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동열의 요산요설(樂山樂說)] 54. 삼척 추영산

최동열 2026. 1. 5. 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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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창대한 풍광 아우르는 오묘한 산
▲ 삼척 추영산 정상

삼척 ‘추영산’이라고 하면 “그런 산이 있었나?”하고 고개를 갸웃하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 같다. 토박이들에게도 생소한 이름이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추영산은 삼척 쉰움산과 한몸처럼 묶여있는 산이다. 쉰움산과 지근거리에서 어깨를 맞대고 호형호제 하는 사이라고 보면 이해가 쉬울 수도 있겠다. 한자로 ‘오십정산(五十井山)’으로 표기되는 쉰움산(해발 670m)은 ‘쉰 개의 우물산’이라는 이름 그대로 정상이 우물처럼 움푹움푹 파인 수많은 바위 구멍으로 이뤄진 별천지이다. 그 경치에 홀려 정상에만 머물다가 하산하는 등산객이 많은데, 그건 쉰움산을 제대로 즐긴 것이 아니다. 쉰움산 정상 부근에는 3군데 절경이 숨어 있는데, 쉰움산 정상이 제1경이라고 하면, 오늘 말하는 추영산이 제2경이요, 쉰움산 정상에서 두타산 방향으로 100∼200m 더 올라 만나게 되는 병풍 바위 지대가 제3경이라고 할 수 있다. 3경을 모두 구경해야 쉰움산 탐방이 완성된다고 할 수 있는 것이다.

해발 553m, 추영산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이름도 없는 무명 산으로 인식됐으나, 어느 날 ‘추영산’이라고 새겨진 정상석이 등장하면서 명함을 내밀게 됐다. 정상은 쉰움산처럼 거대한 바위 암릉으로 구성돼 있다. 쉰움산과 생김새가 비슷한 듯 다른 이란성 쌍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정상 그 자체의 경치도 탁월하지만, 사방을 굽어보는 조망미가 매력을 더한다. 동해시 무릉계곡 일원의 신흥 명소인 ‘무릉별유천지’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고, 동해·삼척 지역의 제일봉인 두타산으로 굽이쳐 오르는 산줄기가 용틀임의 진수를 보여준다. 동해바다 조망? 그건 당연한 선물이다. 그렇게 빼어난 산의 폼새와 경관미 때문에 매년 정초에 이곳에서 시산제를 지내는 산악회가 적지 않고, 두타산 정상을 향해 멋들어진 자연 제단도 마련돼 있다.

추영산은 쉰움산과 묶어 산행하는 것이 좋은데, 아직은 이정표도 변변치 않은 것이 아쉽다. 삼척시 미로면 천은사에서 등산을 시작해 쉰움산 9부 능선 쯤, 샘터 부근에서 두 갈래 등산로가 나뉘는데, 두타산 쪽으로 가면 쉰움산이요, 동쪽으로 500여m를 더 가면 추영산이다. 정비된 등산로는 아니지만, 다니는 데 큰 불편은 없다. 쉰움산·추영산 연계 산행시 전체 이동거리는 6㎞, 3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쉰움산과 추영산은 ‘오묘하다’는 표현이 잘 어울리는 산이다. 기묘한 바위산 정상, 깎아지른 벼랑, 돌탑 무더기, 쭉쭉 뻗은 미인송, 백두대간으로 치솟는 호기로운 산세가 시시각각 눈을 홀린다. 작지만, 창대한 풍광을 아우르는 추영산에서 오늘 나그네는 또 한번 겸손을 배운다. 강릉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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