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건보’ 논의에…중증질환자 “절박함 있겠지만 우린 생명 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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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도 생존과 연결되는 질환"이라며 건강보험 적용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중증 질환자들이 박탈감을 호소하고 나섰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그분(탈모)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모른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럴수록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으로 휩쓸릴 수밖에 없다"며 "건강보험 제도의 전반적인 불협화음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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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탈모 건강보험 적용을 말했는데, 그분(탈모)들도 절박한 부분이 있겠지만 우리는 생명이 달렸다.”
한달에 약값으로 550만원을 쓰고 있는 대장암 환자인 공아무개(47)씨 가족은 탈모 건강보험 적용 논의를 보면, 한숨이 나온다고 했다. 2022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수술을 마친 공씨는 1~2차 치료제를 사용할 땐 건강보험이 적용돼 월 12~15만원 정도가 들어갔다. 하지만 3~4차 치료제를 사용한 지난해부터 건강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월 550만원을 오롯이 부담하는 상황이다. 항암 치료는 효과가 떨어지면 다른 약을 써야 한다. 1~2차 치료제까지는 건강보험 지원이 가능하지만, 3~4차는 적용이 안 된다.
공씨는 30평대 아파트 전세자금을 빼서 더 좁은 평수의 국민임대아파트로 이사했다. 공씨의 가족은 “항암치료를 하면 감염에 취약해 사회생활이 어려워 소득절벽이 온다”며 “요새 20∼40대 젊은 사람들도 대장암이 늘고 있다. 돈이 없어 아예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이 봤다”고 말했다. 공씨 가족은 중증 질환에 대한 건강보험 확대가 시급하다고 호소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보건복지부 업무보고에서 “탈모도 생존과 연결되는 질환”이라며 건강보험 적용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중증 질환자들이 박탈감을 호소하고 나섰다. 이들은 비급여 치료제가 비싸도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담하고 있는데, 복지부가 탈모 지원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어서다. 복지부는 최근 “향후 의료적 필요성, 비용 효과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 등 논의를 거쳐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증 질환자들 사이에선 건강보험 적용의 우선순위를 명확히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증·고액진료의 건강보험 보장성은 수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보면, 1인당 중증·고액진료비 상위 30위 내 질환의 건강보험 보장률은 2024년 기준 80.2%다. 2021년 82.6%에서 2022년 80.5%로 떨어진 뒤, 2023년 80.9%로 소폭 올랐다가 다시 하락했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그분(탈모)들의 어려움과 고통을 모른다는 얘기가 아니다. 이럴수록 우선순위가 명확하지 않으면 사회적 갈등으로 휩쓸릴 수밖에 없다”며 “건강보험 제도의 전반적인 불협화음이 쏟아져 나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탈모·중증질환 등 제약사들이 약값을 터무니없이 비싸게 책정한 것이 근본적인 원인이라는 지적도 있다. 정형준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중증질환 치료제는 제약업체가 엄청난 초과이익을 붙여서 가격을 높게 책정하고 있다. 탈모약도 복제약인데 가격이 너무 비싸다”며 “지나치게 높은 공급 가격을 점검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손지민 기자 sj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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