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서해 피살 ‘반쪽 항소’ 검찰, 공소청 역할도 포기할 건가

검찰이 ‘서해 공무원 피살 은폐’ 사건 피고인 5명 중 2명에 대해서만 항소했다. 피해자가 자진 월북한 것처럼 발표한 명예훼손 혐의만 항소하고, 사건의 본질인 반인도적 공무원 피살에 대한 문재인 정권의 은폐 혐의는 항소를 포기했다. 북한군에 의해 우리 국민이 잔혹하게 살해당한 사건이 수사 발표 내용의 적법성만 다투는 명예훼손 사건으로 축소된 것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은폐 혐의를 포함해 1심 재판부가 무죄를 선고한 대부분의 기소 내용에 대해 항소 방침을 정했다고 한다. 2020년 9월 공무원 피살 사건 발생 직후 국방부와 국정원이 삭제한 문건이 5000건이 넘고 문 정권이 내부 논의 과정에서 사건 은폐를 의도했다는 관계자 진술에도 재판부가 “증거가 충분치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검찰은 당연히 항소를 통해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아야 한다. 그렇게 하라고 검찰이 있고, 3심 제도를 두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검찰 수뇌부는 항소 시한 당일 면피성 ‘반쪽 항소’로 결론을 내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1심 무죄가 나오자 “없는 사건을 만들고, 있는 증거를 숨겼다”며 검찰을 비판했다. 김민석 총리도 “사실상 조작 기소”라며 검찰에 항소 포기를 요구했다. 대통령과 총리가 동시에 공개적으로 검찰을 압박한 경우는 유례가 없다. 해서는 안된다고 법이 엄격히 제한하는 사실상의 수사 지휘를 대통령과 총리가 동시에 한 셈이다. 검찰이 무너지자 이런 일이 일상처럼 벌어지고 있다. ‘반쪽 항소’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진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은 대검 반부패부장 시절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에 관여한 인물로 지목됐었다.
검찰청 폐지와 수사·기소권 분리로 10월부터 검찰청은 공소청으로 역할과 명칭이 바뀐다. 검찰은 수사를 하지 말고 기소와 공소 유지만 하라는 것이다. 검찰은 “보완 수사권이라도 유지해 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그런데 지금 검찰은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처럼 주요 사건에 대한 연이은 재판 포기로 공소청 역할인 공소 유지조차 제대로 못 하고 있다. 권력 눈치나 살피다가 막판에 항소 흉내만 내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이런 검찰이 왜 필요한지 검찰은 스스로에게 물어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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