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현장]이정효 떠난 광주FC, 위기 아닌 기회다

양우철 기자 2026. 1. 4. 17:00
음성재생 설정 이동 통신망에서 음성 재생 시 데이터 요금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글자 수 10,000자 초과 시 일부만 음성으로 제공합니다.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양우철(남도일보 문화체육부 기자)
양우철 남도일보 문화체육부 기자

프로축구 광주FC의 이정효 시대가 막을 내렸다. 대부분은 다가오는 2026시즌을 광주의 '위기'로 바라본다. 감독의 이탈, 제한된 이적시장, 전력 공백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선을 조금만 달리하면, 이번 변화는 광주에 또 다른 기회가 될 수도 있다.

광주는 2025시즌을 끝으로 구단의 황금기를 만든 이정효 감독과 이별했다. 그리고 그의 후임으로 이정규 전 수석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첫 프로팀 감독을 맡게 된 이정규 감독과 그를 선택한 구단 모두에게 이번 결정은 분명 큰 도전이다.

하지만 이 선택은 단순한 '모험'이라기보다 광주가 지향해 온 방향을 다시 한번 정리하고 구단 체질을 다질 수 있는 기회에 가깝다.

이정규 감독은 지난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이정효 감독 밑에서 수석코치를 맡으며 광주의 전성기를 함께 이끌었다. 이정효 감독이 남긴 '시스템 축구'를 가장 잘 이해하는 지도자인 동시에, 시민구단 광주의 내부 구조와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광주는 감독 교체라는 큰 변화 속에서도 '광주다운 축구'의 연속성을 선택했다. 주도적인 경기 운영과 공격적인 축구라는 철학을 유지하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변화보다는 계승에 방점을 찍은 선택이다.

경영 면에서도 광주는 분명한 변화를 만들어냈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지난해 12월 30일 공개한 2025시즌 K리그 구단 선수 연봉 지출 현황에 따르면, 광주는 총 73억7천564만6천 원을 사용했다. 지난 2024시즌 96억6천198만9천 원과 비교하면 약 22억 원, 23.7%가량 줄었다.

재정 건전화 규정 위반으로 제재를 받았던 지난해 5월 이후 광주는 선택을 해야 했다. '더 쓰는 경쟁'이 아닌 '덜 쓰고 버티는 구조'로 방향을 틀었다. 그럼에도 성적은 무너지지 않았다. 리그 7위, ACLE 8강, 코리아컵 준우승. 광주는 비용 대비 성과라는 측면에서 가장 광주다운 답을 내놓았다.

물론 현실은 녹록지 않다. 광주는 이번 겨울 이적시장에서 신규 선수 등록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여기에 공격 핵심 헤이스와 오후성, 수비수 조성권 등 주요 전력의 이탈도 발생했다. 이에 구단은 U-18 팀인 금호고 출신 선수들을 콜업하는 선택을 했다. 즉각적인 전력 보강이 어려운 상황에서 내부 자원을 활용해 버텨야 하는 시즌이 될 전망이다.

그럼에도 2026시즌의 환경은 광주에 완전히 불리하지만은 않다. 김천 상무가 연고지 계약 종료로 자동 강등되고, 오는 2027년부터 K리그1이 14팀 체제로 확대되면서 2026시즌 강등 팀은 단 한 팀으로 줄어든다.

실질적으로 상위권 전력을 보유한 김천이 최하위로 떨어질 가능성은 낮다는 점을 고려하면, 광주는 '꼴찌만 피하면' 1부 리그 잔류가 가능한 구조 속에서 시즌을 치르게 된다.

결국 2026시즌은 광주에게 결과보다 과정이 중요한 해다. 재정 안정화를 더욱 공고히 하고, 이정규 감독 체제 아래에서 '광주만의 축구 철학'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하는 시간이다.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장기적인 경쟁력을 준비하는 시즌으로 활용할 수 있다면 이번 변화는 위기가 아닌 기회가 될 수 있다.

광주는 다가오는 2026시즌 단기 성과보다 방향을 택했다. 이 선택이 광주의 미래를 어떤 그림으로 그려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