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빈 와인’ 선물하고 싶다면 ‘포트 와인’ 찾으세요 [최현태 기자의 와인홀릭]
2025년 ‘토니 포트 80년’ 규정 신설/200년 역사 그라함, 2차 세계대전 당시 1941~1942년 만든 포트 원액으로 600병만 생산/콜헤이타 토니 포트 1930년대 이후 거의 모든 ‘생빈’ 구입 가능
<포트 와인 매력 탐구②>



토니(Tawny)는 황갈색이란 뜻으로 너트 계열의 산화된 캐릭터가 특징입니다. 콜헤이타는 그 해의 포도로만 만듭니다. 연령 표시 토니 포트(Age-designated Tawny Port)의 서로 다른 기간 동안 숙성된 여러 해의 포트 원액을 섞어서 만듭니다. 둘 다 최소 7년 오크 숙성합니다. 10년·20년·30년·40년 등 연령 표시 토니 포트의 숫자는 숙성 기간을 뜻하는 것이 아닙니다. 예를 들어 토니 포트 20년의 경우 실제로는 15년~30년 숙성된 와인이 섞여 있을 수 있으며, ‘20년 정도 숙성하면 나타나는 전형적인 향·맛·숙성 인상 등 특성을 충실하게 보여준다’는 뜻으로 해석하면 됩니다.
연령 표시 토니 포트는 그동안 10년·20년·30년·40년까지만 허용됐는데 포트 와인 규정과 품질을 담당하는 도우루·포르투 와인 연구소(Instituto dos Vinhos do Douro e do Porto·IVDP)가 2021년 7월 토니 포트 50년을 신설합니다. 또 2025년 1월 토니 포트 80년도 추가됐습니다.

2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 그라함(Graham's)은 2025년 토니 포트 80년을 600병만 생산했습니다. 무려 2차 세계대전 때인 1940년대 원액을 블렌딩한 포트 와인은 어떤 맛일까요. 그라함을 소유한 시밍턴 가문의 5대손이자 마케팅 총괄 샬럿 시밍턴(Charlotte Symington)과 호르헤 누네스(Jorge Nunes) 아시아 매니저를 만났습니다. 그라함 포트는 까브드뱅에서 수입합니다. 샬럿은 한국이 전 세계에서 중요한 포트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최근 한국의 와인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한국은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큰 포트 시장이자 아시아에서는 최대 시장입니다. 그라함 브랜드 내부적으로도 한국은 전 세계 판매량 톱10 안에 드는 핵심 마켓이랍니다. 최근 한국의 젊은 층 사이에서 포트 와인이 급격히 유행하고 있는데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한국은 세련된 감각으로 와인을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고 있습니다. 위스키와 닮은 견과류 및 산화 향의 풍미를 착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포트 와인의 매력입니다.”



그라함 토니 포트 80년 탄생이 재미있습니다. 시밍턴 가문은 그라함(Graham’s), 다우(Dow’s), 와어(Warre’s) 포트를 소유하고 있는데 빈티지를 45회나 책임진 3대손 와인메이커 피터 시밍턴(Peter Symington)이 2024년에 80세 생일을 맞습니다. 이에 그의 아들이자 4대째 수석 와인메이커로 샬럿의 부친인 찰스 시밍턴(Charles Symington)은 로지(셀러)를 샅샅이 뒤져 1941년과 1942년에 만든 포트 원액을 찾아냅니다. 그라함은 2차 세계대전으로 포트 판매가 막히자 이를 따로 떼어 보관하고 있었습니다. 찰스는 이를 정교하게 블렌딩해 토니 포트 80년을 2025년 시장에 첫선을 보입니다. 포트 와인은 오래 보관하면 원액이 증발하는데 이를 ‘앤젤스 쉐어(Angel’s Share)‘로 부릅니다. 1941년과 1942년은 원액이 64%나 증발해버려서 단 600병만 생산합니다.

그라함은 2021년 토니 포트 50년도 선보였습니다. 원액들은 시밍턴 가문이 1970년 그라함을 인수한 뒤 처음으로 생산했던 초기 포트입니다. 피터는 1969년 아들 찰스(Charles)가 태어나자 이를 기념하기 위해 1969년 포트 원액에 찰스의 이니셜을 새긴 ‘CAS Reserve’를 따로 떼어 보관합니다. 여기에 1970년과 1973년을 1982년에 블렌딩해 보관하던 원액을 섞어 토니 포트 50을 만들어냅니다. 역시 양이 50% 줄면서 놀라운 농축미를 지닌 포트가 탄생합니다.

그라함 역사는 1820년으로 거슬로 올라갑니다. 섬유 무역업을 하던 윌리엄 그라함(William Graham)과 존 그라함(John Graham) 형제는 미결제 대금 대신 포트 와인 27배럴을 받았는데 포트 와인의 매력에 푹 빠져버립니다. 이에 형제는 도우루 밸리(Douro Valley)에서 최고의 포트 와인을 만들기로 결심하고 그라함 포트를 설립합니다. 그라함은 1890년 도우루 밸리 최고의 포도밭중 하나인 퀸타 도스 말베도스(Quinta dos Malvedos)를 매입해 포트 회사 최초로 포도밭을 직접 소유합니다.



