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31일 폭죽 터질 때…중국은 ‘우주’로 로켓 쐈다
지난해 정부·민간 합쳐 92회 신기록
저궤도 군집위성 발사 수요 급증세

중국의 국영기업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는 지난해 12월31일 하이난섬 원창위성발사센터에서 우주물체 추적 위성인 시젠-29호 2기를 실은 로켓 창정7A를 발사했다. 2025년 중국의 마지막이자 92번째 로켓 발사였다. 2024년의 68회에서 35%나 늘어난 수치다.
한 해를 마감하는 마지막날 세계에서 유일하게 로켓을 쏘아올리는 장면은 우주 최강국을 향한 중국의 저돌적인 우주굴기 정책을 상징한다.
2000년대 중반까지 연간 10회 안팎을 유지하던 중국의 로켓 발사 횟수가 증가세를 타기 시작한 건 2010년대 중반 우주산업에 대한 민간 투자를 허용한 것이 계기가 됐다. 이후 민간 기업들이 앞다퉈 로켓 개발과 위성 발사 시장에 뛰어들면서 2010년대 말엔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다 발사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중국 로켓 발사에서 민간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제 20~30%대로 커졌다.
여기에 정부 주도의 우주정거장 톈궁 건설과 운용, 달 기지 구축을 목표로 한 잇단 달 탐사 등이 가세하면서 중국의 로켓 발사 횟수는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중국의 로켓 발사 횟수가 100회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구축하고 있는 2개의 군집위성망
2024년 하반기부터 중국이 구축하고 있는 군집위성망은 궈왕과 쳰판 2개다.
‘국가 네트워크’라는 뜻의 궈왕은 국무원 산하의 중국위성네트워크그룹(SatNet)이 주도하는 국책 사업이다. 총 1만3천기의 위성을 고도 500~600km와 1145km에 배치한다. 2027년까지 400기, 2029년까지 전체의 10%인 1300기를 배치하고, 2032년 6500기를 거쳐 2035년에 망 구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상업적 목적과 함께 국가 안보용으로 사용하는 국내용 망이다. 지금까지 17번에 걸쳐 130여기가 궤도에 배치됐다. 중국 정부는 궈왕 구축용으로 창정 8호의 개량형인 창정8A호를 별도로 개발했다. 쳰판 위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 크고 무거운 궈왕 위성을 싣기 위해서다.
‘1000개의 돛’이라는 뜻을 가진 쳰판은 상하이시가 지원하고 상하이스페이스콤위성기술(SSST)이 주도하는 상업용 군집위성이다. 총 1만5천기의 위성을 고고도 저궤도인 1160km에 배치한다. ‘세일스페이스’(Sailspace)라는 이름으로 해외 통신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2027년까지 1300기를 배치해 1차 서비스를 시작한 뒤, 2030년까지 망 구축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쳰판 위성은 한 번에 많이 탑재할 수 있도록 스페이스엑스의 스타링크처럼 납작한 형태로 설계됐다. 하지만 중국 로켓의 탑재 용량이 상대적으로 적어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애초 지난해 말까지 640여기를 배치할 예정이었으나 실제론 110여기에 그쳤다. 주력 로켓인 창정 6A호는 한 번에 18기만 운송할 수 있다. 반면 스타링크를 운송하는 팰컨9 로켓은 한번에 23~29기를 궤도에 올려 놓고 있다.

발사 수요 맞추려면 로켓 재사용 기술 필수
중국이 이를 위해 사활을 걸다시피하며 개발하고 있는 것이 로켓 재사용 기술이다. 로켓 발사 간격을 줄이려면 로켓을 재사용하는 게 시간과 비용 측면에서 가장 유리하다. 미국 비영리단체인 시큐어월드재단의 민간 부문 프로그램 수석이사 이안 크리스텐슨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에 “재사용 발사는 발사 처리량을 늘리고 발사 비용을 절감하는 데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현재 로켓 재사용 기술은 미국의 스페이스엑스가 10년째 독점적 지위를 누리고 있다. 최근 머스크의 우주산업 맞수인 제프 베이조스의 아마존이 1단 추진체 회수에 성공해 재사용 기술 완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중국에선 국영, 민간 기업 가릴 것없이 로켓 재사용 기술 개발에 한창이다. 마침내 지난해 12월엔 민간 기업 랜드스페이스와 국영기업 중국항천과기집단공사(CASC)가 잇따라 이 기술을 적용한 로켓을 처음 발사했다. 첫 발사에서 로켓을 회수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궤도에 진입하는 데는 성공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항천과기공사는 올해 상반기 엔 궈왕 구축에 쓸 재사용 로켓 창정10B호의 첫 발사에 나설 예정이다.

발사 횟수 늘어나면 우주쓰레기도 늘어
상하이증권거래소도 지원에 나섰다. 거래소는 지난해 말 로켓 재사용 기술 개발 기업을 위한 특별상장 허용 기준을 마련했다. 이에 따르면 재사용 가능 로켓을 개발하는 기업들은 기존의 수익, 매출 기준에 미달하더라도 증시에 상장할 수 있다. 부스터(1단 추진체)를 회수하지 못했더라도 재사용 가능한 로켓 기술을 이용해 최소 한 번 궤도 발사에 성공하면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거래소는 새 기준을 마련하자마자 랜드스페이스의 10억달러 규모 기업공개 신청을 승인했다.
문제는 궤도에 올라가는 발사체가 늘어날수록 우주쓰레기도 늘어난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 저궤도 군집위성 발사에 주로 사용하는 창정 6A와 8호의 상단 로켓은 고도 700km 궤도에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이곳에 있는 우주물체는 최대 100년 이상 궤도를 떠돌 수 있다.
설계상 궤도 이탈을 위한 별도의 장치나 프로그램이 없는 로켓이 많고, 상대적으로 높은 고도에서 발사 임무를 종료하는 탓이다. 늘어나는 발사 횟수 만큼 우주에서의 충돌 위험도 높아지는 셈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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