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2'·'타짜4'·'크로스2'…2026년, 맛보장 속편 총출동 [신년특집-영화]②

장아름 기자 2026. 1. 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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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국제시장2' 주연 배우 이성민(왼쪽) 강하늘 / 뉴스1 DB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지난 2025년 한국 영화는 암흑기를 걸었다. 연간 박스오피스 1·2위를 외화에 내주고 1000만 영화도 배출하지 못했다. 극장가도 연말 외국 작품들인 '주토피아2'와 '아바타: 불과 재'의 흥행으로 관객 수 1억 명 턱걸이로 체면만 지켰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 2026년, 주요 투자·배급사는 확실한 흥행 카드인 프랜차이즈와 스타 감독·배우 조합을 전면에 내세웠다. 회사별 라인업의 규모는 예년에 비해 확연히 줄었다. 다만, '셀링 포인트'가 확실한 작품이 다수라 위기 속 '알짜 흥행'을 기대해 봄직하다.

영화 '타짜: 벨제붑의 노래' 주연 배우들인 변요한, 노재원, 미요시 아야카(왼쪽부터) / 사진출처= TEAMHOPE, 눈컴퍼니, Amuse Inc

◇ CJ ENM 4편…'국제시장2'부터 '타짜4'까지 속편 집중

CJ ENM은 2026년 라인업을 사실상 속편을 신년 간판 영화로 내세우는 전략으로 꾸렸다. '국제시장2'를 필두로 '실낙원' '타짜4', 옴니버스 프로젝트 '프로젝트 30'까지 총 네 편을 선보인다.

'국제시장2'는 1000만 영화 '국제시장'(2014)의 후속편으로 윤제균 감독이 다시 메가폰을 잡는다. 오직 가족을 위해 살아온 아버지 '성민'(이성민 분)과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선 아들 '세주'(강하늘 분)를 통해 197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 급변하는 한국 사회에서 부모 세대와 자녀 세대의 갈등과 화해의 여정을 그린다. 전편에 이어 다시 한번 한국 현대사의 굵직한 사건들을 관통하는 시대극이다.

연상호 감독의 미스터리 스릴러 '실낙원'도 눈에 띈다. '실낙원'은 9년 전 캠핑스쿨 버스 실종 사건으로 아이를 잃은 엄마(김현주 분) 앞에 어느 날 훌쩍 커버린 아들 류선우(배현성 분)가 돌아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린다. 지난해 2억 원의 초저예산 제작으로 107만 관객을 동원한 '얼굴'에 이어 최소한의 제작비로 시도하는 연상호식 시스템이 또다시 통할지 관심이 쏠린다.

'타짜'의 네 번째 이야기인 '타짜: 벨제붑의 노래'는 포커 비즈니스로 '세상을 다 가졌다'고 믿었던 장태영(변요한 분)과 그의 모든 것을 빼앗고 사라졌던 절친 박태영(노재원 분)이 거액이 오가는 글로벌 도박판에서 다시 만나는 범죄극이다. 카지노 무대를 베트남까지 넓혀 시리즈 특유의 쓴맛 나는 승부와 인물들의 욕망을 확장한다. '국가부도의 날' 최국희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일본 배우 미요시 아야카도 합류한다.

'프로젝트 30'은 한국 감독 30인이 참여하는 옴니버스 스낵무비다. 김도영 정가영 이종필 남궁선 임선애 윤가은 등 감독들이 3분짜리 단편을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 3막의 영화로 선보이는 실험으로, 한국 영화의 현재와 미래를 책임질 감독들의 다채로운 연출이 기대를 모은다.

영화 '하트맨' 포스터
강동원, 엄태구, 박지현, 오정세(왼쪽부터) / 사진출처=AA그룹, TEAMHOPE, 나무엑터스, 프레인TPC

◇ 롯데엔터테인먼트 6편…'하트맨' 스타트→강동원·엄태구 코미디 '와일드 씽'

롯데엔터테인먼트는 코미디 영화 '하트맨'을 시작으로 '부활남' '와일드씽'에 '경주기행'까지 총 6편의 한국 영화를 선보인다.

선봉은 이달 14일 개봉하는 '하트맨'이다. '히트맨' 시리즈로 합을 맞춘 최원섭 감독과 권상우가 다시 뭉친 로맨틱 코미디로, 다시 만난 첫사랑(문채원 분)을 놓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하던 승민에게 '절대 말할 수 없는 비밀'이 생기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그린다. 연초 극장가에 활력을 불어넣을 카드다.

'뷰티 인사이드'(2015), '독전2'(2023) 등을 연출한 백종열 감독의 신작 '부활남'은 죽은 뒤 72시간이 지나면 되살아나는 능력을 알게 된 취준생 서환(구교환 분)의 이야기를 그린다. 2016년 네이버 웹툰에 연재됐던 동명의 웹툰이 원작으로, 구교환·신승호·강기영 조합이 웹툰의 거침없는 매력과 독특한 콘셉트에 어떤 변주를 선보일지 주목된다.

