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분리·데이터규제 풀고 혁신금융 효율화로 ‘AX’ 환경 조성”

김나경 2026. 1. 4.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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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5대 금융지주 회장 설문조사]③
“금융혁신 위해 규제 환경 바뀌어야”
‘철저 보안’ 전제 계열사 간 데이터 공유
혁신금융 표준모델·신속심사절차 도입
[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이데일리 김나경 기자]“생산적금융, 인공지능 대전환(AX) 등 새로운 형태의 혁신적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규제 환경부터 바꿔어야 한다. 계열사 데이터 공유 등 혁신금융을 위한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

2026년 병오년 새해엔 전세계가 인공지능(AI)을 비롯한 디지털 산업으로의 대전환(DX)에 가속 패달을 밟을 예정이다. 특히 우리나라가 여기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선 금융사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국내 5대 금융그룹도 이를 위해 적극 뛰어들 계획이다. 바로 현 정부가 강조하는 ‘생산적 금융’에 집중하는 것으로, 금융그룹 최고경영자(CEO·회장)들은 무엇보다 낡은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4일 이데일리가 5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NH농협) 회장을 대상으로 ‘병오년 금융·경제 정책 방향’에 대한 설문 조사를 한 결과, 이들은 공통적으로 생산적 금융, 인공지능 대전환(AX) 및 디지털자산 경쟁력 확보를 올해 최대 경영 화두로 지목했다. 5대 금융 CEO 모두 내년 가계대출보다 기업대출 등 생산적 금융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가운데 이를 뒷받침할 건전성 규제 합리화가 필요하다고 봤다. 올해 금융사들의 시장 선점 경쟁이 치열한 원화 스테이블코인을 두고는 입법 관련 불확실성을 서둘러 해소해줘야 한다고 건의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가계대출은 실수요자 중심으로 자금을 공급하고 집값 상승을 자극할 수 있는 투기 수요에 가계대출이 지원되지 않도록 운영할 예정”이라며 “산업·기업에 대한 심사 역량을 강화해 AI, 반도체 등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첨단산업은 금융지원도 우대받을 수 있도록 내부제도를 정비하는 등 생산적 금융을 적극 실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가계대출은 건전성 중심의 포트폴리오를 최우선으로 추진할 계획”이라며 혁신·신성장 산업에 대한 투·융자 확대 및 펀드 조성 등 생산적 금융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부동산 중심 가계대출에서 생산적 금융으로의 전환, 그리고 인공지능 활용을 통한 금융혁신을 위해서는 당국의 규제 개선이 수반돼야 한다. 특히 나날이 바뀌는 AI기술을 실질적으로 활용하려면 현행 혁신금융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데 CEO들의 의견이 모였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은 “모든 영역을 사전 규제로 제한하기보다는 실증과 테스트를 통해 위험을 점검하고 단계적으로 확대할 수 있는 규제 환경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혁신금융 제도에 대해 “이미 검증된 모델은 패스트트랙(신속심사절차)을 의무화하고 핵심 기능과 특례 내용이 같을 경우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표준 등록모델’ 절차 도입을 건의한다”고 밝혔다.

데이터의 양과 질이 AI 경쟁력으로 직결되는 만큼 망분리, 데이터 규제 합리화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했다. 양종희 회장은 “AI·클라우드 등 외부의 발전된 기술을 현장에 활용할 수 있게 소비자 보호와 정보 보안을 전제로 한 망분리 규제 합리적 완화, 그룹 계열사 간 제한적인 데이터 공유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생산적 금융을 위한 보다 정교한 건전성 규제정책도 당국에 건의하는 부분이다. 이찬우 NH농협금융 회장은 “신산업·혁신기업 대출에 대한 위험가중치(RWA)를 완화하는 등 세분화된 자본규제 조정이 생산적 금융 정책 효율성을 높일 것”이라고 설득했다. 함영주 회장도 “단순한 차주 산업 분류를 넘어 명목차주와 실질차주가 다른 경우나 담보물의 본질적 용도와 자금 용도가 다른 사례 등 여러 상황에 대한 명확한 해석이 필요하다”며 금융권 전반에 적용 가능한 ‘생산적 금융 인정 기준’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올해 CEO들이 신년사에서 ‘스테이블코인 시장 선점’을 강조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한 가운데 정부·당국의 입법이 나와야 국내 금융사들도 글로벌 디지털자산 경쟁에 뒤처지지 않을 수 있다. 이찬우 회장은 “스테이블코인 시가총액이 2030년까지 약 4조 달러까지 성장하며 금융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글로벌 디지털자산 시장의 흐름에 맞춰 제도를 조속히 도입할 수 있게 관계당국의 합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제재 중심의 규제에서 인센티브를 통한 산업 육성책으로 금융정책이 진화해야 한다는 제언도 나왔다. 임종룡 회장은 “금융사가 자율적인 혁신과 개선을 통해 이룬 내부통제, 정보보호, 소비자보호 우수사례를 적극 발굴하고 공식적으로 인정·확산하는 ‘포지티브 인센티브’ 제도를 함께 마련해주었으면 한다”며 “잘하는 분야에는 명확한 인센티브를 제공해 건전한 경쟁을 유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나경 (giveank@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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