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유정복 시도지사협회장 “19년 묶인 교부세율 5%P 올려야, 진짜 지방시대”
“특별’ 명칭, 중앙이 우위라는 인식 전제돼”
“헌법에 ‘분권 국가 지향’ 명시해야”
“지방정부가 중앙정부로부터 받는 재원에 대한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다. 국세와 지방세 비율이 75대 25 수준에 머물러 있다. 19년째 19.24%로 동결된 지방교부세율부터 상향해야 한다.”
대한민국시도지사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유정복 인천시장은 최근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지방자치의 발전을 가로막는 가장 큰 문제로 ‘재정 분권의 부재’를 꼽았다. 그는 “지방세 확충과 함께 환경세와 로봇세 등 새로운 세원을 발굴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한다”고 했다.

시도지사협의회는 전국 17개 광역지자체 시·도지사의 의견을 조율하는 협의기구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잇는 공식 협력 창구 역할을 한다. 유 시장은 “협의회장은 지방분권과 균형 발전을 실질적으로 끌고 가야 하는 자리라는 사명감을 갖고 지난 1년 임기를 보냈다”고 말했다.
시도지사협의회장의 임기는 통상 1년이다. 지난해 1월 1일 시도지사협의회장에 취임한 유 시장의 임기는 원래대로라면 2025년 12월 31일까지다. 하지만 올해 6·3 지방선거가 예정돼 있어 임기를 6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시도지사협의회 관계자는 “정관에 따르면 회장이 공석일 경우, 전임 회장이 6개월 더 연임할 수 있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유 시장은 지방자치 발전을 저해하는 두 가지 요인으로 ‘과도한 국고 보조금 제도’와 ‘특별(特別) 중심의 행정 체계’를 지목했다. 그는 “지방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이 국고 보조금 매칭 사업으로 묶여 있다”며 “국고 보조 사업 전반에 대한 근본적인 혁신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별시’ 제도에 대해서도 문제 제기를 했다. 유 시장은 “수도를 특별시로 부르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한국이 유일하다”며 “북한도 평양을 특별시, 직할시로 부르다 지금은 그냥 평양시라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떤 지자체는 특별하고, 다른 지자체는 특별하지 않다는 의미가 내포돼 있다”며 “이런 서열 의식이 바로 ‘특별’이라는 호칭에 담겨 있는 것”이라고 했다. 다음은 유 시장과의 일문일답.
―취임 1년 임기가 마무리됐다. 스스로 평가하는 성과는.
“새 정부 출범 시기에 협의회장을 맡았다. 정책 과제를 발굴하고 국정 과제에 반영되도록 하는 데 주력했다. 민생회복 소비쿠폰 전액 국비 지원 등 지방정부의 주요 현안을 두고 중앙정부와 국회와 협의하는 역할을 했다. 지방 외교에도 공을 들였다. 올해는 한·중 수교 33주년이자,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10주년이 되는 해였다. 이를 계기로 한·중 지방정부 간 공동 발전과 실질적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일본 지방정부와도 경제·산업 협력과 지방 소멸 대책을 놓고 머리를 맞댔다.”

―시도지사협의회장 임기가 1년으로 짧다는 지적도 있다.
“개인적으로는 협의회장이 제대로 일을 하려면 임기를 2년으로 늘리는 것도 검토할 만하다고 본다. 다만 지자체장 임기가 4년인 점을 감안하면, 협의회장 임기를 2년으로 할 경우 17개 시도지사 가운데 2명만 협의회장을 맡게 되는 구조가 된다.”
―차기 협의회장이 풀어야 할 과제는 무엇인가.
“지난달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대통령과 시도지사들이 지방 재정 상황을 논의했다.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선 지방 재정 분권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됐다. 이제는 재정 분권을 위한 실질적인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우선 국고 보조 사업을 전면적으로 혁신해야 한다. 지방 재정 부담을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보통 교부세 법정률 인상과 함께 지방소득세·지방소비세의 단계적 인상도 추진할 필요가 있다.”
―교부세 법정률은 어느 정도까지 올려야 한다고 보나.
“19년째 19.24%로 동결된 지방교부세율을 상향해야 한다. 최소한 24.24%까지, 5%포인트(P)는 인상할 필요가 있다. 재정 분권은 진짜 지방시대의 필요조건이다.”
―재정 분권을 위한 다른 방안은 없나.
“지방세 확충과 함께 환경세와 로봇세 등 새로운 세원 발굴을 병행해야 한다. 예비타당성 조사와 타당성 조사 제도 역시 현실에 맞게 개선할 필요가 있다.”
―온전한 지방 자치를 위해 지방 입법권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방분권형 개헌에서 말하는 입법권은 자치 입법권을 뜻한다. 헌법과 법률이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지방정부가 조례와 규칙 같은 법규를 스스로 만들 수 있는 권한이다. 이는 지방 자치의 핵심 요소이자, 지방의 자율성과 책임성을 담보하는 수단이다. 그러나 현재는 시행령과 시행 규칙 등 행정 입법이 법률의 세부 사항까지 규정하면서 지자체의 조례 제정권이 상당 부분 제약받고 있다.”

―지방 자치를 저해하는 다른 요인은 무엇이라고 보나.
“우리 사회는 중앙집권적 문화에 익숙하다. 중앙정부와 지방정부의 관계를 상하 개념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 정치 권력의 분권화를 지향하는 정치적 노력이 필요하다. 그 출발점은 헌법 개정이다. 헌법에 ‘분권 국가’를 지향한다는 점을 명확히 담아야 한다. 보조금 제도도 손질해야 한다. 중앙정부의 보조금 사업으로 지방정부를 관리하는 국가는 없다. 지방정부 예산의 상당 부분이 보조금 매칭 구조로 짜여 있다. 중앙정부 중심의 재정 구조가 지나치게 강하다.”
―특별시, 특별자치도, 특례시 등 ‘특별’이라는 표현을 붙이는 데 대해 부정적 입장으로 알고 있다.
“기본적으로 특별이나 특례라는 표현을 붙이는 것에 반대한다. 어떤 지역은 특별하고, 나머지는 보통이라는 의미로 읽힐 수 있다. 왜 특별인지 일반 국민은 잘 알지 못한다. 서열 문화를 내포한 호칭으로 본다.”
―지자체 통합을 통해 ‘특별시’로 상향하는 방안은 어떻게 보나.
“특별한 목적이나 지방 행정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자체 간 통합을 추진하는 것 자체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특별이라는 명칭을 붙이는 것은 문제다. 중앙정부가 특정 지자체에 특별이라는 호칭을 부여하는 행위 자체가 중앙이 우위에 있다는 인식을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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