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반도체, ‘조방원’ 주도로 4500 돌파 가능성”

박세익 체슬리투자자문 대표의 2026년 한국 증시 전망이다. '동학개미의 스승'으로 불리는 박 대표는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에서 국내 증시 상승을 예측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025년은 국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2025년 75% 넘는 기록적인 상승률을 보인 코스피에 대한그의 예측은 자못 보수적이다. 2025년을 이틀 남겨둔 12월 29일 박 대표를 만나 새해 증시 전망과 반도체, 조선·방산·원전(조방원) 등 주도주의 향방을 물었다.
"바이오·방중 수혜주 주목"
상반기 주도주는 여전히 반도체인가."반도체가 상승 흐름을 이끌 것이다. 2025년 4분기와 2026년 1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보다 좋게 나올 가능성이 크다. 1월 실적 발표로 시장 기대치가 올라갈 테고 주가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다. 다만 커진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적이 올해 4분기 이후에 발표되면 조정이 시작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경쟁 구도를 어떻게 보나.
"서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독보적 위치인 삼성전자를 SK하이닉스가 고대역폭메모리(HBM)로 꺾고, 지금은 다시 삼성전자가 주목받고 있다. 장기적으로 삼성전자는 SK하이닉스의 존재로 시가총액 1000조 기업이 될 수 있다고 본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양쪽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반도체 사이클에서는 순수 반도체 회사인 SK하이닉스가 유리하다. 올라갈 때 더 올라가고 떨어질 때 더 떨어진다. 반도체 외에도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는 삼성전자는 다운턴일 때 모아간다는 전략으로 투자에 임하는 것이 좋다."
2025년 상반기를 주도한 '조방원'은 어떨까.
"반도체가 멈칫할 때 자금이 조방원으로 향할 것이다. 반도체와 기존 주도주가 함께 이끄는 상승세가 5월까지는 이어지리라고 본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직후 시장을 주도했던 것은 BBIG7(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관련 7개 대형주)이었다. 2020년 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D램 가격이 급등하면서 BBIG7이 조정받았다. 2021년 1월 두 반도체 주가의 고점이 나온 시점부터 기존 주도주가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실적 베이스 주도주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상승이 멈출 때 바통을 이어받아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이다. 올해도 반도체 실적 공백기인 2~3월 기존 주도주 상승세가 나타날 수 있다."
2026년 새롭게 떠오를 주도주가 있다면.
"금리인하기에는 바이오 섹터가 수혜를 입는데, 최근 반도체 강세로 주춤하는 상황이다. 1~3월 바이오학회가 많이 열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바이오 섹터를 주목할 만하다. 또 1월 이재명 대통령의 방중이 추진되고 있다. 여기에서 중국이 얼마나 한국 기업을 환대하는지 주목할 필요가 있다. 중국인 관광객이 늘면 피부 미용과 관련된 업체나 백화점 등이 수혜를 입을 수 있다."
"반도체에 자금 쏠릴 때 '역발상 투자' 기회"
바이오 대표주인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는 지난해에만 80% 올랐다. 지금 사도 되나."투자를 시장의 파도를 타는 모멘텀 투자와 경제적 해자 기업 투자로 나눈다면 위탁개발생산(CDMO) 생산 규모 세계 1위 기업인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후자다. 분할된 삼성에피스홀딩스 역시 마찬가지다. 바이오 시밀러와 신약 개발에 힘쓰고 있다. 장기투자 관점에서는 은행 예적금보다 훨씬 큰 수익이 보장될 것이라고 본다. '아이들을 위해 사놓고 묻어둘 기업이 없나요?'라고 물어올 때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를 많이 언급했는데, 그 전략은 지금도 유효하다."
코스닥 상장 바이오주 상승률이 매섭다.
"과거엔 불신이 큰 편이었지만, 조 단위 계약이 다수 나오면서 이제는 선입견을 갖고 볼 필요가 없다고 생각한다. 바이오주는 '스타피킹'(수익률이 크게 오를 만한 우량 종목을 골라내는 투자 방식)이 중요한데, 사실 나도 기업의 신약 개발 상황을 구체적으로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다. 금융사에서 출시한 바이오 액티브펀드를 잘 활용하는 것이 좋을 듯하다."
로봇주도 주목받고 있다.
