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80% 가던 베네수 석유…트럼프, 시진핑 ‘에너지 목줄’ 조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권국가인 베네수엘라의 현직 국가원수를 무력으로 전격 ‘압송’하며 전 세계를 충격에 빠뜨렸다. 표면적으로는 마약 밀매와 테러 조직 척결을 내세웠으나, 그 이면에는 베네수엘라의 방대한 석유 자원 확보와 ‘돈로주의’(Don-Roe Doctrine)로 명명된 서반구 패권 재확립이라는 거대한 전략적 계산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하고 있는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행보라는 해석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마약 단죄는 명분일 뿐
그러나 미 정보기관조차 ‘마두로와 갱단의 직접적 연계는 증거가 희박하다’고 보고한 점, 펜타닐의 주원료는 중국산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침공을 위한 구실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뉴욕타임스는 이날 사설에서 “베네수엘라는 미국 내 최근 과다복용 유행을 주도한 펜타닐이나 기타 마약의 의미 있는 생산국이 아니며, 베네수엘라가 생산하는 코카인은 대부분 유럽으로 흘러들어간다”며 “온두라스 대통령으로 재직하며 광범위한 마약 밀매 조직을 운영했던 후안 오를란도 에르난데스를 최근 트럼프가 사면하기도 했다”고 비판했다.
결국 “석유를 위한 전쟁”

‘중국 변수’도 핵심이다. 중국은 베네수엘라에 대출을 해준 뒤 원유로 갚게 하는 방식을 통해 저렴한 원유를 확보해 왔다. 중국 국가개발은행(CDB)은 2007년 이후 베네수엘라에 약 600억 달러를 이 형식으로 빌려줬다. 베네수엘라산 초중질유는 정유가 어려워 값이 저렴하다.
중국은 이런 물량을 안정적으로 확보한 뒤 베네수엘라 초중질유용 정유소를 늘려 가격 이점과 안정적 물량 공급이라는 이득을 누려 왔다. 베네수엘라는 2025년 11월 기준 하루 약 92만1천 배럴을 수출했으며, 이 중 80%인 약 74만6천 배럴이 중국으로 향했다. 중국 산둥반도에 위치한 정유소들은 베네수엘라산 중질유에 특화된 설비를 갖추고 있어, 다른 산유국의 경질유로는 운영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 공급망을 흔들 경우 중국은 정유소 가동률 저하, 더 비싼 대체 원유 조달 등의 방식으로 상당한 비용과 리스크를 감수해야 한다.
트럼프식 ‘돈로 독트린’
국내 정치적 배경도 빼놓을 수 없다. 지지율 정체, 미성년자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틴 스캔들 확산, 경제적 불만 고조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지는 상황에서 ‘해외 독재자 체포’라는 이벤트는 전통적인 국면 전환 카드로 활용되어 왔다.
워싱턴/김원철 특파원 wonchu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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