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쇄신파’ 한동훈·오세훈 vs ‘자강파’ 장동혁·나경원…지선 앞두고 연합전선 형성하나
오세훈 “힘 모두 모아야…통합에 예외 없어”
지선 패배 위기감에 ‘느슨한 연대’ 형성 관측
장동혁 “계엄 정치적 이용, 통합에 반해”
나경원 공조 움직임 “지도부 흔들 때 아냐”

6·3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윤석열 전 대통령과의 절연과 쇄신을 촉구하는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오세훈 서울시장과 당성(당에 대한 충성심)에 기반한 자강론을 펴는 장동혁 대표·나경원 의원 간 연합 전선이 나타나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쇄신파 대 자강파’로 나뉘어 당내 세력 재편에 돌입하는 모습이다.
4일 국민의힘에 따르면 한 전 대표는 전날 페이스북에서 “일부 중앙당 당직자들이 우리 당 서울시장이자 유력한 출마 예정자가 당의 쇄신, 계엄과의 단절을 촉구했다는 이유로 공격하고 있다”며 “명백한 해당 행위”라고 밝혔다. 한 전 대표의 발언은 장 대표와 가까운 당내 인사들이 오 시장을 공격하자 오 시장 편에 서서 맞대응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오 시장은 지난 1일 장 대표를 향해 “기다릴 만큼 기다렸고, 참을 만큼 참았다”며 “당 지도부가 윤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등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그러자 장예찬 여의도연구원 부원장, 박민영 미디어대변인 등은 “남 탓 이전에 자신을 돌아보라”, “자기 정치한다”며 오 시장에 날을 세웠다.
오 시장 역시 지방선거 전 범보수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며 한 전 대표에 우호적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1일 “(한 전 대표가) 우리 당원들에게 상처를 주는 언행을 했던 것은 저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더불어민주당의 폭주를 막기 위해선 조그마한 힘이나마 모두 모아야 될 것이다. 통합에 예외는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 전 대표와 오 시장은 둘 다 탄핵을 찬성하며 윤 전 대통령과의 절연을 주장해왔지만 연대 대신 독자 행보를 택했다. 그러던 이들이 지방선거가 다가오자 장동혁 지도부에 쇄신을 촉구하며 느슨한 연대를 형성하는 모습이다. 장 대표가 계속 윤 전 대통령과의 선 긋기에 나서지 않자 선거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친한동훈(친한)계 인사는 이날 통화에서 “아직 대놓고 손잡고 연대할 단계는 아니지만, 지도부가 말을 안 듣고 있지 않나”라며 “지방선거가 다가올수록 연대하는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친한계 인사는 “양측의 교감은 없지만 심정적으로는 지방선거를 치르려면 우리가 같이 가야 된다는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 시장 측 관계자는 “기계적 연대를 염두에 두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오 시장이 범보수 연대와 관련해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이기에 서로 만날 수도 있고 모든 것이 열려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반면 장 대표는 쇄신파의 요구를 외면한 채 자강론을 고수하고 있다. 장 대표는 지난 2일 “지금 상황에서 국민의힘을 키우는 데 더 많은 노력을 하는 게 맞다”며 “통합을 이야기하면서 계엄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 하는 것은 통합에 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당내 통합에 있어 어떤 걸림돌이 있다면 그 걸림돌이 먼저 제거돼야 할 것”이라고 당원게시판 의혹으로 윤리위원회에 넘겨진 한 전 대표를 겨냥했다.
장 대표는 지방선거 경선 룰 변경을 통해 당세 확장을 주장하는 나 의원과의 공조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해 11월 나 의원이 이끌던 당 지방선거기획단이 당심(당원투표 비율)을 50%에서 70%로 상향하는 지방선거 경선 룰을 제안하자 “저는 당대표로서 당성을 강조하고 당원 권리를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그런 차원에서 지선기획단에서 그런 안을 제안한 듯하다”고 말했다.
나 의원도 지난 1일 오 시장이 장 대표를 비판하자 “지금은 내부에서 지도부를 흔들고 압박할 때가 아니다”라며 “후방에서 관전하듯 공개 훈수 두는 정치는 비겁하다”고 장 대표를 엄호했다. 그는 같은 날 강성 보수 유튜브 채널인 <이영풍TV>에서 “오세훈은 좀 이기고 싶다”며 서울시장 출마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보라 기자 purpl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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