"지금은 과열된 측면이 있다. 실적이 나오지 않는데 로봇산업 성장에 대한 기대감이 선반영되면서 주가가 올랐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신성장산업의 경우 기대감만으로 오르는 1파 상승 때는 투자하지 않는다. 금리인상이나 코로나19 팬데믹, 미·중 관세전쟁 등 외적 변수가 터지면 이런 기업 주가가 먼저 박살나기 때문이다. 2026년 하반기에는 미국 중간선거 변수와 정책 불확실성으로 큰 조정을 받을 수도 있다. 앞으로도 강세장에서 계속 부각될 테마라서 지금 이 가격에 못 사면 어떡하나 하는 위기감을 느낄 필요가 없을 것 같다."
K-온리 업종은 어떨까.
"비쌀 때 사서 더 비쌀 때 파는 모멘텀 투자는 선수 영역이다. 대다수 투자자는 역발상 투자가 좋은데, 이는 경기둔화가 실적에 영향을 덜 미치는 좋은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삼양식품, 에이피알이 여기에 해당된다고 본다. 현재 삼양식품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 이하로 떨어졌다. 반도체로 수급이 쏠려 비교적 저렴할 때 모으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생각한다."
역발상 투자에 적합한 기업이 또 있다면.
"퀄리티 주식은 안 좋은 얘기가 나오면서 주가가 많이 빠졌을 때 들어가야 한다. 반대로 지나친 성장성이 부각되면 팔고 나와야 한다. 가령 지난해 네이버가 29만 원까지 간 것은 스테이블코인 제도화 기대감이 견인했다. 당시 가능성이야 있겠지만 좀 과장됐다고 생각했다. 그럼에도 네이버는 신성장동력이 될 만한 사업을 계속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에 대한 관심이 떨어졌을 때 사서 추후 성장성이 부각될 때 파는 방법도 권한다."
왜 역발상 투자를 강조하나.
"바이 앤드 홀드(buy and hold) 전략이 통하는 미국시장과 달리 한국은 시클리컬(cyclical·경기민감) 기업이 많아 삼성전자처럼 고점을 잘못 잡으면 수년은 기다려야 할 수도 있다. 다르게 말하면 항상 등락이 있으니 분위기가 좋지 않을 때 들어갈 경우 무조건 보상을 주는 시장이라고도 할 수 있다. 사실 연평균 15% 수익률이 나는 건 전문 투자자도 힘든 일이다. 10년간 S&P500도 연평균 14% 올랐고, 100년 통계를 내면 10%에 그친다. 그런데 퀄리티 주식이 떨어졌을 때 사고, 많이 올랐을 때 파는 것을 반복만 해도 연평균 15%는 가능하다고 본다."
2026년, 공격보다 수비
지난해 정부 정책이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올해도 역할을 할 수 있나."상법개정안 통과가 코스피 4200을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6월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정부는 코스피 5000을 향한 강력한 의지를 계속 내비칠 것이다. 최근엔 환율이 새로운 리스크로 떠올랐다. 결국 경제는 심리인데, 외환 고갈 우려가 나오면서 시장에 큰 위기감을 안겼다. 다행히 구두 개입으로 환율이 안정됐고, 이러한 노력은 적어도 6월 지방선거 때까지는 계속 되리라 본다. 이는 외국인투자자에게도 공격적 투자에 대한 믿음을 줄 것이다."
2026년 어떤 태도로 투자에 임해야 하나.
"주식투자를 할 때 공격과 수비 비중이 중요하다. 대부분 너무 공격적이거나, 너무 수비적인 태도를 취한다. '몰빵' 하거나, '주식은 안 돼' 같은 태도로 나뉜다는 얘기다. 이를 절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나 계엄 사태, 트럼프의 관세 부과 등 예측하지 못한 변수로 주가가 싸졌을 때 공격적으로 임하고, 주가가 비싸지면 수비적으로 해야 한다. 4200이 넘어가는 시장에서는 수비를 늘 염두에 두고 투자해야 한다."
수비는 어떻게 하면 될까.
"중요한 것은 쌀 때 살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하는 일이다. 점차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 가령 4월이 되면 현금 40%, 5월이 되면 50%를 만들어두라고 말한다. 이는 절대적 비중이라기보다 조정이 왔을 때 매수할 수 있도록 현금 비중을 늘려야 한다는 뜻이다. 그렇다고 모든 주식을 일괄 비율로 팔아서 맞출 필요는 없고, 많이 오른 주식을 정리해 미래를 대비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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