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화 직전에 쏘고, 생산은 2.5배 늘린다”… 김정은의 2026년은 ‘협상 차단’에서 출발했다
시험이 아니라 ‘선 긋기’에 가까웠다

북한이 2026년 새해 첫 군사 행동으로 탄도미사일을 선택했습니다.
발사 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과 겹쳤고, 발사 전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술유도무기 생산 확대를 직접 지시했습니다.
시간표를 겹쳐 놓고 보면, 이번 발사는 무기 시험이라기보다 외교 환경에 대한 선제적 신호에 가깝습니다.
■ 한·중 정상회담 앞두고 발사
합동참모본부는 4일 오전 7시 50분쯤 북한이 평양 인근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여러 발을 발사했다고 밝혔습니다. 정확한 발사 수는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일본 방위성은 이 발사체가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 바깥에 낙하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습니다.
비행 거리와 궤적을 감안하면 사거리 수백 km급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됩니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지난해 11월 이후 약 두 달 만이며, 올해 들어 처음입니다.
이번 발사의 핵심은 성능보다 시점에 있습니다. 발사는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앞둔 시점에 맞춰 이뤄졌습니다.
한·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문제가 거론될 가능성이 제기된 상황에서, 북한은 군사 행동으로 먼저 선을 그었습니다.

■ 발사 전날, 생산량 2.5배 확대 지시
탄도미사일 발사 하루 전인 3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술유도무기 공장을 시찰하며 생산량을 2.5배 확대할 것을 지시했습니다.
북한 매체는 구체적인 무기 체계를 밝히지 않았지만, 군 당국은 이 무기가 대전차 유도무기 ‘불새-4’ 계열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이 무기는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사용된 정밀 유도무기 유형과 유사하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이는 북한이 자국 전력 강화뿐 아니라 대외 군사 연계 가능성까지 열어두고 생산을 확대하고 있음을 시사합니다.
■ 김정은의 2026년 출발점은 ‘협상’이 아니라 ‘차단’
김정은 위원장은 지난해 말부터 핵추진잠수함 건조 현장, 초대형 방사포 생산 공장, 전술무기 생산시설을 연쇄적으로 방문하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대외 메시지를 거의 내지 않고 있습니다. 말 대신 구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는 협상력을 키우는 방식이라기보다, 협상 자체가 형성되기 전 단계에서 환경을 재배치하려는 시도로 읽힙니다.
외교가 열리기 전에 군사적 선을 먼저 긋고, 이후 대화가 시작되더라도 이미 전제 조건이 바뀌어 있도록 만드는 방식입니다.
■ 도발은 있었지만, 판은 아직 고정되지 않아
이번 발사는 즉각적인 군사 충돌 가능성을 높이는 유형은 아닙니다.
그러나 외교 공간을 좁히는 효과는 분명합니다. 북한은 외교 일정 위에 군사 행동을 겹쳐 놓음으로써, 대화가 시작되기 전부터 긴장의 기준선을 끌어올렸습니다.
이는 향후 협상 국면에서 북한이 ‘양보하는 쪽’이 아니라 ‘조정하는 쪽’에 서고 싶다는 의지에 가깝습니다.
북한의 2026년은 먼저 쏘고, 먼저 만들고, 그 다음에 말하겠다는 방식으로 시작됐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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