그라함은 혁신의 아이콘이기도 합니다. 처음으로 투명 유리병에 토니 포트를 담은 것도 그라함이고 최근에는 칵테일 전용 믹서인 ‘블렌드 시리즈’도 출시했습니다. 특히 그라함은 영국 왕실 인증(Royal Warrant)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이는 영국 왕실에서 사용되고 납품되는 제품에 부여되는 공식 마크로 매해 갱신되며 영국 다이아몬드 주빌리(60주년 즉위 기념) 행사나 국빈 만찬에서 그라함 포트가 자주 식탁에 오릅니다.

▶그라함 80년 토니 포트
호두, 당밀, 꿀, 말린 무화과와 같은 풍부하고 매혹적인 아로마, 부드러운 캐러멜, 오렌지(만다린), 귤, 모과, 퀸스(마르멜로), 바닐라가 어우러지는 복합미가 매력입니다. 길게 지속되는 여운에서 담배, 블랙 티, 분쇄한 커피 원두 노트도 느껴집니다. 입안에서 크리미하고 농축된 텍스처와 부드럽고 정교하며 정돈된 질감이 느껴지고, 섬세한 산도가 뒤에서 균형을 잘 잡아줍니다. 당분의 농도를 나타내는 보메(Baumé)는 7.3입니다. 클래식 토니는 보통 6.5로 7~7.5는 일반 토니보다 훨씬 풍부하고 농밀한 달콤함이 느껴집니다. 총 산도 5.8 g/L, 알코올 도수 21.5%. 카카오 70% 이상 다크 초콜릿, 호두·아몬드·헤이즐넛 견과류 플래터, 진한 캐러멜 디저트, 블루 치즈 등 풍미가 강한 치즈류와 잘 어울립니다. 오픈 한 뒤에도 약 8주 동안 천천히 즐길 수 있습니다. 밤나무, 참나무, 올리브나무, 미모사, 장미 등 도우루(Douro) 지역의 장수 식물과 꽃들을 일러스트로 그려 넣고 16세기 초 영국식 인테리어를 떠올리게 하는 패널 장식을 더한 럭셔리한 나무 케이스도 눈길을 끕니다.


젊은 기운과 숙성의 경계에 있는 가장 균형 잡힌 토니로 과실의 생동감이 아직 남아 있으면서도, 산화 숙성의 매력을 본격적으로 보여줍니다. 말린 살구, 무화과, 오렌지 껍질, 마멀레이드, 아몬드, 헤이즐넛, 은은한 토피가 느껴집니다. 입 안에서 부드럽고 둥글게 퍼지는 질감이 느껴지며 단맛이 먼저 오지만 곧바로 산도가 받쳐 줘 잘 정돈된 단맛을 선사합니다. 20년은 토니 포트 입문자에게 가장 이상적인 연령으로 숙성의 매력을 이해하는 기준점으로 삼기 좋습니다. 견과류, 말린 과일, 블루 치즈(스틸턴), 캐러멜 디저트와 잘 어울립니다.

산화 숙성의 깊이가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포트로 과일향은 배경으로 물러나고 숙성향이 주도합니다. 토피, 버터스카치, 구운 호두, 브라질너트, 오렌지 마멀레이드, 시나몬, 육두구가 어우러집니다. 앤젤스 쉐어로 원액이 증발해 점성이 느껴질 정도로 질감이 훨씬 농밀합니다. 단맛은 입안을 감싸며 천천히 풀리고 알코올의 존재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피니시는 매우 길고 토피·견과·스파이스가 이어집니다. 다크 초콜릿, 견과, 타르트와 어울립니다. 알코올 20%. 총 산도: 약 6g/L 전후.

오랜 시간이 만드는 완성형 포트의 정점을 잘 보여 줍니다. 말린 꽃, 고급 토피, 카라멜, 호두, 헤이즐넛, 꿀, 오렌지 껍질, 은은한 홍차, 우디 노트가 느껴집니다. 맛과 질감 놀라울 정도로 실키하고 크리미합니다. 단맛은 배경에 깔리고 산도·쌉쌀함·너티함이 균형을 이루는 뛰어난 구조감을 보여줍니다. 피니시는 극도로 길어 입안에 긴 잔향을 남깁니다. 견과 플래터, 다크 초콜릿과 잘 어울리고 푸드 페어링 없이 단독으로도 충분히 맛과 향을 즐길 수 있습니다. 알코올 20%. 총 산도 약 6.0~6.5 g/L

세월의 한계를 뛰어넘는 토니 포트의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줍니다. 1969~1973년 생산된 토니로 만들었습니다. 1970년과 1973년을 토대로 이미 1982년에 블렌딩을 완성해 기본 구조를 만든 원액은 이후 수십년 동안 엔젤스 셰어로 증발하면서 뛰어난 농축미를 지닙니다. 단맛은 여전히 풍부하고 산도가 이를 잘 지탱해 단순히 달기보다는 농밀하고 정제된 단맛이 느껴집니다. 오렌지 블라썸의 꽃향, 과일 케이크, 토피, 은은한 우롱차, 시나몬, 담배, 버터스카치가 층층이 펼쳐지는 복합미를 선사합니다. 숙성 치즈, 하드 치즈, 호두·아몬드 등 견과류, 바닐라·크림 디저트, 진한 다크 초콜릿과 잘 어울립니다. 알코올 도수 21%. 총 산도 7.1 g/L. 보메 7.3.
최현태 기자 htcho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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