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 과학이야기] 에너지 분야 AI 활용, 기대만큼 '주의'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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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이제 특정 전문가만의 기술이 아니다.
전력 수요 예측,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발전소와 공장의 운전 최적화, 설비 고장 진단 등 AI의 활용 범위는 해마다 넓어지고 있다.
PINN은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보존, 물질 수지, 장비 성능 한계와 같은 물리적 규칙을 함께 반영하도록 설계된 방법이다.
데이터 위에 물리 법칙과 상식, 책임이 더해질 때, 에너지 AI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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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AI)은 이제 특정 전문가만의 기술이 아니다. 스마트폰 음성 인식, 번역 서비스, 추천 알고리즘 등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에너지 분야에서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전력 수요 예측,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예측, 발전소와 공장의 운전 최적화, 설비 고장 진단 등 AI의 활용 범위는 해마다 넓어지고 있다. 특히 태양광과 풍력처럼 변동성이 높은 에너지원이 늘어나면서, 이를 안정적으로 운영하기 위한 도구로 AI에 대한 기대는 더욱 커지고 있다.
에너지 시스템은 본질적으로 복잡하다. 전력은 저장이 어렵고 수요와 공급이 실시간으로 맞춰져야 하며, 기상 조건·연료 가격·정책 환경까지 다양한 요소가 동시에 작용한다. AI는 이러한 복잡한 문제를 다루는 데 강점을 가진다. 과거에는 경험이나 단순 통계에 의존하던 영역에서, 이제는 방대한 데이터를 활용해 더 정교한 예측과 판단이 가능해졌다. 날씨와 과거 발전 데이터를 학습해 발전량을 예측하거나, 공정 데이터를 분석해 에너지 낭비 구간을 찾아내는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는 비용 절감과 탄소 배출 저감에 동시에 기여할 수 있다.
그러나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점도 있다. 가장 중요한 문제는 아직 AI가 물리 법칙을 스스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AI는 데이터를 통해 패턴을 학습할 뿐, 에너지 보존 법칙이나 효율의 한계 같은 자연의 기본 원리를 스스로 인식하지는 못한다. 이로 인해 계산상으로는 그럴듯하지만, 실제 현장에서는 성립할 수 없는 결과가 제시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에너지 효율이 100%를 넘는 것처럼 보이거나,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온도·압력 조건을 추천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러한 오류는 단순한 계산 착오를 넘어, 잘못된 투자 판단이나 안전 문제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 특히 에너지 인프라처럼 규모가 크고 안전이 중요한 분야에서는 결코 가볍게 볼 문제가 아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최근 주목받는 접근법이 바로 물리 법칙을 함께 고려하는 인공지능, 이른바 '물리 정보 기반 인공지능(PINN, Physics Informed Neural Network)'이다. PINN은 AI가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에너지 보존, 물질 수지, 장비 성능 한계와 같은 물리적 규칙을 함께 반영하도록 설계된 방법이다. 쉽게 말해 AI에게 '자연 법칙을 어기는 답은 틀린 것'이라는 기준을 동시에 가르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예측의 신뢰도를 높이고, 실제 현장에 적용 가능한 해법을 도출할 수 있다.
또 하나 중요한 점은 AI를 바라보는 우리의 태도다. 아직까지 AI는 모든 문제를 대신 해결해주는 만능 도구가 아니다. 에너지 시스템은 여전히 사람의 판단과 경험, 책임 있는 의사결정이 필요한 영역이다. 공정과 시스템을 이해하는 전문가의 검증과 물리적 타당성 점검이 함께 이루어질 때 AI의 가치는 제대로 발휘된다.
에너지 전환은 단기간에 끝나는 과제가 아니다. 기술, 경제성, 정책, 사회적 수용성이 복합적으로 얽힌 긴 여정이다. AI는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그 힘이 올바르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가능성과 함께 한계와 위험도 인식해야 한다. 데이터 위에 물리 법칙과 상식, 책임이 더해질 때, 에너지 AI는 지속가능한 미래를 향한 실질적인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박정호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에너지AI·계산과학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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