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신체활동 위축하는 ‘이것’…우울하고 잠 못잘수록 ‘위험’

김미혜 기자 2026. 1. 5.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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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병청, 노인 낙상·정신건강 관계 분석
우울감 경험 있으면 낙상률 더 높아
근력·균형 감각 유지 등 관리 필요
노인의 우울감과 수면 부족 등이 낙상 위험을 높이고, 그 경험이 다시 신체활동 감소와 우울 심화를 불러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 낙상은 단순한 사고를 넘어 삶의 질과 정신건강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중대한 위험 요인으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전국 단위 조사 자료를 분석한 연구에서 노인의 다회 낙상과 우울증 등 정신건강 지표 사이에 뚜렷한 연관성이 확인됐다.

질병관리청 월간지 ‘지역사회 건강과 질병’ 2026년 1월호에는 노인의 다회 낙상과 정신건강 간의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가 게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2022년 국내 낙상 사망자는 2702명으로 전년(2722명)보다 소폭 감소했으나 2012년과 비교하면 28.4% 증가했다.

이번 연구는 2017·2019·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자료를 활용해 65세 노인 19만777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최근 1년간의 낙상 경험을 기준으로 ▲낙상 무경험 ▲1회 낙상 ▲다회 낙상으로 구분했으며, 정신건강 지표로는 ▲수면시간 ▲주관적 스트레스 인지 수준 ▲우울감 경험 여부 ▲우울증 수준(PHQ–9)을 설정했다.

분석 결과, 정신건강 상태가 좋지 않을수록 낙상 경험 비율이 높아지는 경향이 확인됐다. 하루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수면 부족군에서는 1회 낙상 경험률이 13.4%, 다회 낙상은 7.5%로 조사됐다. 반면 6~8시간 수면 그룹에서는 1회 낙상 10.4%, 다회 낙상 4.9%로 수면 부족군보다 각각 3%포인트 정도 낮았다.

우울감을 경험한 노인의 경우 1회 낙상 경험률은 16.0%, 다회 낙상은 13.1%로 나타났다. PHQ–9 점수를 기준으로 분석해도 우울증 수준이 높을수록 낙상 경험률이 커지는 흐름이 확인됐다. 스트레스를 매우 많이 느낀다고 응답한 노인 역시 1회 낙상 비율 15.5%, 다회 낙상 14.9%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반면 우울감을 느끼지 않은 그룹에서는 1회 낙상이 10.9%, 다회 낙상이 5.1%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연령, 배우자 유무, 학력, 거주 형태, 신체활동 여부 등을 고려해 보정한 다항 로지스틱 회귀분석에서도 결과는 유사했다. 특히 가벼운 수준의 우울증이 있는 노인도 우울증이 없는 노인에 비해 다회 낙상 위험이 약 2배 가까이 높았다.

낙상은 부상의 경중과 관계없이 신체활동을 위축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클립아트코리아

문제는 낙상이 부상의 경중과 관계없이 신체활동을 위축시키고 사회적 고립을 심화시켜 삶의 질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다. 연구를 이끈 임채린 동아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연구원은 “낙상을 경험한 노인들은 걷기 실천이나 중등도 또는 격렬한 신체활동 일수가 낙상을 겪지 않은 노인보다 적었다”며 “낙상에 대한 두려움이 활동 감소로 이어지고 이는 다시 우울감 증가로 연결되는 악순환과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낙상은 일상생활 공간에서 빈번하게 발생한다. 국가건강정보포털에 따르면 응급실을 방문한 환자 가운데 낙상이 차지하는 비율은 34.7%로 가장 높았다. 추락을 제외한 낙상은 주로 집 안에서 발생했으며 ▲거실(18.8%) ▲화장실(15.9%) ▲침실(15.7%) ▲계단(15.6%) 순으로 많았다. 화장실 타일이나 장판·마루처럼 미끄러운 바닥 환경이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목됐고, 침대에서 떨어지는 사고 역시 어두운 환경에서 급하게 움직일 때 자주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적 특성에 따른 차이도 확인됐다. 여성 노인의 낙상률은 8.1%로 남성(6.1%)보다 높았으며, 연령이 증가할수록 낙상률도 함께 높아졌다. 특히 85세 이상 노인의 최근 1년간 낙상 경험률은 13.6%에 달했다. 배우자가 없거나 독거 상태인 노인, 신체 기능에 제한이 있는 노인도 낙상 위험이 상대적으로 컸다.

낙상을 예방하려면 신체적 안전 관리와 더불어 정신건강 관리가 함께 이뤄져야 한다. 규칙적인 운동으로 근력과 균형 감각을 유지하고, 복용 중인 약물이 어지럼증을 유발하는지 의료진과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집 안 바닥의 물기를 제거하고 미끄럼 방지 장치를 설치하며 충분한 조명을 확보하는 등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한 예방 대책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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