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현대차, ‘2차 하청노동자 지위 인정’ 판결에 재상고…결국 ‘5심’으로
9년8개월 만에 판기환송심 승소 사건
현대차, 재상고 기한 마지막 날 상고장

현대자동차가 ‘사내 2차 하청노동자의 불법파견’ 사건을 인정하는 내용의 파기환송심 결과에 대해 재상고했다. 2016년 4월 소송이 제기된 이후 약 9년8개월만에 노동자들이 최종 승소하는 듯 했지만 현대차가 불복하면서 사실상 ‘5심’ 재판이 열리게 됐다.
4일 경향신문 취재결과, 현대차 측은 재상고 기한이 끝나는 지난달 31일 서울고법 민사38-1부(재판장 정경근)에 상고장을 냈다. 앞서 이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현대차 울산공장의 1·2차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 32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근로에 관한 소송’ 파기환송 항소심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차 하청노동자들의 지위를 인정하는 내용이 담겼다.
앞서 울산공장 1·2차 사내 하청업체 노동자들은 2016년 4월 “현대차 소속 노동자임을 확인해달라”는 소송을 냈다. 이들은 자동차 생산공정에서 생산관리, 포장업무 등을 담당했는데 “현대차로부터 실질적인 지휘·명령을 받는 불법파견 관계에 있다”고 주장했다.
1심은 모두 노동자 승소로 판결했으나 2심에서 뒤집혔다. 당시 2심 재판부는 이숙연 대법관이 맡았는데, 같은 사건을 담당한 다른 재판부와 판단이 달라 비판이 나왔다.
2심 판결은 대법원에서 다시 뒤집혔다. 대법원은 지난해 7월 생산공정 시간·장소가 다른 부두 수송 업무를 담당한 2명을 제외하고 총 30명에 대해 근로자 지위를 인정하고 사건을 서울고법에 돌려보냈다. 간접 생산공정은 물론 1·2차 하청업체 구분 없이 근로자 지위가 인정돼야 한다는 판단이었다. 이어 파기환송심 재판부는 대법원 판결문을 적극적으로 인용하며 다시 노동자 측 손을 들어줬다.
그간 법원은 불법파견 인정 범위를 1차 하청의 직접 생산공정에서 간접 생산공정으로 확대해왔다. 그러나 2차 하청업체, 그중 생산관리 공정 노동자에 대한 근로자 지위 인정은 번번이 막혔다. 노동계에선 원청의 직접 지휘·명령 기준을 좁게 해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차 하청노동자들의 근로자성 인정은 최근에서야 나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또 다른 현대차 2차 사내하청 노동자 2명이 현대차를 상대로 낸 ‘근로자 지위 확인 등’ 파기환송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이 나왔다. 그러나 이 파기환송심에도 현대차가 불복하면서 현재 1년 넘게 대법원에서 심리가 진행 중이다.
노동자들은 현대차가 새로운 증거나 주장 없이 기계적 상고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울산공장 사내 하청업체 이재형 조합원은 “이미 대법원에서 대법관 전원이 다 불법파견이 맞다고 하고 파기환송심에서도 인정했는데 (현대차가) 또다시 상고한다는 건 이해되지 않고 정말 치가 떨린다”며 “잘못된 판단으로 저희 같은 노동자들은 10년 넘게 고통 속에 살아야 하는 현실을 사법부가 알아줬으면 좋겠고, 대법원은 신속히 판단해 심리불속행으로 사건을 마무리 해달라”고 말했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512151625011
유선희 기자 y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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