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의 시간’이라 불렀지만, 권력은 아니다… 마차도가 맞닥뜨린 냉혹한 현실

제주방송 김지훈 2026. 1. 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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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공개적 배제, 노벨상의 한계
베네수엘라 이후 권력의 공백
2025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베네수엘라 야당 지도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 (본인 SNS)

민주화 얼굴은 남았지만, 통치의 열쇠는 건네지지 않았습니다.

베네수엘라 야권 지도자이자 지난해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마리아 코리나 마차도(María Corina Machado Parisca)가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공개적으로 지지했지만, 정작 권력의 문은 열리지 않았습니다.

마차도는 3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마두로가 협상을 거부해 미국 정부의 법 절차에 따라 체포됐다”며 “베네수엘라에 드디어 자유의 시간이 도래했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같은 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마차도는 차기 지도자가 되기 어렵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트럼프는 마차도에 선 긋고, 국정 운영 시사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마러라고 자택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마두로 실권 이후 마차도가 차기 지도자 역할을 하기 힘들다”며 “국내 지지 기반도, 존경도 받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어 “아주 좋은 여성이지만 존경받을 인물은 아니다”며 “새로운 지도부 전환 과정에서 미국이 국정을 운영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또한 마두로 체포 작전인 ‘앱솔루트 리졸브’ 작전 이전에 마차도와 상의한 적도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는 사실상 마차도를 정치적 파트너가 아닌, 정치적 대상으로 본다는 선언으로 읽힙니다.

■ 노벨상은 정당성이었지만, 권력은 아니었다

마차도는 지난해 10월 민주화 운동을 이끈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습니다. 당시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이 상을 베네수엘라 국민과 트럼프 대통령에게 바친다”고 적으며 트럼프에게 공개적 감사를 표했습니다.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열린 대규모 야권 집회에서 마차도가 연설하는 모습. (본인 SNS)


지금 드러난 것은 노벨상이 도덕적 권위는 주지만 통치 권한은 주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노벨상은 마차도를 보호했지만, 동시에 통제 가능한 상징으로 고정시키는 효과도 만들었습니다.

■ 민주주의의 얼굴과 주권 주체는 달랐다

마차도는 체포 이후 성명을 통해 “국민 주권과 국가 주권이 통치할 시간”이라며 “질서를 세우고 정치범을 석방하며 아이들을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주권이라는 단어는 역설적으로 지금 베네수엘라 정치에서 가장 멀리 있는 단어입니다.

권력 공백이 생기면 주권은 먼저 외부로 이동합니다.
관리, 안정, 질서, 자원 통제라는 이름으로 외부 권력이 먼저 개입합니다. 

그 다음에야 내부 정치가 허용됩니다. 

마차도는 민주화의 언어를 말하지만, 국제정치는 관리의 언어로 답하고 있습니다.

■ ‘포스트 마두로’는 해방이 아니라 재편

지금 베네수엘라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은 정권 교체가 아니라 체제 재편입니다. 

누가 대통령이 되느냐보다 누가 통제권을 갖느냐가 먼저 결정되고 있습니다.

그래서 마차도는 주인공이 아니라 변수입니다.
정권 교체의 상징이지만 정권 운영의 주체는 아닙니다. 
도덕적 정당성은 있지만 전략적 결정권은 없습니다. 

이 간극이 지금 마차도가 맞닥뜨린 현실입니다.

■ 마차도의 시험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

정치는 들어가는 것보다 남는 것이 어렵고, 남는 것보다 책임지는 것이 더 어렵습니다.
마차도는 아직 책임의 문턱에도 서지 못했습니다. 

환호받았지만 선택되지는 않았고, 인정받았지만 위임받지는 않았습니다. 

이름은 불렸지만 손에는 열쇠가 없습니다.

민주주의는 상징을 만들지만, 권력은 구조를 요구합니다. 그리고 지금 베네수엘라에는 아직 그 구조가 없습니다. 

세계는 지금 그 공백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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