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2%라는데 왜 비쌀까"…10개 중 4개 품목, 5년새 20% 이상↑

전민 기자 2026. 1. 4.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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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 절반이 평균 상승률 웃돌아…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 괴리
농축수산물 26%·전기가스 40% 급등…먹거리·고정비 부담 가중
1일 오후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2026.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세종=뉴스1) 전민 기자 = 지난해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1%를 기록하며 5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지만, 서민들이 피부로 느끼는 '장바구니 물가 부담'은 여전히 큰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5년간 누적된 가격 상승이 생활 전반에 겹겹이 반영된 영향이다.

정부는 올해 체감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지만, 1400원대를 웃도는 고환율 악재가 겹쳐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4일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소비자물가 조사 대상 품목 458개 중 2020년 대비 지난해(2025년) 가격이 20% 이상 상승한 품목은 총 201개로 집계됐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품목의 43.9%에 달하는 수치다. 우리가 일상에서 마주하는 상품과 서비스 10개 중 4개가 5년 전보다 20% 이상 비싸졌다는 의미다.

같은 기간 전체 소비자물가 총지수 상승률은 16.6%였다. 전체 품목 중 절반이 넘는 249개(54.4%) 품목의 상승률이 이 평균치를 웃돌았다. 특히 5년 새 가격이 1.5배 이상(50% 이상 상승) 급등한 품목도 20개에 달했다.

농축수산물 26%↑ 밥상 물가 '비명'…가공식품·외식도 25% 올라

체감 물가 상승을 주도한 것은 밥상 물가와 직결된 농축수산물이었다. 5년 새 농축수산물 물가는 26.0% 올라 전체 물가 상승률(16.6%)을 크게 웃돌았다. 부문별로는 과실 물가가 49.4% 폭등했고, 축산물(23.3%)과 채소(20.9%), 수산물(19.0%) 등도 일제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가장 상승 폭이 컸던 품목은 겨울철 대표 과일인 귤이다. 귤 가격은 5년 새 150.2% 급등해 2.5배 수준이 됐다. 단순 계산으로 2020년에 1만 원이면 살 수 있었던 귤 한 상자를 이제는 2만 5000원을 줘야 살 수 있는 셈이다.

지난해 가격 강세를 보인 사과(64.8%)와 배(62.6%)도 60% 넘게 올랐고, 보리쌀(82.9%), 미나리(51.8%), 시금치(46.9%) 등 식탁 필수 식재료들도 40~80%대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재료 가격 상승은 가공식품과 외식 물가 인상으로 전이됐다. 공업제품 중 가공식품 물가는 5년 전보다 24.0% 올랐고, 외식 물가도 24.7% 상승해 먹거리 부담을 키웠다.

특히 소금은 5년 새 76.5% 올라 가공식품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식용유(67.5%), 설탕(47.6%) 등 기초 조미료 가격이 오르면서 잼(67.2%), 초콜릿(56.3%), 국수(51.6%), 라면(23.8%) 등 주요 제품 가격도 우상향 곡선을 그렸다.

서울 명동의 먹거리 간판. 2026.1.1/뉴스1 ⓒ News1 구윤성 기자

전기·가스·수도 40% 급등…"고환율 여파에 올해도 체감물가 안정 쉽지 않다"

먹거리뿐만 아니라 매달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용'의 증가도 가계 살림에 부담을 더했다.

전기·가스·수도 물가는 5년 전 대비 39.7% 급등해 공공요금 부담을 가중시켰다.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분이 누적되면서 지역난방비는 63.2% 뛰었고, 도시가스(45.8%)와 전기료(39.9%)도 40% 안팎으로 올랐다.

서비스 요금 중에서는 보험서비스료(88.7%), 컴퓨터수리비(71.9%), 간병도우미료(37.6%) 등의 오름세가 뚜렷했다.

정부는 이 같은 지표 물가와 체감 물가 간 괴리를 인식하고, 올해 체감 물가 안정에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체감 물가는 과거부터 누적된 수치가 반영되는 반면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비로 산정하기 때문에 지표와 괴리가 있을 수 있다"며 "주요 품목의 수급 상황을 상시 점검하고 필요시 신속히 대응해 체감 물가 안정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표 물가가 안정됐더라도 고환율 등이 지속될 경우 체감 물가 하락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제 유가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환율이 1400원대에서 내려오지 않고 있어 물가 상방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이미 물가가 상당히 오른 상태에서 환율 영향까지 겹쳐 국민들이 체감하는 물가가 안정되기까진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min785@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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