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마두로 가옥 모형으로 실전연습…전투기 150대 한밤에 날렸다

최승진 특파원(sjchoi@mk.co.kr), 김규식 기자(dorabono@mk.co.kr) 2026. 1. 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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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박했던 마두로 체포 작전
美, 수개월간 마두로 동선파악
720억원대 현상금 걸려있어
내부 조력자가 정보 제공한 듯
마두로, 브루클린구치소 수감
마약 밀반입·돈세탁 혐의 받아
다음주 맨해튼서 재판받을 듯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미국 마약단속국(DEA) 요원에게 이끌려 ‘퍼프 워크’(perp walk·수사기관이 피의자를 언론 카메라에 의도적으로 노출시키는 행위)를 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백악관 긴급대응 엑스 계정 게시물 캡쳐] 2026.1.4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2시간30여 분.

미군은 수개월 전부터 마두로 대통령의 동선을 파악하고 예행연습을 하는 등 기습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철저하게 준비해왔던 것으로 확인됐다.

댄 케인 미국 합참의장은 이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자택인 플로리다주 마러라고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확고한 결의(Operation Absolute Resolve)’로 명명된 마두로 대통령 체포 작전을 브리핑했다.

케인 의장은 미군이 지난해 12월 초부터 베네수엘라를 기습공격하기 위한 대기에 들어갔다고 설명했다. 기상 조건 등을 면밀히 지켜보던 미군은 기상 상황이 호전되자 미 동부시간으로 2일 밤 10시 46분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와 함께 작전을 개시했다.

이에 서반구에 있는 20개의 지상·해상 기지에서 150대가 넘는 항공기가 베네수엘라를 향해 출격했다. 해병, 해군, 공군, 주방위군 소속의 F-22, F-35, F-18 등 전투기, EA-18 전자전기, E-2 조기경보기, B-1 폭격기, 지원기, 다수의 원격 조종 무인기가 동원됐다.

부대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 진입하자 합동 공군부대는 베네수엘라의 방공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헬기의 목표 지점 도달을 도왔다.

헬기는 마두로 대통령의 안전가옥에 3일 오전 1시 1분(베네수엘라 시간 오전 2시 1분)에 도착했으며, 마두로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해 신속하고 정밀하게 움직였다.

이 과정에서 미군 헬리콥터 한 대가 베네수엘라 측에 의해 피격됐지만 비행할 수 있었으며, 모든 항공기가 임무를 마치고 복귀했다.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공중·지상 정찰팀이 지상군에 실시간 정보를 제공해 안전을 유지할 수 있었다.

케인 의장은 마두로 대통령 부부가 저항을 포기했으며 미 법무부가 부부를 체포했다고 밝혔다.

CNN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한밤중에 자고 있던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침실에서 끌어냈다. 트럼프 대통령이 공개한 사진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회색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압송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시간)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하기 위한 ‘확고한 결의’ 작전 진행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지켜보고 있다. 2026.1.4 [트럼프 트루스소셜]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대통령이 두꺼운 철제문이 있는 안전시설(safe place)로 피신하려고 했지만, 미군이 신속하게 행동해 그러지 못했다면서 “그는 문까지 갔지만 문을 닫을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 부부를 체포한 미군은 전투기와 무인기의 엄호하에 헬기를 타고 작전 지역을 벗어났다.

이 과정에서 베네수엘라 측과 다수 교전이 있었지만, 미군은 오전 3시 29분에 베네수엘라 영토를 벗어났으며 마두로 대통령 부부와 함께 이오지마함으로 복귀했다. 급습부터 이오지마함 복귀까지 2시간30분이 채 걸리지 않은 셈이다.

케인 의장은 “이번 작전에 앞서 정보당국이 마두로가 어떻게 이동하는지, 어디에 사는지, 어디로 여행을 가는지, 무엇을 먹었는지, 무엇을 입었는지, 어떤 애완동물이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수개월을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작전을 두고 “2차 세계대전 이후로 볼 수 없었던 공격이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수많은 헬리콥터와 항공기, 그리고 수많은 인원이 이 작전에 투입됐다”며 “군사 장비 한 점도 잃지 않았다. 더 중요한 것은 단 한 명의 장병도 사망하지 않았다는 점”이라고 했다.

미국이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마약 혐의로 전격 체포한 가운데 4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주한 베네수엘라 대사관이 입주한 건물 앞에 베네수엘라 국기가 바람에 휘날리고 있다. 2026.1.4 [뉴스1]
CNN·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마두로 대통령은 이오지마함을 타고 관타나모만에 위치한 미 해군기지로 이동한 뒤 미 연방수사국(FBI)이 미리 준비한 미국 정부 항공기로 갈아타고 뉴욕의 스튜어트 공군기지로 이송됐다. 그는 다시 헬기에 탑승해 오후 7시께 뉴욕시 브루클린에 도착해 메트로폴리탄 구치소에 수감됐다.

이날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에 “마두로의 혐의는 마약 테러 공모, 코카인 밀반입 공모, 미국을 상대로 한 총기·폭발물 소지 등”이라며 “이들은 곧 미국 법정에서, 미국 땅 위에서 미국 사법의 엄중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마두로 대통령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때인 2020년 3월 미국에서 마약 밀매와 돈세탁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미 연방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 등이 콜롬비아 옛 최대 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잔당들과 공모해 “미국에 코카인이 넘쳐나게 했다”며 베네수엘라에서 200~250t의 코카인이 흘러나온다고 추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사진=AFP 연합뉴스]
미 연방 검찰은 수년간 수사를 벌인 끝에 마두로 대통령을 기소했다. 뉴욕 검찰은 마두로 대통령과 측근들이 “지난 20년 동안 FARC와 마약테러 동업을 해왔다”며 “마두로와 부패한 정부 기관이 정치적·군사적 보호를 제공했기 때문에 이 같은 규모와 범위의 마약 밀매가 가능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플로리다주 검찰은 호화 요트부터 수백만 달러의 콘도에 이르기까지 마두로 일당의 돈세탁 신호들을 계속 확인했다고 밝혔다.

기소 당시 미 국무부는 마두로 대통령의 체포와 유죄 선고로 이어지는 정보를 제공하는 사람에게 1500만달러의 현상금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 직후인 올해 1월 미국은 마두로 대통령에 대한 현상금을 2500만달러로 올렸고, 이어 8월에 다시 5000만달러(약 723억원)로 인상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다음 주 맨해튼 연방법원 법정에 설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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