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국방부 “주한미군 아파치 부대 중단, 결정된 것 없어”
미국 국방부가 평택 주한미군 기지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 헬기 부대가 사실상 사라졌다는 미 의회 보고서 내용을 반박하고 나섰다. 미 국방부 당국자는 2일(현지 시각) 평택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해 온 ‘5-17 공중기병대대’의 운용 중단 여부를 묻는 연합뉴스 질의에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다”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 미 의회조사국(CRS)이 보고서를 통해 “해당 부대가 작년 12월 15일 자로 운용 중단(deactivate)됐다”고 명시한 것과 배치되는 설명이다.

시작은 미 의회의 두뇌로 불리는 의회조사국(CRS)이 펴낸 최신 보고서 속 한 줄이었다. 보고서는 주한미군 5-17 공중기병대대가 이미 지난달 ‘비활성화(deactivate)’ 조치됐다고 기록했다. 군사 용어인 비활성화는 부대의 깃발을 내리고 실질적인 작전을 멈추거나 부대를 해체하는 것을 뜻한다. 2022년 창설된 이 부대는 약 500명의 병력과 함께 ‘탱크 킬러’로 불리는 최신형 아파치(AH-64E) 공격 헬기와 무인기 등을 운용하며 북한 기갑 부대를 저지하는 핵심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미 국방부는 “결정 이전 단계의 병력 구조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이는 행정부 차원의 최종 승인이나 후속 조치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하지만, 현장에서는 이미 실무적인 정리가 시작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아파치 헬기 부대가 감축 혹은 해체 중심에 선 이유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가져온 현대전의 충격적인 변화와 트럼프 행정부의 ‘군 효율화’ 전략이 맞물려 있다. 최근 우크라이나 전장에서 고가의 공격 헬기들이 저렴한 휴대용 미사일이나 드론 공격에 맥없이 격추되는 모습이 자주 목격됐다. 이에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육군 항공 전력을 대대적으로 뜯어고치는 ‘육군 변혁 이니셔티브(ATI)’를 지시했다. 유인 헬기 대신 무인기 부대로 전력을 바꾸겠다는 것이다. 평택 부대 외에도 미 본토 5개 기지의 아파치 부대가 비활성화 명단에 올랐다.

문제는 이러한 미국의 ‘군사적 효율성’ 추구가 우리에게는 ‘주한미군 감축’이라는 예민한 안보 불안으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아파치 대대 하나가 사라지면 당장 약 500명의 미군 병력이 줄어들 수 있다. 현재 주한미군 규모는 2만8500명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는데, 부대 해체가 곧장 병력 철수로 이어진다면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공언해 온 해외 주둔 미군 감축의 신호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CRS 보고서 역시 이를 두고 “전투력의 감소”라고 표현했다. 우리 국방부는 “한미가 긴밀히 협의 중이며 연합방위태세에는 문제가 없다”고 진화에 나섰지만, 헬기가 빠진 자리를 고성능 드론 부대가 채울지, 아니면 단순한 병력 감소로 끝날지는 아직 미지수다.
지난달 발효된 미 국방수권법(NDAA)은 주한미군을 현 수준 밑으로 줄일 때 예산을 쓰지 못하게 하는 안전장치를 두고 있지만 “국가 안보 이익에 부합한다”는 예외 조항이 있어 강제력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오는 6일 평택 기지를 직접 찾아 상황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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