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자국 우선주의 대비”…최태원 “AI 시대, 국제 무대로”

황정일.김선미 2026. 1. 3. 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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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로 본 올해 한국경제
최태원, 구광모, 김승연, 허태수, 신동빈(왼쪽부터)
올해 한국 경제를 이끌 정부·재계·금융 부문 수장의 신년사는 어떤 내용을 담았을까. 분야별로 세부 내용은 달랐지만, 키워드는 대체로 세 가지로 수렴했다. 정부는 안정을, 재계는 혁신을, 금융은 전환을 강조했다.

우선 경제정책을 책임지는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해 12월 31일 “내년에도 글로벌 기술패권 전쟁과 자국 우선주의 통상외교가 지속되면서 만만치 않은 상황으로 전개될 것”이라며 “어떤 위기가 닥쳐도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경제체제를 구축하는 데 모든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K자형 성장’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2일 신년사에서 “올해 성장률이 1.8%로 잠재 수준에 근접할 전망이지만, 반도체 경기에 힘입어 성장을 주도할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하면 성장률은 1.4%에 그쳐 체감 경기와 괴리가 클 것”이라며 “신산업을 육성해 성장 기반을 다변화하는 등 구조 전환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 ‘안정’ 재계 ‘혁신’ 금융 ‘전환’ 강조
재계는 혁신과 인공지능(AI)으로의 전환을 화두로 내세웠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AI 시대는 이제 막이 오른 단계일 뿐이며 앞으로의 시장은 지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거대하고 기회도 무한할 것”이며 “우리가 가진 능력에 대한 자부심과 확신으로 더 큰 글로벌 무대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기술의 패러다임과 경쟁의 룰은 바뀌고 고객의 기대는 더욱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의 성공방식을 넘어 새로운 혁신으로 도약해야만 한다”고 주문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한·미 조선 협력(MASGA·마스가) 프로젝트를 통해 한화가 한·미 관계의 ‘린치핀(핵심 동반자)’ 역할을 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기선 HD현대 회장은 올해 독보적 기술과 두려움 없는 도전, 건강한 조직으로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헤쳐 나가자고 주문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은 새해를 ‘AI 비즈니스 임팩트’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허 회장은 “그룹이 보유한 역량을 유기적으로 결집한다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하고 시장을 선도하는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은 파괴적 혁신과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를 강조했다. 장 회장은 “경영 환경이 어느 때보다 엄혹하다”며 AI 전환을 통한 파괴적 혁신을 주문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전사적 역량을 모아서 AX(AI Transformation·인공지능 전환)를 가속화하자”고 주문했다. 박 회장은 “빠른 AX 추진을 통해 기존 제품의 지능화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창출, 포트폴리오 확장을 도모하자”고 말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의 3고 현상과 지정학적 리스크, 인구 구조 변화 등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일상화됐다”며 “이젠 핵심 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은 “최근 2∼3년간 그룹의 혁신적 결단들은 다시 한번 성장하기 위한 치밀한 준비였다”며 “기존 전략을 개선하는 정도가 아니라 생각을 바꾸고 룰을 새로 세우며 고객 욕구 자체를 재창조하라”고 주문했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은 “지주사 체제 안정화와 신사업 준비를 바탕으로 지속 성장을 위한 토대를 착실히 마련해왔다”며 “불확실성이 일상화된 경영환경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지속 성장이 가능한 경영 기반을 단단히 다져 나가자”고 강조했다. 손경식 CJ그룹 회장은 “전 세계 소비자는 K-푸드, K-콘텐츠, K-뷰티 등 K-라이프스타일을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속도로 받아들이고 있다”며 “K-트렌드 시장을 선도하기 위한 실행을 가속해달라”고 당부했다.

불확실성 타개할 공통분모로 ‘변화’ 꼽아
금융계 수장은 투자 생태계의 판이 바뀌고 있다며 발 빠른 전환을 주문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새해 경영계획 방향으로 ‘전환과 확장(Transition & Expansion)’을 제시하면서 “새로 형성되는 디지털 자산, AI 비즈니스 시장에서도 우리가 먼저 고객과 사업 기회를 확보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도 “AX(AI 전환), DX(디지털 전환)는 생존 과제가 돼 일하는 방식과 고객 접점 전반에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며 “부진즉퇴(不進則退), 기존의 관성에 멈추면 미래 금융의 전장에서 살아남을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은행보다 돈을 더 많이 버는 증권사가 있고, 가계대출은 성장의 한계에 도달했다. 그룹의 맏형으로서 제 역할을 해 온 은행의 위기”라며 “원화 스테이블코인 논의와 관련해 코인 발행-유통-사용-환류로 이어지는 완결된 생태계를 주도적으로 설계하고, 선제적으로 구축해야 한다”고 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생산적 금융·AX 선도·시너지 창출’을 내세우며 “생산적 금융은 기업금융 명가인 우리금융이 가장 자신 있게,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라고 강조했다.

황정일·김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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