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물살타는 행정통합…‘슈퍼 광역지자체’ 탄생하나
입법·시도민 공감대 등 해결과제 산적
시·도의회 동의 필수…핵심 변수 부상
地選 전 절차 마무리까지 시간표 촉박
일각 신중론도 고개…정치적 셈법 분주
李대통령 9일 간담회 방향 가를 분수령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한 데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적극 환영하며 더불어민주당 광주·전남 국회의원들을 청와대에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갖기로 하면서 실질적인 추진 국면으로 접어들지 귀추가 주목된다.
이 대통령의 메시지와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제시 여부가 향후 행정 통합 방향과 속도를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李대통령 내놓을 메시지 이목 집중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지난 2일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합동 참배를 한 뒤 광주·전남 행정 통합 추진을 공식 선언했다.
이후 강 시장과 김 지사는 이날 청와대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을 만났고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광주·전남 행정 통합’ 추진에 대해 환영하며 덕담을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강기정 시장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새해 아침, 대통령님과 한 장의 사진을 남길 기회가 있었다. 청와대 신년 인사회 자리였다”며 “대통령께서는 저에게 광주·전남 통합 추진에 대해 웃으시면서 ‘하기로 했다면서요. 수고했어요’ 하셨다”고 소개했다.
김영록 지사도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재명 대통령님 내외분께 인사드리며 오늘 아침 광주·전남 통합 선언을 했다고 말씀드렸다. 대통령님께서는 웃으시며 ‘잘 하셨네요’라고 덕담을 해 주셨다”며 “지방의 중요한 일들을 직접 챙겨주고 조력해 주겠다는 이재명 대통령님과 함께 일하는 것은 힘이 나고 즐겁다”고 적었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 대변인실은 4일 이 대통령이 오는 9일 청와대에서 광주·전남 지역구 국회의원들을 초청해 오찬 간담회를 가진다고 언론 공지했다.
앞서 이 대통령이 대전·충남 통합 논의 과정에서 지역 국회의원들과 오찬 자리를 갖고 6월 지방선거와 연계한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 가능성을 언급한 전례가 있는 만큼 이번 간담회에서도 유사한 메시지가 나올지 정치권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간담회에는 강 시장과 김 지사도 함께 참석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통합 원칙, 시기·방식 등 직접적인 의견 교환과 세부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와대 오찬 간담회가 향후 행정 통합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정부 차원의 재정·권한 이양 원칙과 통합 일정에 대한 메시지가 나올 경우 통합 추진에 결정적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별법 2월 국회 통과 ‘1차 관문’
이와 함께 광주·전남 행정 통합이 실질적인 통합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지방자치법상 특별법 제정, 지방의회 의견 청취 또는 동의, 주민 의견 수렴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통합의 법적 근거가 될 특별법은 이미 국회에 발의돼 있으나 6월 지방선거와 연계하려면 예비후보 등록 이전 처리라는 시간표를 맞춰야 한다. 이에 따라 특별법의 2월 국회 통과 여부가 사실상 1차 관문으로 꼽힌다.
특별법이 통과되면 현행 광주시장과 전남지사 체제는 단일 광역단체장 체제로 전환되고 시·도의회 역시 통합 절차를 밟게 된다.
이후 단계는 주민 의견 수렴이다. 통합 선언문에는 “시·도의회 의견 청취와 시·도민의 충분한 의견 수렴을 거쳐 통합안을 확정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주민 투표를 실시할지, 의회 동의로 갈음할지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인 로드맵이 제시되지 않았다.
지방자치법은 지방의회가 통합에 찬성할 경우 주민 투표를 생략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도의회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가 향후 핵심 변수로 떠오른다. 지방선거를 불과 5개월 앞둔 촉박한 일정 속에서 설득력 있는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이 때문에 광주시는 4일 오후 강기정 시장 주재로 행정통합 추진 사전회의를 열어 시의회 간담회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5일 오전 9시 행정통합추진기획단 현판식·오후 5시30분 1차 실무회의에 이어 6일 시의회와 ‘행정통합 의원 간담회’를 열 예정이다.
◇地選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 여부 촉각
가장 큰 관심사는 6·3 지방선거에서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이 실제 가능한지 여부다.
강 시장과 김 지사는 행정 통합 선언과 함께 ‘6월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 목표를 제시했지만 시간표는 극도로 촉박한 실정이다.
통합 광역단체장 선거가 현실화하려면 2월 중 특별법 통과를 비롯해 모든 절차를 불과 두세 달 안에 마쳐야 한다.
이 때문에 특별법 처리 시점이 사실상 오는 6월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 여부를 가르는 데드라인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정치권 내부에서는 통합 속도를 둘러싼 입장 차가 분명하다. 강 시장과 김 지사를 비롯해 일부 인사들은 “기회가 왔을 때 결단해야 한다”는 논리를 앞세워 6월 지방선거와 연계한 조기 통합 광역단체장 선출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반면, 일각에서는 통합의 당위성에 공감하면서도 충분한 숙의와 단계적 추진이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결국 광주·전남 행정 통합은 정치적 선언을 넘어 실행의 문제인 만큼 특별법 제정, 의회 동의, 주민 의견 수렴 등의 문턱을 넘지 못할 경우 다시 장기 과제로 밀릴 가능성도 있다.
반면, 모든 절차를 짧은 시간 안에 정리할 경우 광주·전남은 320만 인구, 150조원 규모의 ‘슈퍼 광역지자체’로 첫발을 내딛게 된다./변은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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