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보다 잘나간다고? 그게 가능해?…코인ETF에 몰린 뭉칫돈이 무려

이종화 기자(andrewhot12@mk.co.kr) 2026. 1. 2. 0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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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증시 상장 가상화폐 현물 ETF
비트코인·이더리움에 45조 순유입
자금유입 규모 금·나스닥100 추월
규제묶여 韓, 관련상품출시 여전히 ‘0’
디지털자산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전 세계적으로 증권사나 운용사를 통해 디지털자산을 거래하는 규모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특히 ‘큰손’ 기관들이 대거 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장 규모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도 관련 시장 선점을 위해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1일 소소밸류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동안 뉴욕증시에 상장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에는 30조8153억원(약 217억1745만달러)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이더리움 현물 ETF에는 13조9561억원(약 97억74297만달러)의 자금이 밀려들어왔다.

두 ETF에서만 한 해 45조원이 넘는 자금을 빨아들였다는 얘기다.

이는 지난해 국내 ETF 시장에 순유입된 자금(13조4081억원)의 3.3배에 달하는 규모다. 지난해 국내 ETF 순유입이 전년에 비해 140% 이상 늘어났음을 고려하면 가상자산 ETF들의 성장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

뉴욕증시에 상장된 디지털자산 ETF 중 운용자산(AUM)이 가장 큰 ‘아이셰어스 비트코인 트러스트(IBIT)’는 지난해 순유입 자금 규모에서 6위에 올랐다. 금(GLD), 나스닥100(QQQM, QQQ) 등을 추종하는 ETF보다 더 많다.

이는 기관투자자들의 태세 전환 덕분이다. 아부다비 국부펀드인 무바달라는 계열사를 통해 지난해 3분기 IBIT 보유량을 230% 늘렸다. 당시를 기준으로 무바달라는 IBIT에 약 5억1760만달러를 투자했다. 하버드대 역시 작년 3분기 말 기준 IBIT에 4억4300만달러를 투자했다. 하버드대가 공개한 미국 상장 주식과 ETF에서 20%가 넘는 비중이었다.

기관이 ETF에 대규모로 투자하는 이유는 비트코인·이더리움에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간단하기 때문이다. 기관이 디지털자산을 직접 매입하기 위해선 계좌가 아닌 지갑이 필요하고, 자산을 보관하기 위한 커스터디도 따로 마련해야 한다. 하지만 ETF를 통해 투자하면 이 같은 과정이 모두 불필요해진다.

다만 미국과 달리 국내에선 현물 ETF 출시가 여전히 요원한 상태다. 디지털자산은 기초자산으로 인정받지 못하다 보니 관련 ETF도 내놓을 수 없다. 현물 ETF뿐만 아니라 스트레티지, 코인베이스 등 관련 기업을 담은 ETF 출시도 당국 가이드라인에 따라 사실상 금지됐다.

이 때문에 관련 투자를 하려는 이들은 국외로 향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 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이후 하반기 동안 서학개미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상위 5개 종목 중 2개가 디지털자산 관련주였다. 이더리움 비축 기업인 비트마인과 비트코인 채굴 기업인 아이렌이 각각 3위(13억5632만달러), 4위(9억8051만달러)에 올랐다.

한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블록체인이 주요 테마로 떠오르면서 찾아온 큰 기회를 국내 운용사들은 놓쳤다”고 말했다.

2021년 10월 1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미국의 첫 비트코인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거래 시작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렸다. [AFP연합뉴스]
한국과 달리 미국에선 이미 알트코인 ETF에 스테이킹(디지털자산 예치를 통한 수익)까지 포함시키는 등 빠른 발전이 일어나고 있다. 특히 폴 앳킨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이 취임한 이후 디지털자산에 친화적인 정책을 펼치면서 이 같은 추세가 가속화하고 있다.

그레이스케일의 ‘그레이스케일 이더리움 트러스트(ETHE)’부터 렉스·오스프리의 ‘솔라나 스테이킹(SSK)’ ‘이더리움 스테이킹(ESK)’ 등 스테이킹이 포함된 알트코인 ETF가 대표적이다.

여기에 블랙록도 기존 이더리움 현물 ETF(ETHA)에 스테이킹을 더한 ‘아이셰어스 이더리움 스테이킹 트러스트(ETHB)’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선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을 넘어 다른 디지털자산까지 ETF에 담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이더리움과 같은 메인넷 코인인 솔라나, XRP부터 밈코인인 도지코인을 담은 ETF도 이미 출시됐다. 여기에 체인링크, 라이트코인 현물 ETF도 거래가 가능한 상태다. 특히 XRP ETF는 지난해 11월 출시된 이후 약 한 달 만에 순유입 규모가 10억달러를 돌파했다. 이는 디지털자산 ETF 중 비트코인에 이어 두 번째로 빠른 속도다. 이처럼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담은 ETF가 나오다 보니 미국에선 아예 이들로 포트폴리오를 꾸린 ETF까지 등장했다.

지난해 9월 거래를 시작한 그레이스케일의 ‘디지털 라지캡 펀드(GDLC)’가 대표적이다. 이 상품은 비트코인, 이더리움, XRP, 솔라나, 카르다노 등 디지털자산 시가총액 상위 종목 5개를 담고 있다. 비트와이즈, 프랭클린템플턴, 21셰어스 등 운용사들도 다양한 디지털자산을 담은 ETF를 상장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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