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차려, 군기 잡는 거 아니에요' 팀은 달라도 후배를 위한 아낌없는 조언 [유진형의 현장 1mm]

유진형 기자 2026. 1. 5. 13:27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수술 부위 걱정해주는 MB 선배의 조언에 고마워한 후배
경기 전 KB손해보험 박상하와 현대캐피탈 정태준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마이데일리 = 천안(충남) 유진형 기자] 현대캐피탈 미들블로커 정태준이 뒷짐 지고 KB손해보험 박상하 앞에서 고개를 숙였고, 박상하는 정태준의 어깨와 복부를 만지고 있었다. 자칫 잘못 보면 박상하가 정태준에게 얼차려를 하고 있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 건 박상하가 정태준의 몸 상태를 체크해 주고 있는 모습이었다.

지난 31일 충청남도 천안 유관순실내체육관에는 '진에어 2025-2026 V리그' 현대캐피탈과 KB손해보험의 경기가 열렸다. 양 팀 선수들은 경기 시작 1시간 전 코트에 모습을 드러냈고, 서로의 안부를 물으며 반갑게 인사했다.

특히 박상하에게는 많은 선수들이 모였다. 39살 최고참 선수이기도 하지만 지난 2021년부터 2024년까지 현대캐피탈 소속이었기 때문에 그를 따르는 후배들이 많았다. 그중 가장 눈에 띄는 선수는 정태준이었다.

경기 전 KB손해보험 박상하와 현대캐피탈 정태준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2000년생의 198cm 정태준은 2021년 신인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현대캐피탈 유니폼을 입은 프로 5년 차다. 고교 시절부터 주목받았던 미들블로커였던 그는 임동혁(대한항공), 임성진(KB손해보험), 박경민(현대캐피탈) 등과 함께 2017년 U19 세계선수권에서 무려 24년 만의 4강 진출을 이끈 멤버로 많은 기대를 받고 프로에 왔다.

하지만 신인 드래프트 한 달 전 오른쪽 무릎 연골 절제 수술을 받고 데뷔 시즌은 재활에 매진했다. 정태준은 첫 시즌 부상과 수술에 의한 재활 치료로 경기를 뛰지 못할 때 팀 내 최민호, 박상하 등 베테랑 미들블로커 형들에게 배운 것이 많았다. 그때의 인연이 지금도 계속되고 있는 선후배 사이다.

경기 전 KB손해보험 박상하와 현대캐피탈 정태준이 이야기를 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이날 정태준은 복근에 힘을 주고 박상하에게 자신의 몸을 만져봐 달라고 부탁했고, 박상하는 몰라보게 탄탄해진 후배의 몸을 체크한 뒤 격려했다. 그리고 4년 전 수술했던 오른쪽 무릎 상태를 물어보는 세심한 배려로 후배를 놀라게 했다.

한편, 박상하는 40세까지 배구하는 것을 목표로 세웠고 지난 시즌 마친 뒤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려 했다. 하지만 동료들과 프런트의 만류로 은퇴 결심을 거뒀다. 어떻게 보면 올 시즌이 선수로서의 마지막 시즌일 수도 있다. "이제 끝이 보인다. 좋은 추억과 기억을 남기고 떠나고 싶다"라고 했던 박상하다. 팀은 달라도 후배를 위해 아낌없이 조언하는 선배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KB손해보험 박상하가 현대캐피탈 정태준에게 조언하고 있다 / 한국배구연맹(KOVO)]

Copyright © 마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