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구마 다이어트, 구워 먹으면 소용없다

고구마의 영양 성분
중간 크기의 주황색 찐 고구마 1개(약 140g)에는 약 130칼로리, 탄수화물 30g, 단백질 2g이 들어있다.
탄수화물 대부분은 복합 전분, 즉 소화가 천천히 되는 포도당 사슬 형태이며, 혈당을 급격히 올리는 탄수화물 비율이 낮다.
당 함량과 혈당 지수(GI)는 조리 방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찌거나 삶은 고구마는 저항성 전분이 잘 유지돼 혈당 지수가 낮다. 반면 고온에서 구우면 맥아당(maltose)으로 더 많이 전환돼 혈당 지수가 높아진다. 한국영양학회 자료에 따르면 생고구마의 혈당 지수는 55로 보통 수준이다. 고구마를 찌면 70으로 소폭 증가한다. 하지만 구우면 90에 달한다. 이는 흰쌀밥(92)과 비슷하다. 즉, 군고구마의 혈당 지수는 ‘높음’으로 분류된다.
따라서 고구마를 삶거나 찌면 저항성 전분이 유지돼 혈당 상승 속도가 완만해진다. 이는 식사 후 급격한 혈당 스파이크와 인슐린 분비를 줄여 지방 축적과 식욕 폭발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준다. 조리 후 식혀서 먹으면 저항성 전분이 더 늘어나 혈당 관리 효과는 더욱 커진다.
식이섬유 풍부해 포만감 길어
조리한 중간 크기 고구마 1개(약 140g)에는 식이섬유 4~6g이 들어 있다. 식이섬유는 위에서 소화 속도를 늦춰 포만감을 오래 유지하고, 불필요한 간식 섭취를 줄이는 역할을 한다. 껍질째 먹으면 섬유질 섭취량은 더 늘어난다.
영양전문가들은 다이어트 중일수록 고구마를 단독으로 먹기보다 채소·단백질과 함께 섭취하면 혈당 안정과 포만감 유지에 이상적이라고 조언한다.
고구마의 장점은 더 있다. 생고구마를 자르면 나오는 하양 진액인 얄라핀이라는 전분 소화효소는 장의 연동운동을 도와 배변 활동을 촉진한다. 식이섬유와 함께 작용해 변비 예방과 장내 미생물 환경 개선에도 효과적이다. 이는 다이어트 중 흔히 겪는 소화 불편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미량 영양소도 골고루 포함
고구마에는 건강에 좋은 미량 영양소가 풍부하다. 칼륨, 구리, 비타민 C, 비타민 B6를 고르게 섭취할 수 있다. 특히 구리는 항산화 작용과 함께 피부·신경·뇌 건강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색깔별 영양성분 차이
고구마는 색깔에 따라 주요 영양성분에 차이가 있다. 보라색 고구마 껍질에 풍부한 안토시아닌은 체내 산화 스트레스를 줄여 세포 손상을 억제하는 항산화 효과가 뛰어나다. 노화 관련 질병 예방 가능성도 제기된다.
주황색 속살에 많은 베타카로틴은 체내에서 비타민A로 전환돼 면역 기능 유지는 물론 피부와 시력 건강이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조리법
앞에서도 밝혔듯 고구마는 조리법에 따라 다이어트 효과가 달라진다. 고온에서 오래 구우면 당분이 늘어나 혈당 지수가 올라갈 수 있다. 반면 찌거나 삶으면 체중 관리에 유리하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먹으란 얘긴 아니다. 먹는 양 조절은 필수다. 체중을 줄이려 혈당 지수가 낮은 식사를 계획할 때는 혈당 부하 지수(GL)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혈당 부하 지수는 혈당이 오르는 속도인 혈당 지수에 섭취한 탄수화물의 총량을 곱한 뒤 100으로 나눈 값이다. 혈당 지수가 낮은 음식을 많이 먹으면 혈당 부하 지수가 상승해 문제가 될 수 있다.
삶거나 찐 고구마 적당량(중간 크기 고구마 1개 이하)을 먹되 혈당 지수가 낮은 채소 등을 곁들여 먹어야 체중 감량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영양전문가들은 “고구마는 배를 채우면서도 혈당을 안정시키는 드문 탄수화물”이라며 “극단적인 저탄수화물 다이어트보다 고구마처럼 질 좋은 탄수화물을 적절히 섭취하는 것이 지속 가능한 체중 관리에 더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박해식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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