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 레퍼럴 마케팅, 더 이상 회색지대가 아니다[블록버스터]

이정환 2026. 1. 5.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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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자산은 이제 주요 투자 수단 중 하나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가상자산 투자자는 700만명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거래금액만 적게는 6조원, 많게는 20조원을 웃돈다. 그러다보니 불공정거래도 심심찮게 일어난다. 시세조종, 허위광고, 미공개정보 이용, 투자사기 등 종류도 다양하다. 투자자들은 억울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 전(前)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 사무관이었던 법무법인 세종 황현일 변호사, 前 금융감독원 가상자산조사국 조사분석팀장을 지낸 이재훈 회계사가 현장에서 직접 경험한 가상자산 불공정거래 조사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한다. [편집자주]

가상자산 관련 숏폼 영상이나 블로그 글을 보다 보면 해외 가상자산 거래소를 소개하며 자신의 레퍼럴 코드를 덧붙여 놓은 장면을 어렵지 않게 마주하게 된다. 이른바 ‘추천인 제도’로 불리는 레퍼럴 마케팅은 제3자가 추천인 코드를 입력해 거래소에 가입하고 거래를 개시할 경우, 해당 코드의 소유자에게 거래 수수료의 일부를 보상으로 지급하는 구조를 말한다. 이용자에게는 수수료 할인이라는 혜택이 제공되고, 추천인에게는 일종의 모객행위에 대한 경제적 보상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레퍼럴 마케팅은 주로 신규 가상자산 거래소가 인지도 제고와 초기 이용자 확보를 위해 적극 활용해 온 수단이지만, 세계적으로 유명한 거래소들 역시 레퍼럴 마케팅을 활용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위와 같은 레퍼럴 마케팅은 오랫동안 단순한 광고나 홍보 수단으로 인식되어 온 탓에, 특별한 규제의 대상이 되지 않는 것으로 여겨져 왔다. 그러나 지난달 금융위원회가 ‘국내에 신고하지 않은 가상자산 취급업자를 블로그나 SNS 등을 통해 홍보·알선(레퍼럴)하는 행위’를 미신고 가상자산사업 유형으로 선언하면서, 레퍼럴 마케팅에 관여해 온 사업자들이 발칵 뒤집혔다.

금융위원회는 그간 ① 한국어 서비스 제공, ② 원화 결제 지원, ③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 중 어느 하나에 해당할 경우 대한민국에 가상자산사업자로 신고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밝혀 왔다. 이번 조치는 이 중 ①이나 ②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레퍼럴 마케팅 자체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한 마케팅 활동’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아 이를 금지 대상으로 본 데에 의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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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레퍼럴 코드가 허위·과장 광고를 수반하는 경우 ‘사기죄’, 원금 보장을 약속하는 경우 ‘유사수신행위’, 투자 판단에 대한 조언이나 실제 운용에 관여하는 경우 ‘투자자문 또는 투자일임’에 해당할 수 있다고 여겨져 왔으나, 이제는 그러한 요소가 없더라도, 단순한 레퍼럴 마케팅 행위만으로도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가상자산이용자보호법은 가상자산사업자를 ‘영업으로 가상자산의 매도·매수·교환·보관 또는 이에 대한 중개·알선 행위를 하는 자’로 정의하고 있는데, 금융당국은 레퍼럴 마케팅을 ‘가상자산 매매에 대한 중개·알선 행위’로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때맞춰 거래량 기준 세계 2위의 가상자산 거래소인 바이비트(Bybit)는 ‘한국 이용자를 특정해 레퍼럴 마케팅을 수행하는 행위를 적극적으로 모니터링하겠으며, 관련 행위가 확인될 경우 제휴 관계 종료나 수수료 보상의 회수까지도 검토할 수 있다’는 공지를 내놓았다. 레퍼럴 마케팅 사업자들로 인하여 거래소까지 미신고 가상자산사업자로 처벌받을 수 있는 위험을 방지하겠다는 의도일 것이다.

법률적으로 ‘중개∙알선’에 해당하는지, 아니면 단순 ‘광고’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매우 복잡한 문제이며, 실제 사업자의 고객유인 및 추천행위, 대가배분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졌는지 여부에 따라 달리 판단될 여지가 있다. 더구나 대부분의 해외 거래소들이 가상자산 현물보다는 선물을 위주로 거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법정에서 가상자산사업자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치열하게 다퉈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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