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소 포기 압박은 국가폭력” 서해 피격 유족, 트럼프에 서한

김우영 기자 2026. 1. 2.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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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 씨의 친형 이래진 씨가 26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1심 선고 공판을 마친 후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검찰의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항소 기한 마지막 날인 2일 유족 측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정부의) 항소 포기 압박은 또 다른 국가 폭력이며 명백한 인권 침해”라는 내용의 서신을 보낼 예정이다.

해양수산부 공무원 고(故) 이대준씨의 형인 이래진씨와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2일 공개한 서한을 통해 “2020년 9월 22일 서해에서 발생한 해양수산부 공무원 피살 사건은 정권의 성향에 따라 동일한 사실이 월북이었다가 아니었다가 다시 월북으로 뒤집히는 시도의 대상이 돼 왔다”며 “당시 정부는 책임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를 자진 월북자로 낙인찍었고, 해양경찰과 국방부의 수사·발표 과정에서 조작과 왜곡이 있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고 했다.

이어 “최근 주요 피고인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됐다”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는 사건 기소를 조작 기소로 규정하며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마땅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이 대통령 또한 기소한 검사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고 했다.

유족 측은 “이런 발언들은 모두 피해자의 죽음과 국가의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이 아니라 피고인을 보호하고 기소를 무력화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침해 사안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처럼, 현 이재명 정부 하에서 유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시도와 진실 왜곡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깊은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래는 유족 측이 공개한 서한 전문.

트럼프 대통령께

본 편지를 쓰는 저희는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하고 불태워 숨진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과 6년이 넘도록 유족을 돕고 있는 김기윤 변호사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재임 당시, 2020년 9월 22일 대한민국 서해 연평도 인근 NLL 북측 해역에서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하고 불태워진 사건이 있었습니다.

당시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들은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죽을 때까지 전혀 구조를 시도하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고등학교 2학년과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북한군에 의해 총살당하고 불태워 숨지는 비극적인 일이 발생했습니다.

이후 문재인 정부는 해양수산부 공무원이 월북했다고 발표했으나, 정권이 교체된 뒤인 2022년 6월 한국 정부는 이를 월북이 아니라고 공식 발표하였습니다. 이후 이재명 정부가 집권하자 다시 월북으로 규정하려는 시도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유족은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슬픔을 넘어 국가에 의해 반복적으로 고통받는 시간을 견뎌오고 있습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피해자가 북한 해역에서 발견되어 끌려다니고 총살당해 시신이 불태워지는 전 과정을 SI 첩보로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어떠한 구조나 송환 조치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당시 정부는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피해자인 해양수산부 공무원을 자진 월북자로 낙인찍었고, 해양경찰과 국방부의 수사·발표 과정에서 조작과 왜곡이 있었다는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습니다.

유족이 진실 규명을 위해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제기해 1심에서 승소했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정부는 대통령기록물 지정을 통해 관련 자료를 봉인하며 진실 접근을 차단했습니다. 정권 교체 이후 감사원 조사를 통해 문재인 정부 시절 조작·은폐 정황이 상당 부분 드러났지만, 핵심 정보는 여전히 군사기밀이라는 이유로 공개되지 않고 있습니다.

최근 이 사건과 관련된 당시 고위 공직자였던 주요 피고인들이 1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으면서, 결과적으로 이 사건에 대해 책임지는 사람은 아무도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럼에도 현 이재명 정부의 대통령과 국무총리 그리고 여당 당대표는 ‘피해자’ 중심이 아닌 문재인 정부의 고위공직자였던 ‘피고인’ 중심의 발언을 이어가며 유족의 고통을 더욱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한 기소 자체를 문제 삼으며 특검 도입을 주장하고 있고, 김민석 국무총리는 해당 사건의 기소를 조작기소로 규정하며 검찰은 항소를 포기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 또한 이상한 기소라고 언급하며 기소를 진행한 검사들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습니다.

이러한 발언들은 모두 피해자의 죽음과 국가의 구조 실패에 대한 책임 규명이 아니라, 문재인 정부의 고위 공직자였던 피고인을 보호하고 이들을 처벌하지 못하도록 검찰에 항소를 포기하도록 압박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항소 포기 압박은 유족에게 또 다른 국가적 폭력에 해당하며, 명백한 인권 침해입니다.

2022년 9월 17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유족 이래진은 미국에 가서 오토 웜비어의 어머니와 아버지를 만나 서로의 피해 경험을 나누면서 북한에 대한 책임 추궁을 위한 연대를 논의한 적이 있으며 미국 국무부와 북한 유엔대표부도 방문했습니다.

서해 피살 공무원 사건과 관련해 저희는 미국에 가서 웜비어 가족과 함께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하며, 언제든지 만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권 침해 사안에 깊은 관심을 가져온 것처럼 현 이재명 정부 하에서 서해 피살 공무원 유족에게 가해지고 있는 인권 침해 시도와 진실 왜곡에 대해서도 국제사회의 깊은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 사건은 단순한 국내 정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자국민의 생명과 존엄을 어떻게 대했는지를 묻는 중대한 인권의 문제입니다. 현 이재명 정부에서는 진실 규명과 책임 추궁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국제사회에 호소하는 마음으로 트럼프 대통령께 이 편지를 드립니다.

2026년 1월 2일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친형 이래진

변호사 김기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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