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버스 개인정보 유출, 당첨자 조작 의혹으로 번져…과거 유출 전력도 도마

이정국 기자 2026. 1. 2.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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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해자 폭로 글 조회수 이틀 만에 570만회 넘어
위버스 개인정보 유출 피해자가 엑스(X)에 올린 폭로 글이 조회수 570만회를 넘겼다. 엑스 갈무리

하이브 자회사 위버스컴퍼니가 운영하는 가입자 5천만명 팬플랫폼 ‘위버스’의 개인정보 유출 논란이 ‘팬 사인회 당첨자 조작’ 의혹으로까지 번지며 케이(K)팝 팬들의 민심이 폭발하고 있다. 피해자가 엑스(옛 트위터)에 올린 폭로 글은 공개 이틀 만에 조회 수 570만회를 넘겼다. 여기에 위버스컴퍼니가 과거에도 개인정보 유출로 과태료 처분을 받은 전력이 알려지며 ‘개인정보 보호 조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2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케이팝 팬들의 분노가 특히 커진 배경에는 ‘추첨 공정성’에 대한 누적된 불신이 자리한다. 케이팝 업계에서는 팬 사인회(팬싸)뿐 아니라 영상통화 팬 이벤트, 사전 녹화 방청 같은 참여형 이벤트가 앨범 판매와 결합해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당첨 확률을 높이기 위해 동일 앨범을 대량 구매해야 하는 구조가 굳어지면서, 팬들 사이에서는 “수백만 원어치 앨범을 사야 한다”는 하소연이 반복돼 왔다. 이런 상황에서 당첨자 조작 의혹까지 불거지자, “불투명하게 운영되던 추첨이 결국 문제를 드러냈다”는 여론이 폭발한 모양새다.

피해자가 공개한 메신저 대화에는 팬 사인회 당첨 여부를 확인하거나 당첨자 개인정보, 앨범 구매 장수 등을 공유한 정황이 담겼다. 여기에 특정 당첨자를 명단에서 ‘뺄 수 있는지’를 묻고 가능하다는 취지로 답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케이팝 팬들은 이를 두고 당첨자 선정 과정이 투명하지 못하다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전날 이 내용을 보도한 한겨레 기사에 한 누리꾼은 댓글을 달고 “사녹(사전녹화) 명단도 공개하고 몇 초에 제출됐는지(신청시간을 정확하게) 다른 플랫폼처럼 공개하라. 하이브가 만든 위버스만 이렇게 꼭꼭 숨기고 안 알려준다”고 꼬집었다.

위버스 개인정보 유출 대화 화면. 엑스(X) 갈무리

회사는 현재까지 개인정보로 인한 2차 피해 사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안내하면서, 해당 직원을 직무에서 배제하고 인사위원회에 회부했으며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했다. 피해 고객에게는 위버스샵 캐시 1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덧붙였다. 하이브 쪽도 “사규와 취업규칙을 위반한 구성원의 비위 행위”라며 “제보를 받은 즉시 조사해 직무 배제와 인사위 회부 조처를 했고, 법적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피해자는 “이용자의 개인정보가 내부 직원이 개인적 판단에 의해 접근∙문의될 수 있다는 것은 개인정보 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구조적 문제”라며 “(당첨자) 임의 조작 시도가 있었던 정황이 확인되어 완전히 신뢰하기 어렵다. 개인의 일탈로만 보기 어렵다” 고 의심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개인의 비위 행위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라는 지적이다.

2020년 위버스의 개인정보 유출 사건 때 피해 고객에 보낸 사과 공지문. 비엔엑스는 위버스컴퍼니 전 사명이다. 엑스(X)갈무리

이번 개인정보 유출이 처음이 아니라는 점도 불신을 더 키우고 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2021년 11월 위버스 시스템 오류로 인해 타인의 계정으로 로그인되는 문제가 발생해 137명의 개인정보가 다른 사용자에게 노출됐다며 위버스컴퍼니에 시정명령과 과태료 700만원을 부과한 바 있다. 2020년 1월 발생한 이 사건으로 이름, 이메일, 성별, 휴대전화번호, 멤버십 회원번호, 유효기간 등이 타인에게 노출됐는데 당시 피해 사실을 문의한 이용자에게 개별 안내를 하는 ‘사후 통지’ 방식도 비판을 받았다.

개인정보 유출 사고 전력이 있는 위버스컴퍼니가 이번에도 피해자가 문의한 뒤에 사실인정과 보상을 제안하는 똑같은 패턴을 보인 것이다.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건의 파장 속에서 발생한 이번 사건이 개인정보 보호를 넘어 이벤트 운영의 공정성 문제로 번진 만큼, 정부 차원의 점검을 촉구하는 여론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방탄소년단(BTS)∙세븐틴·엔하이픈 같은 하이브 계열 아티스트는 물론, 에스엠(SM)엔터테인먼트 소속의 라이즈, 에스파 등이 입점한 팬플랫폼 위버스를 운영하는 위버스컴퍼니는 하이브가 55.42% 지분을 보유한 자회사다. 네이버는 44.58% 지분을 갖고 있는 2대 주주다.

이정국 기자 jg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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