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신년 기획 어젠다 2] "지역 성장 거점 마련 기회…선제적 대응 나서야"
‘분산’아닌 ‘집중 이전’ 통한 집적화 겨냥
광주시, 새해 ‘전담 TF’ 신설해 전열 정비
6대 전략 분야별 유치 로드맵 마련 박차
전남도, 상반기 기관 현장 유치활동 나서
AI컴퓨팅센터·인공태양 등 유치 탄력 ↑

정부가 수도권 과밀 해소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오는 2027년부터 공공기관 2차 이전을 본격 추진하는 가운데, 광주광역시와 전라남도가 지역 성장 거점 마련의 기회를 잡기 위한 선제적인 대응에 나섰다.
정부가 앞서 1차 이전을 통해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하고자 치밀한 이전계획이 마련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만족할 만한 성적표를 받아 들기 위해 양 시·도에 보다 철저한 사전 준비가 요구되는 상황이다.
◇정부, '집적화' 노린 이전 의지 확고
지난해 8월 13일 대통령 직속 국정기획위원회가 발표한 이재명 정부 123대 국정과제에는 '2차 공공기관 이전 등 균형성장 거점 육성'이 포함됐다. 이는 수도권에 집중된 공공기관을 지방으로 이전, 자치분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 균형성장을 이루겠다는 목표가 골자다.
지난달 12일에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업무보고를 통해 2026년 안으로 공공기관 2차 이전계획을 확정한 뒤 2027년부터 이전을 본격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김 장관은 "1차 이전(170여 개)보다 더 많은 기관이 지방으로 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면서 지역 균형성장을 최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이전 대상으로 공공기관 약 350여 곳이 확보된 상태"라고 덧붙였다.
농협 등 법률상 본점 소재지를 서울에 두도록 명시된 기관을 놓고는 필요 시 국회와의 논의를 거쳐 법률 개정의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검토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등을 이전기관으로 잡은 전남의 경우 이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릴 수 있는 셈이다.
이 대통령이 '분산 이전'이 아닌 '집중 이전'을 주문한 점에 대해선 "나눠먹기식 이전은 지양하고 이전 효과와 지역 파급력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판단하겠다"며 "내년 이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충분히 검토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혁신도시정책연구원(ICPRI)이 지난 9월 발표한 '혁신도시 상생지수' 평과 결과 1차 공공기관 이전이 기관 '나눠먹기' 수준으로 진행돼 '사실상 실패'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향후 2차 공공기관 이전은 '분산'방식이 아닌 기존 혁신도시의 '집중' 을 통한 클러스터 전략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다만, 지역 안팎에서는 적어도 오는 6·3 지방선거 이후에야 정부의 이전계획이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광주·전남 공조 속 대응 고도화
광주시·전남도는 지난해부터 정부의 2차 공공기관 이전 방침에 대해 협력을 강화하며 대응체계를 고도화하고 있다.
양 시·도는 공동 용역을 통해 6대 전략 산업군을 중심으로 30여 개의 이전 적합 기관을 도출하고, 유치를 위한 기반 논리를 구축 중이다.
광주시는 AI·문화·사회서비스 분야를, 전남도는 에너지·AI·농수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유치 기관을 검토하고 있다.
광주시의 경우 나주 혁신도시에 자리한 한국전력과의 시너지를 더하기 위해 한전 인재개발원과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을 비롯해 AI 관련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등을 유치하는 데에도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내년 3월 전국 확대 시행을 앞둔 '광주다움 통합돌봄'과의 연계 효과를 노리고자 한국사회보장정보원 유치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 분야에서는 한국디자인진흥원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등이 유치 대상에 포함됐다.
특히 광주시는 지난 1일자로 인구정책담당관실 산하에 '공공기관 이전 전담팀(TF)'을 신설하며 2차 기관 유치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그동안 광주시는 혁신도시팀을 중심으로 공공기관 이전과 관련한 업무를 병행해 왔지만, 본격적인 이전 절차를 앞두고 보다 집중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판단 아래 전담 조직 신설로 방향을 틀었다.
새 TF는 기존 혁신도시팀이 담당하던 유치 관련 기능을 분리해 수도권 공공기관 이전 대응과 후보 기관 발굴, 정부 협의 등 실무 전반을 담당한다.
외부 인력 충원 없이 팀장 포함 내부 직원 2~3명으로 구성되며, 국토교통부와 지방시도위원회 등 중앙부처 협의 창구 역할도 맡을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이번 TF 신설은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광주시의 정책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실질적 조치"라며 "공공기관 이전이 다시 본격화되는 흐름에서 시가 선제적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시는 이번 TF를 통해 실무 대응력을 끌어올리고, 중앙부처 및 이전 대상 기관과의 협의 채널을 한층 촘촘히 다진다는 구상이다.
TF는 기존 혁신도시팀의 기능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공공기관 이전 업무를 이관받아 전문성과 효율성을 강화하는 형태다.
예컨대 혁신도시팀은 입주기관 지원·정주여건 개선 등 현행 업무에 집중하고, TF는 기관 유치 전략과정책 대응, 정부 협의 등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한 관계자는 "이전 업무가 기존에는 다른 사무와 혼재돼 속도감이 떨어졌는데, 이번 분리로 명확한 책임과 목표가 생긴 셈"이라며 "기관별 맞춤 유치 전략을 추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고 말했다.
시는 올초 TF를 중심으로 6대 전략 산업분야별 이전기관 후보군을 정밀 분석하고, 타당성 근거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또 공공기관 이전을 지역 인구정책·산업정책과 연계해 '광주형 균형발전 모델' 구축의 시동을 건다는 구상이다.
전남도는 이보다 앞서 지난해 7월 정책기획관실 산하에 '공공기관 이전 TF'를 신설, 보다 적극적인 기관 유치 의지를 다지고 있다.
전남도는 지난해부터 국토부를 상대로 대한체육회, 한국공항공사, 한국난방공사, 한국환경공단 등에 대한 유치 필요성을 지속 건의해 오고 있다. 전남의 기존 산업 특성을 반영해 농협중앙회, 수협중앙회, 한국어촌어항공단 등 특화 기관 유치에도 앞장서고 있다.
최근 일궈낸 '인공태양 연구시설' 나주 유치를 계기로 한국난방공사 등 관련 전략 산업 유치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정부가 기관 '집적화'를 언급한 만큼 현재 나주시가 보유하고 있는 에너지 관련 기업들이 공공기관 유치에 있어 상당한 강점이 될 것으로 전남도는 보고 있다.
또한 전남도는 올 상반기부터 유치 대상으로 삼은 공공기관을 직접 찾아가 유치활동에 나설 계획이며, 하반기 들어서는 정부의 실질적인 기관 이전 검토가 예상됨에 따라 유치를 위한 민간과의 협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광주시 관계자는 "정부의 2차 이전 정책에 대비해 단순 유치 경쟁이 아닌, 산업 구조 전환의 기회로 삼겠다"며 "전남도와의 공조체계를 강화해 AI·에너지 등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실현 가능한 전략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박정석·김성빈 기자 pjs@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