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 빨대 이은 카페 죽이기”... ‘컵 가격 표시제’에 사장님들 분노

이영빈 기자 2026. 1. 2.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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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커피 전문점에서 고객들이 커피 원두를 고르고 있다. /뉴스1

“메뉴판 커피 가격을 4500원이라고 써야 하나요? 아니면 4300원이라고 쓰고 컵 가격 200원을 따로 써야 하나요?”

2일 서울 영등포구 소상공인연합회에서 열린 ‘컵 가격 표시제’ 간담회에선 카페를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의 이 같은 문의가 쏟아졌다. 컵 가격 표시제는 음료값 중 일회용컵 가격이 얼마인지 영수증에 표시하도록 하는 제도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지난달 공개한 ‘탈(脫)플라스틱 종합대책 정부안’에 담긴 내용으로, 소비자들에게 경각심을 주어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겠다는 취지다.

기후부는 아직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업황도 좋지 않은데 설익은 정책으로 부담만 키운다’는 자영업계의 비판이 잇따르자 중소벤처기업부가 간담회를 연 것이다. 전국카페사장협동조합과 한국커피바리스타협회 관계자, 환경 정책 전문가 등이 참석했고 기후부 관계자도 나와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었다.

간담회에선 ‘현실을 모르는 정책’이란 비판이 많았다. 이미 음료값에는 일회용 컵 가격이 반영돼 있는데, 이를 영수증에 따로 100~200원이라고 적으면 소비자들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카페 업주는 “손님들로부터 ‘왜 컵 값을 따로 받느냐’는 항의가 분명히 들어올 것”이라며 “텀블러로 주문을 받으면 이제 일회용컵 값을 따로 빼줘야 하느냐”고 했다. 다른 참석자는 “키오스크에 컵 가격을 표기하려면 카페 업주가 수정 비용을 부담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커피 원두 가격이 오른 데다, 고환율까지 겹쳐 최근 5년 새 원두 수입 가격이 4배 가까이 올랐다”며 “안 그래도 힘든 자영업자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정책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기후부 관계자는 “소상공인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는 방안을 지속적으로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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