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혜훈 후보자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야 한다

이혜훈 기획예산처 장관 후보자의 폭언·갑질은 도를 넘었다. 이 후보자가 국회의원 시절 인턴 직원에게 ‘아이큐가 한 자릿수냐’ ‘내가 정말 널 죽였으면 좋겠다’고 말하는 녹취가 공개됐다. 대화 중간에 “야”라면서 격분해 고함치는 것을 들으면 이 후보자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 일하기 힘든 성격인 것으로 보인다. 업무상 질책의 범주를 크게 넘어선 폭력이다.
의원실 인턴은 비정규직으로, 대개 20대 사회 초년생이다. 3선 의원이라면 인턴에게 모범이 되고, 그의 인생에 스승이 돼야 마땅하다. 인턴은 실수할 수 있고 배우기 위해 인턴을 하는 것이다. 직장에서 가장 약자이기도 하다. 그런 인턴에게 극도로 감정적이고 사정없는 언어 폭력을 퍼부었다. 공직자로서 원천적으로 부적격이다. 보고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보고서를 수시로 집어던지고, 미국 출장 때 당에서 이코노미석을 끊어주자 ‘왜 내 돈으로 비즈니스석 업그레이드를 해야 하느냐’고 항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후보자 측은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분들께 깊이 사과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이렇게 넘어갈 수 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다. 대통령실과 민주당 지도부는 청문회를 지켜보자는 입장이지만 당내에서도 반대가 나오고 있다. 민주당 장철민 의원은 “저런 사람은 어떤 공직도 맡아선 안 된다”며 “인사 청문회도 해선 안 된다”고 했다. 그 말이 옳다.
이재명 대통령이 이 후보자를 지명한 의도 자체가 통합을 위한 것이었다고 보기 어렵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한 수’를 두었다고 생각했을 것이다. 정치에서 흔히 있는 일이다. 하지만 거기에도 정도가 있어야 한다. 계엄을 옹호하고 윤 어게인 집회에 참석한 사람에게 장관 감투를 준다면 지금 계엄으로 재판 받고 있는 사람들은 무언가. 이 후보자는 이 대통령의 기본소득 등 공약에 대해서도 “포퓰리즘 독재”라고 해왔다. 정책과 정견이 하늘과 땅 차이만큼 큰데도 같이 한다는 것은 무원칙한 정략일 뿐이다. 선거용 통합 제스처에도 한계가 있어야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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