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플라스틱 대책 발표됐지만… 현장에선 “현실을 잘 모르는 정책”

박수빈 2026. 1. 4. 1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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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혼선과 소비자 불편 우려 속
카페·장례식장 등 업계 불만 속출
“인력·비용 부담, 현장 혼선 불가피”
한 카페에서 일회용 컵에 음료를 제공하는 모습.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플라스틱 빨대. 사진은 기사 내용과 관련 없음. 연합뉴스

“장례식장은 일회용품 없으면 안 돼. 밤에 밀려드는 조문객에게 빨리 대접해야 할 식사가 얼마나 많은데…. 컵이며 그릇이며 하나하나 설거지하려면 손목이랑 어깨가 얼마나 아플지 벌써부터 걱정이야.”

지난달 29일 부산 동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만난 60대 근무자 A 씨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손님맞이가 끝난 장례식장 입구에는 일회용품으로 가득 찬 쓰레기봉투가 곳곳에 놓여 있었다. 설치된 개수대는 그릇 수십 개를 한 번에 씻기에는 턱없이 작아 보였다.

지난달 23일 기후에너지환경부(이하 환경부)가 대국민 토론회에서 발표한 탈 플라스틱 종합대책을 두고 현장에서 불만이 쏟아지고 있다. 인력·비용 부담 등 현실적 어려움이 크다는 의견뿐 아니라 현장 혼선과 소비자 불편으로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 환경부는 ‘컵 따로 계산제’와 ‘매장 빨대 사용 금지’ 등을 주요 정책으로 제시했다. 컵 따로 계산제는 음료 가격과 일회용 컵 가격 100~200원을 영수증에 분리해 기재하는 방식이다. 그동안 음료 가격에 포함된 일회용 컵 비용을 소비자가 명확히 인식하게 하고, 이를 통해 텀블러 사용을 유도하겠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매장에서 음료를 마실 경우 고객이 요청할 때만 빨대를 제공하도록 했다.

또 장례식장 내에서는 일회용품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이 외에도 음식 배달 용기 두께와 재질을 표준화하고, 택배 과대 포장을 막기 위한 포장 횟수를 제한하는 내용 등이 포함됐다.

하지만 카페 등 일선 사업자들은 회의적인 시선을 보낸다. 해운대구 개인 카페 사장 B 씨는 “컵 따로 계산제가 도입되면 일회용품 가격만큼 음료 가격을 올리거나 텀블러 이용객에게 무조건 음료 값을 깎아줘야 한다”며 “손님이나 매출이 줄어들면 결국 피해자는 자영업자 몫이 된다”며 한탄했다.

수영구에서 프랜차이즈 카페를 운영하는 C 씨는 “스무디처럼 빨대 없이 마시기 어려운 음료의 경우 사전에 요청이 없었다는 이유로 빨대를 제공하지 않으면 고객과 실랑이가 벌어질 게 뻔하다”며 “노약자가 아니더라도 빨대가 필요한 경우가 있는데 현장에서 정책이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 금지 방침은 현장에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다. 부산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일회용품을 못 쓰면 다회용기 구매량이 큰 폭으로 늘고 수도세도 급증해 장례식장 측 비용 부담이 막심한 데다, 채용해야 하는 직원도 2배 이상 늘어 유가족이 지불해야 하는 금액도 늘어날 수밖에 없다”며 “조문객이 몰리는 시간에 설거지가 밀리거나 세척이 덜 된 식기가 나올 경우 서비스 질 하락 우려도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달 23일 열린 대국민 토론회에서 수렴된 의견을 종합해 탈 플라스틱 종합대책의 최종안을 마련하고, 올해 초 관련 업계 등 이해관계자 의견 수렴과 관계 부처 협의 등을 거쳐 최종안을 확정해 발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