'하녀'(2010), '돈의 맛'(2012) 임상수 감독의 신작 '행복의 나라로'는 장기간 개봉이 미뤄진 끝에 관객을 만난다. '행복의 나라로'는 제대로 죽기 위해 탈옥한 죄수 203(최민식 분)과 제대로 살기 위해 약을 훔치다 걸린 남식(박해일 분)이 거액의 돈을 손에 넣으며 뜻밖의 동행을 시작하는 로드무비다. 지난 2021년 제26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으로 공개된 바 있으며, 이후 5년여 만에 극장에서 공개된다.

이정은과 공효진 박소담 이연 등 여성 배우 앙상블이 돋보이는 '경주기행', 강동원 엄태구가 주연을 맡은 코미디 '와일드 씽', 류승룡 박해준이 형제로 호흡을 맞춘 가족극 '정가네 목장'이 잇따라 개봉한다. 네 딸과 함께 딸의 살인범을 찾아 경주로 떠나는 모녀 로드무비 '경주기행'(김미조 감독), 한때 가요계를 휩쓸었다가 사라진 혼성 그룹이 재결합해 다시 무대를 향하는 과정을 그린 '와일드 씽'(손재곤 감독), 30년간 말 한마디 섞지 않고 살아온 형제가 같은 목장을 지키며 갈등을 풀어가는 '정가네 목장'(김지현 감독)까지 서로 다른 결의 작품이 극장가를 찾아온다.

'가능한 사랑' 주연 전도연 설경구 조여정 조인성(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 사진출처=매니지먼트숲, 넷플릭스, 높은엔터테인먼트, 베이스캠프컴퍼니

◇ 넷플릭스 4편…이창동 신작부터 마동석·리사 '타이고'까지 '기대작'

OTT 오리지널 영화 라인업도 기대가 크다. 넷플릭스는 아직 공식 라인업을 발표하진 않았지만 알려진 작품 중에서는 이창동 감독의 신작 '가능한 사랑'을 비롯해 코믹 액션 '남편들', 속편 '크로스2', 글로벌 액션 블록버스터 '타이고' 등 네 편이 2026년 공개를 기다리고 있다.

이창동 감독이 '버닝' 이후 8년 만에 선보이는 '가능한 사랑'은 극과 극의 삶을 살아온 두 부부의 세계가 얽히며 네 사람의 일상에 균열이 퍼져가는 이야기를 그린다. 전도연·설경구·조인성·조여정이 출연해 한국 사회의 단면과 인간 내면을 집요하게 파고드는 특유의 서사를 OTT 플랫폼에서 펼쳐 보일 예정이다.

박규태 감독의 코믹 액션 '남편들'은 범죄 조직에 납치된 아내를 구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배를 타게 된 전남편 충식(진선규 분)과 현남편 민석(공명 분)의 예측불허 작전을 그린다. 마약 조직 보스와 라이벌 조직 리더, 납치된 아내와 그 주변 인물까지 진선규 공명 김지석 윤경호 강한나 이다희 등 캐스팅 라인업이 코미디와 액션 모두를 겨냥한다.

'크로스2'는 2024년 공개 직후 비영어권 영화 글로벌 톱 10 1위를 기록하며, 43개국 톱 10에 오르는 성적을 거둔 '크로스'의 속편이다. 전편에서 전직 요원 강무와 강력범죄수사대 에이스 미선 부부를 연기했던 황정민 염정아가 다시 호흡을 맞춘다. 이번에는 정체불명의 조직이 탈취한 우리 문화재를 되찾기 위해 부부가 국가적 작전에 뛰어드는 오락 액션으로, 윤경호 임성재 차인표 김국희가 새롭게 합류해 팀플레이를 강화한다.

마동석 이진욱 그리고 블랙핑크 리사가 주연을 맡은 '타이고'는 넷플릭스 액션 시리즈 '익스트랙션' 세계관을 확장하는 스핀오프 영화다. 전쟁고아로 자란 용병 타이고(마동석 분)가 중대한 임무를 수행하던 중 가족처럼 여기던 리아(리사 분)가 범죄 조직에 납치되자 목숨을 건 구출 작전에 나서는 이야기로, '범죄도시' 2~3편의 이상용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 타이고와 대립하는 범죄 조직의 수장 아르만 최 역은 이진욱이 맡아 긴장감을 더한다. 한국형 액션과 글로벌 IP의 결합으로, 넷플릭스가 노리는 전 세계 흥행의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

국내 박스오피스가 장기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한 가운데, 2026년 한국 영화 라인업은 1000만 감독과 스타 배우·검증된 시리즈에 의존하는 보수적 포트폴리오와 저예산 실험·OTT 블록버스터 제작이라는 양극단이 공존하는 모습이다. '국제시장2'와 '타짜4' 같은 흥행 보증 수표들이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낼지, 아니면 '실낙원'과 '타이고' 등처럼 새로운 방식과 서사가 한국 영화의 체력을 증명할지, 새해 관객의 선택이 시험대가 된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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