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민주사회주의’ 세력이 美 자본주의 심장 강타했다...맘다니 뉴욕시장 취임식

뉴욕/윤주헌 특파원 2026. 1. 2. 0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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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좌파 간판 주자 버니 샌더스·AOC 무대 등판
맘다니 “민주사회주의자로 시정 이끌겠다”
영하 날씨, 강풍에도 취임식 들어가려는 지지자 줄 이어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과 그의 아내 라마 두와지가 1일 열린 취임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UPI 연합뉴스

“나는 민주사회주의자로 선출됐고 민주사회주의자로 시정을 이끌 것이다.”

1일(현지 시각) 오후 1시 미국 맨해튼 다운타운 뉴욕시청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조란 맘다니(34) 시장이 “나는 지켜보는 사람들은 좌파가 통치를 잘할 수 있는지 알고 싶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뉴욕시장 역사상 최초의 무슬림이자 남아시아계 시장인 맘다니는 1일로 넘어가는 자정, 지금은 폐쇄된 구(舊) 시청역에서 비공개 취임식을 열고, 이날 오후 공개 취임식을 가졌다. 역대 시장들은 4000여 명의 내빈을 초청해 취임식을 열었지만, 맘다니는 시청에서 월스트리트가 있는 도로까지 이어지는 ‘브로드웨이’를 통제해 일반 시민들도 와서 취임식을 즐길 수 있게 했다. 오후 1시에 시작하는 취임식 현장에 오전 11시 30분 도착해보니 이미 입장하려는 사람들이 형성한 줄은 4~5블록 밖까지 이어져 있었다. 이날 시속 24~32㎞에 달하는 강풍이 불고 영하의 날씨에도 모인 4만여 명의 지지자들은 “우리는 우리의 시장을 보고 싶다”라고 외치며 입장까지 긴 시간을 참아냈다. 취임식장으로 들어가려는 행렬 속에서 만난 뉴저지에서 온 브라이언 맥킬리는 “나는 비록 뉴욕 시민은 아니지만 뉴욕에서 가장 인기 있다는 젊은 정치인의 출발을 눈으로 보고 싶어 왔다”고 했다.

1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취임식에 참석한 사람들이 대중에게 공개된 취임식장 안에서 대형 화면으로 지켜보고 있다./윤주헌 특파원

취임식은 시작부터 끝까지 현 미국 정치 권력에서 큰 흐름을 형성하고 있는 ‘민주사회주의’ 세력의 축제 마당 같았다. 시작은 미 진보 정치 신진 세력이자 민주사회주의자인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35·AOC) 연방 하원의원이 장식했다. AOC는 개회 연설에서 “우리는 이 길이 옳은 길이기 때문에, 현명한 길이기 때문에 선택했다”면서 “노동자들에게 희망과 포부를 심어주기 위해 끊임없이 헌신하는 시장을 선택한 뉴욕 시민들을 칭찬한다”고 했다. 기자 옆에 서 있던 브루클린 출신의 미켈 제미슨은 “맘다니와 AOC가 만들 새로운 정치 세상에 대한 기대감에 흥분된다”고 했다. AOC의 연설이 끝나고 취임 선서를 집전하기 위해 좌파 정치의 대부 격인 버니 샌더스 버몬트주 연방 상원의원이 무대에 섰다. 이날 파란색 비니를 쓰고 온 그는 연설에서 “부유층과 기업이 이제 공정한 몫의 세금을 내기 시작해야 한다”고 말하자 지지자들은 “부자에게 세금을!”이라는 구호를 외쳤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들에 대해 “민주사회주의 진영의 ‘올스타’ 라인업”이라고 했다.

1일 개회 연설을 맡은 알렉산드리아 오카시오코르테스(35·AOC) 연방 하원의원./AFP 연합뉴스

샌더스는 연설을 마친 뒤 맘다니의 취임 선서를 진행했다. 맘다니는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에 손을 얹고 선서했다. 축하 무대는 그래미상을 받은 가수 루시 데이커스가 맡았다. 그는 노동 운동과 여성 인권 역사에서 상징적인 곡으로 통하는 ‘빵과 장미(Bread & Roses)’를 골랐다.

버니 샌더스(왼쪽) 연방 상원의원이 1일 조란 맘다니 뉴욕시장 취임 선서를 담당했다. 맘다니는 이슬람교 경전인 코란 위에 손을 올렸다./AP 연합뉴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맘다니는 강한 정부와 과감한 개혁을 내세웠다. 맘다니는 연설에서 “오늘부터 우리는 대담하고 포괄적으로 시정을 운영할 것”이라면서 “큰 정부의 시대가 끝났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시청은 더 이상 뉴욕 시민들의 삶을 개선할 권한 사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자신이 급진적이라는 지적을 받은 것을 의식해 “행정부를 불신하거나 경계하는 분들에게도 당신이 뉴욕 시민이라면 난 당신의 시장이다라는 점을 약속한다”고 했다. 맘다니가 말을 마치자 하늘에는 파란색과 금색 가루가 흩날렸다.

이날 취임식에는 캐시 호컬 뉴욕주지사, 레티샤 제임스 뉴욕주 법무장관 등이 참석했다. 에릭 애덤스 전 뉴욕시장도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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