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정오에 불 꺼진 구청 민원실…‘점심시간 휴무제’ 시행에 일부 시민들 “몰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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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오후 1시 이후에 다시 오셔야 해요."
반면 올해부터 시행된 점심시간 휴무제를 알지 못한 채 방문한 민원인들에게 제도를 설명하는 공무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을 미처 알지 못한 것이다.
이날 달서구청 민원실에서도 점심시간 휴무제가 전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낮 12시20분까지 민원 응대가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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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실 직원, 응대하다 낮 12시 훌쩍 넘기기도


"선생님, 오후 1시 이후에 다시 오셔야 해요."
'점심시간 휴무제'가 본격 시행된 지난 2일. 대구 중구청 2층 민원실 앞에는 휴무제를 알리는 안내문이 곳곳에 붙어 있었다.
정오가 가까워지자 민원실 공무원들은 컴퓨터 화면을 끄고 자리를 정리하는 등 점심시간을 준비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반면 올해부터 시행된 점심시간 휴무제를 알지 못한 채 방문한 민원인들에게 제도를 설명하는 공무원들의 모습도 눈에 띄었다.
정오가 되자 민원실 전등은 모두 꺼졌고, 공무원들은 일제히 식사 장소로 향했다. 이날 오전 11시 54분께 70대 이모씨는 건축물대장을 발급받기 위해 다급히 민원실을 찾았다. 점심시간 휴무제 시행을 미처 알지 못한 것이다. 민원 응대가 12시를 넘겼지만 해당 공무원은 민원인 응대를 마무리한 뒤 식사 장소로 향했다. 점심식사가 늦어지자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이게 현실"이라는 탄식이 나오기도 했다.


같은 시각 대구 수성구 수성4가동행정복지센터에서는 점심시간 휴무제를 알지 못한 민원인들이 잇따라 방문해 혼란을 겪는 모습이 포착됐다. 센터를 찾은 민원인들은 한동안 직원을 찾았지만 모두 자리를 비운 상태여서, 오후 1시까지 대기하거나 발길을 돌려야 했다.
민원인 백모(65)씨는 "동센터를 자주 찾지 않다 보니 점심시간 휴무제가 이날부터 시행되는 줄 몰랐다"며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에 익숙한 젊은 세대는 몰라도, 우리 세대는 문전박대를 당한 느낌이 든다"고 토로했다.
이날 달서구청 민원실에서도 점심시간 휴무제가 전면 시행됐음에도 불구하고 낮 12시20분까지 민원 응대가 이어졌다. 달서구청 민원실 관계자는 "정오부터 바로 업무를 중단하고 민원인을 돌려보내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다"며 "당분간은 방문한 민원에 한해 응대하고, 약 3개월가량의 계도 기간을 두고 제도가 정착되는 과정을 지켜볼 계획"이라고 말했다.
직장인 최모(34)씨는 "점심시간을 이용해 세금 관련 문의를 하러 왔는데 다시 방문해야 하게 됐다"면서도 "한편으로는 공무원들이 점심시간에 제대로 쉴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홍보와 안내가 더 이뤄져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올해부터 대구에서는 점심시간 휴무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구·군별 운영 방식에는 차이가 있다. 중구·달서구·달성군은 구·군청 민원실과 동 행정복지센터 모두에서 전면 시행 중이다. 반면 수성구·서구·남구 등은 시기상조라는 판단에 따라 구·군청 민원실을 제외한 동 행정복지센터에만 제도를 적용하고 있다. 군위군은 군청과 행정복지센터 모두 점심시간 휴무제를 시행하지 않고 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김정원 기자 k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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