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민준의 골프세상] 골프 코스에 그리는 '마이 웨이'

-이제 종말이 다가오고 있네. 마지막 커튼이 내 앞에 내려졌네.
친구여! 이제 분명히 할 때가 되었네. 내가 확신했던 것을 밝혀야겠네.
나는 꽉 찬 인생을 살았다네. 나는 세상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보았네.
중요한 것은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는 것이라네.
후회! 물론 많이 했지. 그러나 두 번 다시 입에 올리고 싶은 것은 없었네.
나는 내가 해야 할 일을 했지. 그리곤 내가 한 일을 지켜보았지.
나는 내 인생행로를 설계하고 그 길을 따라 조심스럽게 한 걸음 한 걸음 걸어왔네.
중요한 것은 내 방식대로 살아왔다는 것이라네.
그래, 자네도 알다시피 내 인생은 힘겨운 것이었네.
그러나 나는 두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히 고난과 맞섰지.
그리곤 기어코 해냈어, 그것도 대단한 일을.
나는 내 방식대로 당당히 살아왔다네.
[골프한국] 194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기까지 반세기 동안 미국을 대표하는 연예인으로 미국인들은 물론 전 세계인들의 사랑을 받아오다 1998년 5월 타계한 가수 겸 배우 프랭크 시나트라(Frank Sinatra, 1915~1998)의 노래 '마이 웨이(My Way)'의 가사 일부다.
프랑스의 샹송 '꼼타비뛰드(Comme d'habitude, 여느 때처럼)'를 번안한 곡이다. 동시대의 가수 폴 앵커가 시나트라를 위해 새로운 가사를 이 곡에 붙였다. 시나트라의 생애 마지막 취입곡인 이 노래는 세계적인 사랑을 받아 그의 최대 히트곡이자 인생을 대변하는 곡이 되었다.
이탈리아 이민자 출신으로 악보도 읽을 줄 몰랐던 프랭크 시나트라가 연예계에 발을 들여놓았을 때 기껏 삼류 배우를 면키 어려울 것으로 보였지만 그는 '마이 웨이'의 내용대로 힘겨운 인생에 도전, 미국의 거물 엔터테이너로 우뚝 섰다. 특히 존 F.케네디, 로널드 레이건 등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을 움직이는 상류층과 각별한 관계를 유지하면서도 마피아와도 깊이 관련돼 그의 인생 역정 자체가 '마이 웨이'에 담겼다는 평가를 받았다.
'마이 웨이'는 골퍼가 유념해야 하는 귀중한 교훈을 담고 있다. 그것은 '내 방식대로의 삶'을 살아가듯 골퍼들도 '자기流의 골프'를 해야 한다는 울림이다.
프랭크 시나트라가 인생을 돌아보며 "그래도 나는 나만의 길을 걸었다"고 고백하는 이 노래의 담담하면서도 고결한 자존의 감정은 골퍼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골프장에서 우리는 늘 선택의 기로 앞에 선다. 어디로 공을 보낼지, 어떤 클럽을 잡을지, 리스크를 감수할지, 안전하게 갈지. 남들은 쉽게 조언하지만 그 선택의 결과를 감당하는 건 결국 자신 뿐이다.
라운드도 인생처럼 누구의 방식이 아닌 자신만의 방식으로 풀어내야 하는 무대다. 'I did it my way'라는 후렴은 성공도 실패도 결국은 자기 책임이기에 깨끗이 받아들이겠다는 골퍼의 고백인 셈이다.
미스샷을 남 탓하거나 코스 세팅을 흉보며 불평하는 순간, 우리는 자신의 길에서 멀어진다. 좋은 샷이든 나쁜 샷이든 그건 지금의 나, 내 기술과 내 용기와 내 마음의 총체다.
시나트라가 "후회는 있었지만, 그 또한 필요한 선택이었다"고 노래하듯 골프에서도 후회 없는 라운드는 없다. 그러나 후회는 실책의 그림자일 뿐, 다음 홀로 걸어가는 발걸음을 막지는 못한다. 중요한 건 실수의 흔적을 품은 채 또 한 번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윙을 이어가는 것이다.
My Way가 오래 사랑받는 이유는 그 안에 인간의 고독한 존엄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골프 또한 같은 울림을 준다. 누구도 대신 쳐줄 수 없는 홀, 누구도 대신 감당할 수 없는 바람, 그리고 마지막 퍼트를 마치는 고요한 순간까지 골퍼는 늘 혼자 서 있다.
하지만 그 고독은 외로움이 아니다. 자기 삶을 직접 만든 사람에게 주어지는 작은 명예다. 라운드를 끝내고 카드에 적힌 숫자를 바라보며 "그래도 나는 내 방식대로 쳤다!"고 말할 수 있다면 그날의 스코어는 이미 충분히 아름답지 않은가.
골프도, 인생도 결코 완벽할 수는 없다. 진정한 만족은 그 완벽함에 있지 않다. 자신만의 길로 걸어갔다는, 그 한 줄의 진실에 있다.
그게 인생이고 그게 골프다. 나의 길을 간다는 것.(That's life. And that's golf. My way.)
*칼럼니스트 방민준: 서울대에서 국문학을 전공했고, 한국일보에 입사해 30여 년간 언론인으로 활동했다. 30대 후반 골프와 조우, 밀림 같은 골프의 무궁무진한 세계를 탐험하며 다양한 골프 책을 집필했다. 그에게 골프와 얽힌 세월은 구도의 길이자 인생을 관통하는 철학을 찾는 항해로 인식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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