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넘어서도 ‘난 괜찮아’…전세계 장수 비결 ‘여기’ 있더라

윤성철 2026. 1. 5.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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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고령사회 한국.

이 효과는 연령, 성별, 소득, 기능적 건강 상태를 모두 보정(補正)한 후에도 유지됐으며, 금연이나 운동보다 장수 효과가 컸다.

오키나와, 사르디니아 등 '블루존(Blue Zones)' 장수 지역 백세인들도 한결같이 낙관적 태도를 장수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블루존의 '파워 9' 장수 원칙 중 하나인 'Move Naturally(자연스럽게 움직여라)'도 같은 맥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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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 패러독스’와 ‘NEAT’로 푸는 장수의 열쇠

초고령사회 한국. 그런데, 2025년 10월 현재 100세 넘는 이가 8908명이나 된다. 노인도 많아지지만, 백세인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는 것. 이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오키나와, 사르디니아 등 전세계 '블루존(Blue Zones)'은 물론 우리나라 장수마을에서도 100세 장수인들은 공통된 것을 갖고 있다. 장수의 비결은 동서양을 가리지 않고 통하는 모양이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흥미로운 점은 이들 대부분이 한두 가지 이상의 만성질환(고혈압, 당뇨병 등)을 앓고 있음에도 스스로를 "아직 건강하다"고 여긴다는 사실이다. 전남대병원 한국백세인연구단(단장 박광성 교수)의 최근 조사는 이것이 단순한 '착각'(?)이 아니라 장수를 예측하는 강력한 지표임을 보여준다.

여기에다 헬스장이 아닌 텃밭에서, 러닝머신이 아닌 마을길에서 이뤄지는 또 한 가지가 이를 보강해준다. 100세 장수의 과학적 비밀을 찾아 떠나보자.

긍정의 힘이 7.5년 더 살게 한다…웰빙 패러독스가 주는 특별한 효과

전남대병원 연구단이 구곡순담(전남 구례·곡성·담양+ 전북 순창)과 전남 고흥군 백세인들을 조사한 결과는 놀라웠다. 절반 이상(구곡순담 50% 이상, 고흥 61.9%)이 자신의 건강을 긍정적으로 평가했고, 우울척도 검사에서도 평균 5점 이하로 우울 증상이 거의 없었다. 객관적 건강 지표와 주관적 인식이 엇갈리는 이 현상을 '웰빙 패러독스'라 하는데, 여기서도 정확히 이런 상황이 재현된 것.

이는 한국만의 특수한 현상이 아니다. 미국 예일대 베카 레비(Becca Levy) 교수의 2002년 연구는 당시 의학계에 충격을 던졌다. 노화에 대해 긍정적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부정적 인식을 가진 이들보다 평균 7.5년을 더 살았다는 것이다.

이 효과는 연령, 성별, 소득, 기능적 건강 상태를 모두 보정(補正)한 후에도 유지됐으며, 금연이나 운동보다 장수 효과가 컸다. 2023년 메타분석 역시 주관적 노화 인식이 건강과 장수에 '작지만 강력한' 영향을 미친다고 결론지었다.

전남대병원 연구진은 "만성 스트레스와 우울은 체내 염증을 유발해 노화를 가속화하지만, 긍정적 태도는 이를 억제하고 생존율을 높인다"고 했다. 오키나와, 사르디니아 등 '블루존(Blue Zones)' 장수 지역 백세인들도 한결같이 낙관적 태도를 장수의 핵심 요인으로 꼽는다. "마음이 곧 수명"이라는 오래된 격언이 과학적으로 입증되고 있는 셈이다.

헬스장보다 텃밭이 낫다…'NEAT'가 주는 장수 비결

고흥군 백세인들의 하루는 특별한 운동 프로그램 없이도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채워진다. 텃밭을 가꾸고, 마을을 오가고, 이웃과 어울리는 일상 그 자체가 신체활동이다. 연구진은 "농촌 고령층의 생활 패턴 자체가 근감소증을 예방하고 생존율을 높인다"고 분석한다.

이는 최근 의학계에서 주목받는 'NEAT(Non-Exercise Activity Thermogenesis, 비(非)운동성 활동 열(熱) 생성)' 개념과 정확히 일치한다. NEAT는 의도된 운동이 아닌 일상적 움직임—서 있기, 걷기, 집안일 등—으로 소비되는 에너지를 뜻한다.

100세 넘는 장수인들은 일단 바지런하다. 날이 차다고 방안에만 틀어박혀 있지 않는다. 사진=클립아트코리아

최근에 나오는 연구들도 NEAT가 대사(代謝) 건강과 장수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고 입을 모은다. 도시화로 좌식 생활이 길어지면서 NEAT가 급감하고 비만과 만성질환이 증가했지만, 이를 의식적으로 높이면 체중 관리와 수명 연장에 극적인 효과를 낼 수 있다는 것.

블루존의 '파워 9' 장수 원칙 중 하나인 'Move Naturally(자연스럽게 움직여라)'도 같은 맥락이다. 오키나와, 사르디니아 백세인들은 헬스장 대신 정원을, 러닝머신 대신 언덕길을 선택한다. 이들의 환경은 자연스럽게 움직임을 유도하고, 결과적으로 하루 에너지 소비를 높여 심혈관 건강과 근골격계를 튼튼하게 유지시킨다.

결국 백세인들의 비밀은 거창한 데 있지 않다. "난 아직 괜찮아"라는 긍정의 마음과 텃밭을 오가는 자연스러운 발걸음. 이 두 가지가 시너지를 이루며 노화를 늦추고 수명을 연장한다.

윤성철 기자 (syoon@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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