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대에서는 공도 달라진다…스포츠과학자 홍성찬 교수 공인구 트리온다 ‘해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 대배해 한국 축구대표팀의 고지대 적응 문제가 다시 핵심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월드컵 공인구 ‘트리온다(Trionda)’의 공력 특성 분석 결과는 고지대에서 공의 움직임이 평지와는 전혀 달라지기 때문에 정밀한 대응이 필요함을 보여주고 있다.
서울여대 스포츠운동과학과 홍성찬 교수 연구에 따르면, 트리온다는 월드컵 공인구 역사상 가장 적은 4개 거죽(panel)으로 구성됐다. 이음새 전체 길이는 약 257㎝, 전통적인 32패널 공(약 385㎝)에 비해 20% 이상 짧다. 홍 교수는 “일반적으로 이음새의 길이가 짧아질 경우, 고무공과 유사하게 불규칙한 비행 궤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커진다”고 말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 공인구 자블라니(약 198㎝)가 그랬다.
트리온다는 단순히 이음새를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공 표면에 깊은 줄(홈·groove) 구조를 적용함으로써 거죽 수 감소에 따른 공력적 불안정성을 보완했다. 공력 계수 분석 결과, 트리온다는 2022 카타르 월드컵 공인구 알리흘라에 비해 실제 경기 속도 영역(약 10m/s 이상)에서 항력계수(Cd)가 더 크게 나타났다. 트리온다가 알리흘라에 비해 비거리가 다소 줄어들 가능성이 있음을 의미한다.
비행 시뮬레이션 결과도 이를 뒷받침한다. 초기 속도 30m/s, 발사각 30도로 슈팅을 날리면 트리온다의 비거리는 49.2m로, 알리흘라(50.1m)보다 약 1m 짧았다. 약 20~25m 프리킥 상황에서도 골대 도달 시 높이는 더 낮고, 도달 시간은 다소 느린 것으로 분석됐다.

그런데 경기장이 고지대라면 상황은 달라진다. 한국이 조별리그 첫 2경기를 치를 에스타디오 아크론은 해발 약 1500m에 위치해 있다. 이 고도에서는 공기 밀도가 해수면 대비 15% 이상 감소한다. 홍 교수는 “해발 1500m 수준에서는 공기 저항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같은 조건에서도 공의 비거리는 늘고 도달 시간은 빨라진다”고 강조했다. 고지대 조건을 적용한 시뮬레이션 결과도 그렇게 나왔다. 트리온다는 강한 골킥 상황에서 비거리가 약 55m까지 이르렀고 평지 대비 약 6m 정도 더 날아갔다. 프리킥 상황에서도 공의 최고 높이는 약 24㎝ 더 높아졌고, 골대 도달 시간 역시 1.24초에서 1.21초로 짧아졌다. 선수들은 공이 더 빠르고, 더 높이 뜨는 느낌을 체감할 수 있어 순간 판단이 조금만 늦어져도 실수로 연결될 수 있다. 한 프로 지도자는 “이정도 변화는 패스 강도 조절, 수비 라인 설정, 골키퍼 판단, 세트피스 전술까지 경기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며 “평지에서 형성된 슈팅·패스 감각만 생각하면 고지대에서는 오차가 커져 실점과 실수로 연결될 공산이 크다”고 말했다. 홍 교수는 “고지대 적응은 체력 훈련만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공의 궤적과 속도 변화를 경험하고, 반복 학습하면서 적응하고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2012년 축구 무회전 너클볼의 공력특성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월드컵 공인구를 비롯한 다양한 축구공의 공력특성 및 비행궤도에 관한 연구를 지속적으로 수행하고 있다. 공의 방향(위치 변화)에 따라 비행궤도가 달라진다는 현상을 세계 최초로 규명해 Scientific Reports (2014, 2015)에 발표했다. 홍 교수는 풍동실험을 통해 독일 분데스리가 공인구, 아시안컵 공인구 등 여러 축구공 연구·개발에 참여하며, 스포츠공기역학 분야의 실험적 연구를 선도하고 있다.

트리온다는 ‘세 개(tri)의 물결(onda)’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공 전체에는 미국을 상징하는 별, 캐나다의 단풍잎, 멕시코의 독수리 문양이 반복적으로 배치됐다. 빨강·초록·파랑이라는 강렬한 색 조합으로 세 나라 정체성을 표현했다. 세 가지 원색이 동시에 회전하며 시각적으로 ‘어두운 잔상’처럼 보일 수 있어 골키퍼를 중심으로 “공이 잘 보이지 않는다”는 불만이 나올 가능성도 있다. 초당 500회 데이터를 수집하는 관성측정장치(IMU) 센서 칩이 공 중앙이 아닌, 4개 패널 중 하나에 별도 설계된 층으로 장착됐다. 이 센서는 공의 움직임과 접촉 순간을 실시간으로 VAR 시스템에 전달해 오프사이드 판정, 핸드볼 여부 판단 등을 보다 빠르고 명확하게 돕는다.
김세훈 기자 sh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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