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조' SK 용인 클러스터, 10개월 만에 "반도체 신도시" 위용[르포]
7세대 HBM 등 맞춤형 AI칩 양산·50여개 소부장 기업 등 미니팹 구축

(용인=뉴스1) 원태성 기자
"하루 현장에 밤낮으로 일하는 사람만 1만 명이 넘고, 장비도 700대 가까이 됩니다. 신도시 개발에 버금갈 공사 규모일 겁니다."
지난 22일 오후 경기 용인시 처인구 원삼면 SK하이닉스(000660) 반도체 클러스터 건설 현장에서 만난 현장 책임자의 말이다.
'국내 최대 반도체 공사 현장'이라는 설명은 현장에 발을 들이는 순간부터 체감됐다. 현장 초입부터 굉음이 끊이지 않았다. 덤프트럭이 흙을 쏟아내고, 크레인이 철골을 들어 올리는 사이 작업자들은 흙먼지가 날리는 현장을 분주하게 오갔다.
지난해 2월 착공 이후 10개월여 만에 허허벌판이었던 현장은 이제 제법 반도체 산업 단지의 모습을 갖춰가고 있었다. 특히 2027년 가동 예정인 1기 팹은 외관을 갖추고 'K-반도체' 전초 기지의 위용을 뽐내기 시작했다.

하루 평균 1만명 이상 투입·연중 무휴 3교대…1기 팹, 2027년 5월 본격 가동
SK하이닉스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는 규모부터 압도적이다. 전체 사업 부지는 416만5000㎡(약 126만 평). 서울 여의도 면적의 1.4배로, 축구장 580여 개가 들어갈 수 있는 크기다. 단지는 SK하이닉스 팹이 들어서는 A용지(약 60만 평)를 중심으로, 소재·부품·장비 기업이 집적될 협력화 단지(B), 주거시설(C), 공공시설(D), 집단에너지·자원순환센터(E) 등 5개 구역으로 나뉜다.
현재 공사 현장에는 협력업체를 포함해 하루 평균 1만100여 명이 투입된다. 공정이 본격화되면 최대 1만5000명까지 늘어날 수 있다는 게 현장 설명이다. 팹 건설은 주 7일, 하루 24시간 3교대 체제로 진행된다. 일요일 야간을 제외하면 사실상 연중무휴다.
장비 투입 규모도 이례적이다. 덤프트럭·굴착기·천공기·타워크레인 등 중장비만 700여 대가 현장에 동원됐다. 특히 국내에 10여 대밖에 없는 초대형 '골리앗 크레인(Bacho·일반 크레인 대비 3배 용량)' 6~7대가 동시에 가동 중이다. 하루에 반입되는 레미콘 차량만 적게는 200~300대, 많게는 1000대를 웃돈다. 현장 관계자는 "콘크리트 타설 일정이 몰리는 날에는 현장 동선 관리만 따로 인력을 배치한다"고 말했다.
공정률 역시 빠르게 올라가고 있다. 지난해 11월 말 현재 단지 인프라 공정률은 약 75%. 올해 2월 착공한 1기 팹은 외부 골조 공사가 절반가량 진행됐고, 전체 6개 클린룸 중 현재 3개 클린룸 구축이 동시에 이뤄지고 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2027년 5월 클린룸 오픈이 목표지만 메모리 공급 부족이 심각한 상황에서 시기를 앞당기려고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전력·용수 숙제 풀리나…"이제 '공사'에서 '가동 준비' 단계"
대규모 반도체 단지의 최대 변수로 꼽혔던 전력 인프라도 윤곽이 드러났다. 클러스터 중앙에는 한국전력 통합 변전소가 들어섰고, 신안성변전소에서 총 5.5GW 가운데 2.8GW를 공급받는다. 이는 최소 2기 팹 가동까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전력 케이블은 지하 40m 깊이에 터널을 뚫어 매설하는 지중화 방식으로 공사가 진행 중이다. 내년 9월부터 단계적으로 전력 공급이 시작된다. 용수와 폐수 처리 시설 역시 집단에너지·자원순환센터를 중심으로 구축이 진행되고 있다. 현장 관계자는 "인프라 측면에서는 이제 '공사'에서 '가동 준비' 단계로 넘어가는 시점"이라고 설명했다.
용인 클러스터는 단순한 생산 시설이 아니라 '메가 팹' 개념에 가깝다. 2027년 1기 팹이 본격 가동되면 SK하이닉스의 월간 웨이퍼 생산능력은 현재 45만~50만 장에서 최대 70만 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용인 팹 1개는 청주 M15X 팹 6개에 맞먹는 규모다.
생산 제품 역시 AI 시대를 겨냥한다. 용인 클러스터에서는 7세대 HBM인 HBM4E를 시작으로 HBM5·HBM5E, 커스텀 HBM 등 고부가 AI 메모리가 주력으로 양산될 예정이다.
클러스터 효과는 팹 내부에만 머물지 않는다. 협력화 단지에는 50여 개 이상의 소부장 기업이 입주를 앞두고 있고, ASML·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 등 글로벌 장비 기업을 포함해 90여 개 기업이 용인 이전을 검토 중이다. 실제 양산 환경에서 장비·소재를 시험할 수 있는 '미니팹(트리니티 팹)'도 구축돼 소부장 생태계 경쟁력을 끌어올릴 전망이다.

SK 600조 원 승부수…"몇 년 뒤 이곳은 한국 반도체 중심될 것"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에 투입될 총투자금은 약 600조 원이다. 당초 120조 원 규모에서 5배로 확대됐다. 팹 용적률은 350%에서 490%로 상향됐고, 건축물 높이도 150m까지 허용되면서 클린룸 면적은 기존 계획 대비 50% 이상 늘었다.
증권가와 시장에서는 용인 클러스터가 본궤도에 오르는 2030년 전후 SK하이닉스의 매출과 영업이익이 현재 대비 수십조 원 이상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AI 메모리 주도권을 유지할 경우 글로벌 메모리 1위 지위 역시 더욱 공고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현장을 떠나며 다시 바라본 공사장은 여전히 분주했다. 철골 위에서 작업자들이 움직이고, 크레인은 다음 자재를 들어 올릴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한 현장 관계자는 "지금은 공사 현장이지만, 몇 년 뒤엔 이곳이 한국 반도체의 중심이 될 것"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khan@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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