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네 이 사업] 경주보문관광단지…'지나온 50년으로 다음 50년 그린다'

강시일 기자 2026. 1. 5.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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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문화관광공사 “경주 보문관광단지 체류형 관광의 대전환으로 글로벌 문화관광도시의 중심으로 변화할 것”
경주보문관광단지 전경.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북문화관광공사(이하 관광공사)가 경주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단장한 보문관광단지는 이제 국제행사와 야간관광을 겸하는 상징 공간이 됐다. 관광공사는 보문호반광장을 거점으로 보문관광단지 50년의 성과에 이어 APEC를 계기로 다음 50년을 설계해 체류형 관광단지로의 대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 APEC 이전 50년…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

경주보문관광단지는 대한민국 1호 관광단지로 1970년대부터 80년대까지 단체관광 붐을 이끌며 국내 관광발전을 상징해 왔다. 경주 시내에서 차로 10분 남짓 떨어진 호수와 산자락에 호텔과 콘도, 골프장, 놀이시설이 밀집한 구조는 반세기 동안 경주를 대표하는 관광 동선이 됐다.

2025년은 이 50년을 본격적으로 재조명한 해다. 관광공사는 대한민국 관광1번길을 조성하고, 50주년 기념 엠블럼과 우표를 제작했다. 관광객은 보문호수 산책길을 걸으며 관광도시 경주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체감하고 있다.
경북문화관광공사가 APEC에 대비해 보문호반광장에 설치한 조형물. 강시일 기자

국가 차원의 기억 작업도 시작됐다. 국비 5억 원을 들여 조성한 대한민국관광역사관은 보문을 단순 휴양지가 아니라 국내 관광사를 전시하고 교육하는 거점으로 키우려는 시도였다. 숙박과 휴양에 더해 왜 이곳이 1호 관광단지인지 설명하는 이야기 자원을 확보하는 과정이기도 했다.

APEC 2025 준비 과정은 지난 50년의 성과를 국제무대로 확장시키는 계기가 됐다. 공사는 노후 인프라를 정비하고, 보문호반광장에 APEC 상징조형물과 빛광장을 조성했다. 밤이 되면 조형물과 영상, 조명이 어우러지며 국제행사 도시 경주의 새로운 이미지를 선보이고 있다. 그 결과 APEC 전후 외지인 방문객이 1.3배, 외국인 방문객이 1.2배 늘었다. 반세기 동안 쌓인 관광 기반이 국제행사와 결합하며 효과를 입증한 셈이다.
보문관광단지의 수상공연장 공연 장면. 강시일 기자

◆ APEC 이후 50년

50년의 성과만으로 다음 50년을 보장할 수는 없다. 단체 위주 관광에서 체류와 경험, 워케이션 중심으로 흐름이 바뀌면서 시설 노후화와 미활용 부지는 단지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해 왔다. 관광공사는 APEC 이후 전략의 첫 과제로 규제혁신을 선택했다.

보문관광단지에는 전국 최초로 복합시설지구 제도가 도입됐다. 50년간 경직돼 있던 용도 규제를 풀어 숙박, 상업, 문화, 주거 기능을 유연하게 결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여기에 조성계획 변경과 투자 가이드라인을 세우면서 그동안 방치되다시피 했던 미착공 부지와 휴폐업 시설에 민간 자본을 유치해 단지의 활성화를 견인하고 있다. 현재까지 약 6천억 원 규모 투자협약이 이뤄졌고, 600여 개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규제 완화가 단순한 개발 붐이 아니라 계획된 투자와 고용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보문에서 시작된 체류형 관광 전략은 경북 북부권으로도 확장되고 있다. 안동문화관광단지에는 글로벌 호텔 체인 메리어트와 약 960억 원 규모 신규 호텔 건립 협약이 체결됐다.
APEC 이후 보문관광단지에서 청년들이 가장 많이 몰려드는 경주월드 전경. 경북문화관광공사 제공

경주와 보문이 국제행사와 관광 역사의 얼굴을 맡는다면, 안동은 전통문화와 체류형 관광의 북부 거점으로 역할을 나누는 구도다. 관광을 행사 중심이 아닌 일상으로 만드는 작업도 진행 중이다. 경북형 워케이션 사업을 통해 13개 시군에서 27개 상품을 운영해 2천여 명이 참여했고, 인공지능 기반 여행 취향 분석과 관광 트렌드 리포트 발간으로 데이터 기반 마케팅도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친절 캠페인, 무장애 관광 확대를 추진하며 국제행사 개최지에 걸맞은 서비스와 접근성을 높이고 있다. 이 같은 흐름은 외부 평가로도 이어졌다. 공사는 2025년 행정안전부 장관상과 한국ESG대상 공공기관 사회 부문 대상을 수상하며 지역상생과 사회적 가치 실현 성과를 인정받았다.

다음 50년의 진짜 평가는 앞으로다. APEC 2025와 2026 PATA 연차총회로 확보한 국제 네트워크를 얼마나 안정적인 해외 개별 관광객과 마이스 수요로 연결할지, 보문과 안동, 포항, 북부권을 아우르는 권역 전략을 얼마나 치밀하게 실행할지가 관건이다. 환경 부담과 교통 혼잡, 지역 상권과의 상생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 있다.

김남일 경북문화관광공사 사장은 "경주에서 축적한 관광 성과를 경북 전역으로 확장하고, 관광 협력 저변을 아시아태평양에서 유럽과 지중해까지 넓혀 가겠다"고 했다. 또 "반세기 전 호숫가 첫 호텔이 문을 열던 보문관광단지는 이제 국제행사와 규제혁신, 체류형 관광 전략이 교차하는 무대로 변화하고 있다"며 "APEC 이후 50년은 경주와 경북이 글로벌 문화관광도시의 중심으로 부상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시일 기자 kangsy@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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