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꾸로 가는 대출금리…고신용자 '비명'

김국배 2026. 1. 4. 18: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1월 취급한 신용 한도(마이너스) 대출 가운데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자에게 내준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3.47%였다.

같은 시기 우리은행에서도 600점 이하 대출자에게 내준 마이너스 대출의 금리가 연 4.98%를 기록한 반면, 601~650점 대출자는 연 5.08%를 적용받았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신용 등급과 상관없이 모든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연 7% 이하로 제한하는 '대출 금리 상한제'까지 도입했다.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포용금융 기소 속 '금리 역전' 잇따라
고신용자가 저신용자보다 1.26%p 높은 사례도
성실상환자 역차별 논란도 확산

[이데일리 김국배 이수빈 기자] 하나은행이 지난해 11월 취급한 신용 한도(마이너스) 대출 가운데 신용점수 600점 이하 대출자에게 내준 대출의 평균 금리는 연 3.47%였다. 반면 951점 이상 대출자에게 적용한 금리는 연 4.73%로 오히려 1.26%포인트 높았다. 신용점수 전 구간을 통틀어 가장 높은 금리 수준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같은 시기 우리은행에서도 600점 이하 대출자에게 내준 마이너스 대출의 금리가 연 4.98%를 기록한 반면, 601~650점 대출자는 연 5.08%를 적용받았다. 전달에 이어 두 달 연속 600점 이하 대출자에게 적용된 금리가 601~650점 대출자 금리보다 낮았다.

은행 대출 시장에서 ‘신용이 높을수록 금리가 낮다’는 공식이 흔들리고 있다. 은행연합회 소비자포털에 따르면 최근 고신용자보다 저신용자에게 더 낮은 금리를 적용하거나, 저신용 구간에서 신용점수가 더 낮은 이들에게 더 낮은 금리를 제공한 ‘금리 역전’ 현상이 갈수록 확산하고 있다. 은행들이 대출 총량 규제에 대출 문턱을 높이는 가운데 포용 금융 기조에 따라 저신용자에게 금리 혜택을 늘린 결과로 해석된다.

이는 신용대출뿐 아니라 주택 관련 대출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11월 SC제일은행이 취급한 주택담보대출(분할상환방식)에서 601~650점 대출자는 평균 연 5.25%에 대출을 받았다. 하지만 600점 이하 대출자는 연 5.13%에 대출을 받았다. KB국민은행에선 601~650점 대출자가 연 4.81%에, 600점 이하 대출자는 연 4.52%에 대출을 받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해 10월 저신용자 대출 금리가 높다는 취지로 “금융이 너무 잔인하다”고 발언한 이후 은행들이 저신용자 우대 금리를 확대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대통령의 발언 이후 시중은행들은 새희망홀씨 등 서민금융 대출 상품의 우대 금리를 올려 대출 금리를 낮췄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저신용자가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아 일부 통계 착시 현상이 생길 수 있다”면서도 “(금리 역전 현상은) 최근 들어 서민금융 상품 금리를 인하한 영향이 가장 크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정부가 포용금융을 강조하는 만큼 이런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단 점이다. 실제로 은행들은 포용 금융에 70조원이 넘는 자금을 풀 예정이라 고신용자보다 저신용자의 대출 금리 인하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일례로 우리은행은 지난달 신용 등급과 상관없이 모든 개인 신용대출 금리를 최고 연 7% 이하로 제한하는 ‘대출 금리 상한제’까지 도입했다. 이 과정에서 성실히 빚을 갚아온 차주들이 역차별을 겪는다는 불만도 커지고 있다.

향후 은행이 저신용자의 금리를 낮추는 대신 고신용자의 우대 금리를 줄이는 식으로 비용을 전가할 수 있단 우려도 제기된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저신용자 금리를 인위적으로 낮추면 위험에 따른 가격 신호가 왜곡되고, 그 결과 금융회사는 손실을 보전하기 위해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높은 차주에게 더 높은 금리를 적용하게 된다”며 “성실 상환자나 차상위 저신용자가 오히려 불리해지는 역차별 구조가 고착화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국배 (vermeer@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