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반도체 대박 난 90년생…한 종목 '110억 베팅' 이유가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8개월 전 8000원 매수 … 11% 손실
“사상 최대 실적에도 IR 아쉬워”
증권사 보고서 1년간 1건 그쳐
법조계 “주주제안권 통해 IR 요구”
여기 주식 투자 경력 19년 5개월 ‘개미(개인투자자)’가 있다. 그는 인천 백령도 군 복무 시절 주식 관련 책을 즐기다가 대학생 때 ‘초심자의 행운’으로 100% 이상 수익률을 맛본 뒤 상장폐지부터 전문가 단톡방 사기 등 산전수전·공중전까지 겪은 ‘전투개미’다. 전투개미는 평소 그가 ‘주식은 전쟁터다’라는 사고에 입각해 매번 승리하기 위해 주식 투자에 임하는 상황을 빗대 사용하는 단어다. 주식 투자에 있어서 그 누구보다 손실의 아픔이 크다는 걸 잘 알기에 오늘도 개인 투자자 입장에서 기사를 쓴다.<편집자주>

4일 코스닥시장 상장사 엠아이텍 개인 주주 조윤하 씨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하소연을 했다. 그는 작년 5월 22일 엠아이텍 주식 173만4961주를 7936원에 매수해 5% 지분 공시도 했고, 지금은 포트폴리오 조정으로 147만2169주(지분 4.55%)를 보유한 전업 투자자다.

한미반도체 대박난 90년생, 엠아이텍 110억 베팅했지만…
그는 1990년생으로 주식 투자 경력은 15년 정도다. 한미반도체를 장기 투자해 대박을 냈고 2년 전부터 전업 투자자로 전향했다. 큰손이지만 한 종목(엠아이텍)에 100억원 넘는 돈을 투자하는 건 부담이 컸을 터. 투자 이유를 묻자 “2024년 계속되는 호실적에도 외부 변수로 주가가 5000원대까지 떨어지면서 회사의 가치와 성장성에 비해 과도하게 하락했다는 판단에 주식을 매집하기 시작했다”고 답했다. 이어 “세계 3대 소화기스텐트 기업이자 국내와 일본에서 점유율 40%가 넘는 1위 비혈관 스텐트 기업이란 점이 눈길을 끌었다”고 덧붙였다.

2018년 코스닥시장 상장 때부터 눈여겨봤다는 점도 잊지 않았다. 또 “2023년 뉴욕 증시에 상장된 글로벌 의료기기 전문기업 보스턴사이언티픽(Boston Scientific)에 인수될 뻔한 경쟁력도 있기에 과감한 베팅을 했다”고 했다. 당시 인수합병(M&A) 무산 이유는 글로벌 독과점 이슈였다. 보스턴사이언티픽코리아 홀딩은 현재 지분 9.83%를 보유한 2대주주다. 1주당 1만4500원에 318만주, 총 461억원을 투자했는데 이들도 현재 반토막 넘게 손실 중이다.
조 씨는 “엠아이텍은 제조 공정이 수작업으로 이뤄져 다양한 인종과 연령, 장기 모양에 맞는 맞춤형 제품 디자인이 가능하고 3000여가지 디자인 중 300여개 이상의 스텐트 제품을 상용화해 서울아산·신촌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성모 등 국내 대형 병원을 비롯해 세계 최고 암 센터인 미국 MD앤더슨(MD Anderson), 메이요클리닉 등에 납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유럽·아시아 등 수출 호조로 인해 작년 3분기 누적 매출 500억원, 영업이익 165억원을 달성해 2025년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한다고 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스텐트 시장 규모는 2024년 19조8000억원에서 2034년 36조6000억원으로 연간 6.35%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씨는 “신상장동력 확보를 위해 세계 최초로 인체 내에서 약물을 방출하면서 생분해되는 새로운 개념의 스텐트 개발에 성공해 상용화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고 호흡기·비뇨기 등 비소화기 분야로도 사업 영역을 넓히는 점이 고무적이다”고 평가했다. 이어 “만성폐질환, 기관지염, 요로결석 환자를 위한 호흡기·비뇨기 스텐트, 반려동물용 스텐트도 개발 중이며 제품 원자재 내재화 연구를 통해 수입에 의존하는 원자재의 국산화 및 원가 절감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엠아이텍은 미국과 유럽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2025년 8월 11일 생산 비용 효율화 및 생산능력 확대와 글로벌 공급 안정화를 목적으로 베트남 호치민시에 해외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분 5%에 육박하는 개인 주주인 만큼 기업 지식이 뛰어났다. 그는 “2028년 매출 1000억원 달성과 글로벌 선두 소화기 스텐트 기업이 목표인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측의 IR 활동 부재로 기업가치가 저평가 돼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했다. 혹시 반짝 상승할 경우 지분을 털고 나갈지 묻자 “오랫동안 엠아이텍을 지켜봤고 장기 성장성이 밝아 투자 아이디어가 바뀌지 않는 한 장기 투자할 계획이다”고 답했다. 그는 주가가 최소 1만원은 가야 한다는 입장이다.

작년 사상 최대 실적 기대감 … 주가는 1년간 15% 하락
조 씨의 말처럼 엠아이텍은 2021년부터 4년간 연평균 영업이익 168억원의 알짜 기업이다. 3분기 기준 부채비율 11.38%, 자본유보율 637.66%로 재무 상태도 양호하다. 현금성 자산 220억원, 유형자산 84억원으로 배당도 2024년 1주당 100원(수익률 1.23%)을 지급했다.
총 주식 수는 3236만5678주로 시너지이노베이션 외 특수관계인 지분 53.09%를 보유한 최대주주고 보스턴사이언티픽코리아 홀딩 9.83%, 외국인 5.98%, 조 씨 4.55%로 유통 물량은 사실상 25%의 품절주에 가깝다.

다만 IR 활동은 굉장히 소극적이다. 지난 1년간 나온 증권사 보고서는 1건에 그친다. 실제 기자도 사측에 사업 계획 관련 질의를 몇 번 물었지만 답변을 미뤘다.
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가는 7020원으로 1년 전(2024년 1월 3일 8320원)보다 15.63% 떨어졌다. 거래량 실종으로 최근 5일간 하루 평균 거래량은 11만6701주에 그친다. 지난 금요일 종가 기준 단순 환산 땐 8억1900만원에 그친다. 하루 10억원도 안 돼 소액 주주들의 원활한 매매가 쉽지 않은 것이다.
네이버 종목토론실에선 개인 투자자의 원성이 자자하다. “이 소외주를 누가 알아주기나 할까” “뭔 놈의 종목이 눈만 뜨면 1, 2%씩 빠지냐” “이 종목 투자해서 집에서 쫓겨나기 일보 직전이다” 등 볼멘소리가 가득하다.

배향미 법무법인(유한) 신원 변호사는 “소수 지분을 보유한 주주들이 할 수 있는 법적 조치로 주주제안권을 통해 IR 활동을 의무화하는 안건을 주총에 상정해 주길 요구하거나 회계장부 열람권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상장사를 압박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배 변호사는 “법인이 상장을 한다는 건 광범위한 자금 조달의 편의를 누리는 대신 기업의 투명성을 제고해 투자자들에 대한 충분한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건전한 자본 시장을 형성하는 데 있다”며 “상장으로 인한 이득이 큰 만큼 의무도 발생하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일부 상장사가 기업의 투명성을 보장하지 않고 다수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다면 상장으로 인한 이득만 얻고 의무는 방기한 것으로 비판받아야 한다”고 날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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