌다. 일본 교토부립의과대와 하우스식품그룹이 건강한 자원봉사자 100명(중앙값 38세·여성 59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한 결과, 5%의 짠맛(수용액 100g 안에 소금이 5g 녹아 있는 염분 농도)으로 불쾌감을 표시한 사람이 32%였지만 단맛이 추가되면 17%로 감소하고, 10%의 짠맛으로 불쾌감을 표시한 사람은 45%였으나 단맛을 추가하면 25%로 줄었다.

짜게 먹어도 물을 많이 마시면 희석되기 때문에 괜찮지 않냐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오해다. 물을 마시는 것은 짠맛을 중화시켜 뇌를 속일 뿐 몸속에 들어온 나트륨 절대량이 변하지 않는 한 혈관과 신장에 주는 피해는 사라지지 않는다.

물과 소금은 생명유지에 필요하고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혈액 속 나트륨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기 위해(항상성) 짜게 먹어도 물만 많이 마시면 나트륨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나트륨 농도를 '정상'으로 맞추려면 일정한 시간이 필요하다. 짠 음식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면 수분이 혈관 안으로 대거 유입돼 혈액량이 갑자기 불어난다. 좁은 파이프에 물이 가득 차면 수압이 세지듯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하고 몸안 나트륨을 배출하기 위해 신장에 엄청난 과부하가 걸리며 기능이 떨어진다.

미국 하버드대와 툴레인대 공동 연구팀이 2022년 약 50만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음식에 항상 소금을 추가해 먹는 사람은 그러지 않는 사람보다 남성은 약 2.28년, 여성은 약 1.5년 수명이 짧았다. 저염 식습관을 실천만 해도 약 2년의 수명을 버는 셈이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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